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의산데요...

ㅇㅇ2020.09.02
조회134,560
우선 방탈 미안해!! 여기가 화력 젤 좋아서 여기 쓴다..ㅠㅠ 판에 아이돌 글 말고 다른 글을 쓰게 될 줄이야..ㅎㅎ

요즘 공공의대다, 의사파업이다 해서 뒤숭숭한데 내가 바로 그 의사야.. 솔직히 사람들 반응 무섭고 걱정돼서 위축되어있었는데 판에 글도 가끔 올라오고 관심 가져주는 사람들 있더라구(물론 욕도 많더라ㅎㅎ) 정보성 글?이 많아서 난 그냥 내 얘길 해보고싶어써..내가 의사 전체 의견 대변하는건 절대 아니구! 그냥 이런 사람도 있구나하고 들어줬으면 해

의사를 자꾸 특권계층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더라구.. 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 근데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 들어갔고, 학자금 대출 받아서 대학 다니고, 아르바이트하고 과외해서 생활비 벌고 그랬어. 나도 평범한 누군가의 딸, 누군가의 친구로 살아오고 있었는데 정신차리니 자기 이익밖에 모르는 특권계층이 되어있더라고.. 내 학자금 대출 아직 다 못갚았는데..

흔히 의사라고 하면 돈을 많이 번다 생각하는데 주 52시간이 아니라 주 80시간을 일하기때문이야. 실제 일하는 시간으로 치면(점심시간 등 휴게시간에도 일하니까) 최저시급이 안나와. 이걸로 징징대고 싶다는게 아니구, 자꾸 밥그릇이라고 하는데ㅠㅠ 의사 수 늘어도 사실 버는 돈에 차이가 없다는 말 하려구 말꺼낸거야ㅠㅠ 지금도 간신히 최저시급인데 더 내려갈데가 없거든.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끝나고 나가서 개원하면 돈 많이 벌지 않냐! 하는데 사실 개원하면 사업인거라.. 일부 의사 돈 많이 버는거 알지만 잘 되는 음식점, 안 되는 음식점 있듯이 케바케라서.. 그리고 알다시피 흔히 말하는 인기과가 돈을 잘 벌 확률이 큰거지.

의사수가 많아지면 경쟁해서 의료질이 좋아지구 의료비가 내려갈거다, 의사들도 경쟁해야한다는 말이 있더라구. 근데 의료비라는건 보험기준을 가지고 나라가 정해놓은거라 경쟁해서 내려가는게 아니야(의사들이 옆병원보다 싸게 해야지! 하고 내릴 수 없단 말). 오히려 나라에서 보장해야되는 부분이 커져서(의사수가 늘어나니까) 보험료가 오르면 올랐지... 물론 경쟁하는 부분도 있지! 원래 비급여인 시술이나 피부관리쪽은 사람들 생각처럼 가격이 내려갈 수 있지만, 그걸 장점이라 하기엔 감수해야할게 너무 많은거지ㅠㅠㅠㅠ

나도 의료 취약지에 공공병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실제로 취약지는 아니지만 난 지방에 있어!). 근데 공공의대 나와서 수도권에서 일할 수 있고 인기과 갈 수 있거든..ㅠㅠ 근본적인 해결방법이 아닌데다가 지금 "수도권에 몰려있음+비인기과 인력 부족"이 더 악화될거야.
게다가 공공의대 시민단체 추천은.... 이건 더 말하지 않을게ㅠㅠ(북한으로 의사보낸다는 것도 있는데, 이것도 여기선 얘기안할게ㅠ)

사실 내 생각에 공감하는 사람들 있는 거 알고 있어! 정책에 문제는 있지만, 의사가 환자 목숨 버려두고 파업하는 건 아니지 않냐, 다른 방식으로 해결해야한다는 식으로 말하는 분들 많더라구(실제로 응급실이나 중환자실은 돌아가고 있어ㅠㅜ버리지 않았어ㅠㅠㅠ 이 얘기도 여기서 하진 않을게ㅠ) 맞아, 나도 파업하고 싶지않아ㅠㅠ 환자 걱정되는건 당연하고 온 국민한테 욕먹을게 뻔한데.. 그런데 이게 아니면 아무도 말을 들어주지 않아. 파업 전에도 계속 정부한테 대화하자, 대화하자했는데도 안돼서 여기까지 온거거든.. 욕은 먹을지언정 사람들이 조금씩 관심가져줘서 다행이란 생각도 해.

그래서 내가 하고싶은 말은!
난 이 정책이 내 밥그릇에 크게 영향을 끼칠거라고 생각하진 않아. 근데 나도 누군가의 가족이잖아ㅠㅠ 나도 우리 엄마, 아빠 아프면 좋은 병원 좋은 의사한테 데리고 가고싶단말야.. 내가 아파도 마찬가지고. 미래 환자, 미래 환자의 보호자로서 이 의료정책에 반대하는거라고 생각해줘..

다른 생각 있을 수 있는 거 알아ㅠㅠ 댓글은 살살 써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