6년

쓰니2020.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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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살에 나는 너를 처음 봤고
15살에 나는 너를 좋아하기 시작했어
16살에 나는 같은 반이 된 우리가 운명이라고 생각했고
너랑 친구도 못되면 너무 후회할 것 같아서
처음에는 친구만 되도 행복하겠다 싶어서
나는 정말 좋은 친구가 되려 노력했어
하지만 너가 나한테 웃어줄 때마다 마음이 아프더라
너랑 나는 다른 마음일테니까
결국 나는 학교에서 매장당할 것도 결심하고
너가 욕하는 것도 경멸하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것도
다 상상해보고 그래도 나는 말해야겠다 싶어서
너에게 처음 말했어 6월의 저녁 학교 벤치에서
나는 아직도 그날이 생생해
석식을 먹으러가는 언니들의 재잘거림
선선히 불어오던 바람
그 바람에 날리던 너의 머리
심호흡을 한번하고 나는 너한테 말했어
사실 나는 너를 좋아하고 있다고
너는 웃더라
나는 일주일을 꼬박 고민했는데
너는 웃더라
나도 따라 웃었어 장난이라는 듯이
너랑 같이 집에 가는 동안에도 웃었어
속도 없이
근데 오기가 생기더라?
그래서 나는 틈만 나면 너한테 좋아한다고 했어
그때마다 너는 웃어 넘겼지만

17살의 우리는 같은 고등학교에 다니게됐어
너무 좋았어 너무 행복했어
또 너랑 같은 학교를 다닌다는 게
그게 어떤 결과를 불러올 줄도 모르고
내가 너 조금이라도 더 보겠다고
집에 데려다 주겠다고 고집부렸어
그래서 우리는 밤 산책을 자주했지
바람이 나무를 간지럽히던 여름밤에
우리가 자주 산책하던 그곳에서
너는 내게 왜 접을 수 없는 마음을 주었니
나는 아직도 그날을 후회해
그 곳에서 접지 못한 마음을
나는 너가 준 작은 마음 덕분에 여전히
그 여름밤에 머물러 있어

18살의 너는 더이상 내가 필요없어서
귀찮아서 그래서 그렇게 버렸나봐 나를
너와 나는 항상 그랬던 것 같아
내가 지쳐서 너를 포기하려하면
너는 내 마음에 정말 작은 돌맹이를 던져
그 돌맹이에 나는 항상 무너졌어
그 돌맹이가 나와같은 마음이라 생각했어

20살 지금의 나는 그때를 후회한다 말하지만
사실 친구도 연인도 아니었던
그때의 우리가 그립고 그리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