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진정으로 좋아했던게 맞구나

덩어리2020.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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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살 내가 처음으로 좋아했던 4살연상의 오빠가 있다.
첫만남부터 말이 잘 통하고 계속 수다를 떨고 싶은 사람이었다.
둘이서 뭔 애기를 그렇게 재밌게 했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 첫만남에 반해 나는 오빠 뒤를 졸졸 쫒을 만큼 푹 빠졌었다.
하루에 한번 그 오빠의 모습을 안보면 가시가 돋힐 정도였으니 말 다했다.
마주칠까봐 화장도 신경쓰고 옷 하나하나 엄청난 신경을 썼다.
오빠랑 같은 MT조였어서 춤 연습을 했어야 했는데, 난 오빠한테 잘 보이고 싶어 춤연습도 따로 열심히 했다. 땀을 뻘뻘 흘리며 저녁에 춤연습을 하고 .. ㅋㅋ 또 오빠한테는 잘 보이고 싶어 화장은 또 곱게 하고 갔었다.
MT날 밤 오빠한테 고백하려고 마음의 준비까지 하고 하루종일 기회만 옅보며 엄청 떨었는데, 오빠가 mc 를 보느랴 고생을 해서 골아떨어지는 바람에 내 계획은 무산 됐었다.
그렇게 아쉬운 시간을 보내고 기회를 얻었다.
친한 언니 커플이 나를 도와주기 위해 둘만의 시간을 만들어 줬다.
그 결과 내 첫 대학교 시험기간에 나는 오빠랑 술한잔을 하며 ... 누구보다 행복한 시간을 보내다 결국엔 까였다! ...
뭐 그렇게 우울한 술자리가 마무리 되고 나는 그때 돌았었는지 살짝 있는 술기운을 빌려 오빠한테 대운동장에서 맥주를 더 마시자고 했다.
정확히 기억나는 그날의 맥주들 ㅋㅋㅋ 오빠는 블랑을 마셨고 나는 버드와이저를 택했다.
대운동장 한가운데 자리를 잡고 맥주를 마셨다.
나는 이미 쏘맥의 여파로 술기운이 있었기에 맥주를 벌컥벌컥 마시며 오빠한테 다 털어놨었다.
내가 오빠를 언제부터 좋아하게 됐었는지 부터 해서 오빠한테 인사하고 싶어서 복도 어슬렁 거렸던거 , 화장 옷에 처음으로 신경 썼던거 ... 춤연습 열심히 해왔던거 .. ㅋㅋ
속이 후련하게 다 ~ 말하고 나는 절망한 표정을 지으며 우울해 했다.
이런 모습을 보고 오빠는 연신 미안하다고 했다. (음 ... 오빠의 말들이 사실 잘 기억 안났는데, 일기장을 보고 생각이 났었다. )
부모님 이후로 자기를 좋아해준 사람도 처음이고, 내 편이 되어 주어서 고마웠다고 했다.
그리고 간간히 내 뾰루퉁한 표정을 보며 놀리기도 했었다.
밤공기가 쌀쌀할때라 자신이 입고 있던 후리스도 벗어줬었다. 처음엔 내가 굳이나 자존심 부린다고 거절했었는데 ㅋㅋㅋ 나중엔 넘 추워서 옷 다시 달라고 했었던것 같다 ㅋㅋ
그러다 기숙사에 들어갈 시간이 다 되가는게 아쉬워서 최대한 오빠랑 같이 있고 싶어 알람까지 맞춰두고 오빠를 바라봤던것 같다.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내가 뒤로 넘어가려고 하니까 머리에 모래 묻는 다며 머리도 받혀주고, 어깨도 토닥여주고 ... ㅋㅋ 머리카락도 귀 뒤로 넘겨줬었다 .. (ㅋㅋ 완죤 매너남 아님?)
가야할 시간이 되어서 일어났는데, 신발끈이 풀려서 엇,, 신발끈 풀렸네? 했더니 바로 무릎 꿇고 앉아 신발끈도 묶어주고 긱사 앞까지 배웅도 해줬다.
까인날이지만 나에겐 엄청난 추억이 된 하루이다.
내가 진심으로 좋아했던 사람과의 둘만의 시간이 나에겐 참 따듯한 기억이다.

아 그리고 이 날 이후 오빠랑 전화도 했었다.
정말 시시콜콜 편하게 대화를 이어나갔고, 정말 재밌게 수다를 떨었다.
까인날의 서로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공유했다.
나는 그냥 엄청 떨렸고, 설렜었다고 했던것 같다..
오빠의 비하인드가 정말 설렜는데, 뭐였냐면 날 배려하기 위해 하루종일 담배도 안폈고, 혹시나 내가 울까봐 손수건도 준비했었단다. 난 이 말들이 어찌나 감동이였던지 참 고마웠다.
그리고 오빠는 내가 당일날 마셨던 맥주이름과 내가 말했더 나의 주량까지 기억하고 있었다.
전화 내내 오빠는 미안함을 내 비췄었다. 나는 그만 미안해 하라고 했었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둘이 술약속을 잡고 기분 좋게 전화를 끊었었다.
그 뒤로 내가 쌩뚱맞은 사람이랑 연애를 하게 되서, 오빠랑은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겼다.
연애를 하는 동안에도 나는 오빠를 마음에 두고 있었다.
이 사람이랑 하는 연애를 오빠랑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가정을 수없이 했었다.
연애상대에게 미안할정도로 나는 오빠를 잊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내 첫연애가 미지근하게 끝나고, 학교에서 오빠를 마주할 때마다 나는 여전히 설레였다.

편입을 계획하고 있었기에 편입을 하자마자 오빠한테 처음으로 연락하고 싶었다.
편입에 성공하고 오빠한테 졸업축하를 빌미로 연락을 했는데 ... 흠.. 역시나 원래 카톡 말투 처럼 시큰둥 했다. 마음 같아선 바로 전화해 실컷 수다를 떨고 싶었는데 말이다.

그러고 난 오빠를 잊고 지냈다.
딱히 연애가 고프지도 않았고, 그냥 무던하게 살아갔다.

그러다 엊그제 2018년도 스무살때 일기장을 열어보게 되었는데, 내가 오빠를 짝사랑 했던 시절의 일기가 빼곡하게 적혀있었다. 가슴 터질듯한 설렘이 느껴지는 글들이였다.
다시 오빠를 생각하니 또 설레는거 아닌가?
다시한번 만나서 얼굴보며 수다를 떨고싶어졌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저때 당시에 나를 어떻게 생각했었는지, 내가 다른사람이랑 사귄다 했을때 어땠었는지 ... 이것저것 물어보고 싶다. 왠지 오빠를 만나게 된다면 너무 반가위서 함박웃음이 지어질것 같다 ! 그동안 보고싶었다고 말하고 싶다.


나를 받아주지 못하는 이유가 따로 있었겠지?
그때 당시엔 좋아한는 사람이 있다고 했었는데, 진실 혹은 거짓 !!!!!!!
나는 그저 오빠가 나를 거절할 핑계를 댄거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