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이별을 위해 올려보는 편지

ㅇㅇ2020.09.05
조회854
오빠 안녕 ㅎㅎ나야
헤아진지 1년하고도 4개월이 지났네.
정말 너무나도 갑작스레 헤어짐을 고한 오빠에게
어떠한 말도 제대로 못하고 그렇게 헤어지고 나서
몇번이고 전화와 카톡으로 말하고 싶었던 말이 많았어

그런 충동이 들때마다 오빠의 너무나도 냉정했던 마지막 말투와
'너가 나랑 헤어지면 얼마나 힘들지 알아서 미안해' 라는 말에
오기가 생겨서 나혼자 엉엉울면서 꾹꾹 참았다?
그리고 가장큰 이유는 오빠에게 한달도 안되서 여자친구가 생겼더라고...

헤어지고 너무 지옥같은 일년이었어
나 원래 가족 앞에서도 자존심 때문에 한번도 운적이 없는데
나중에 들었는데 대면대면하던 친오빠가 엄마한테 00이 많이 힘든것 같은데 잘 다독여 주라고 몰래 말할정도로
그냥 하염없이 계속 울었나봐
4년동안 사귄 우리가. 결혼얘기도 하고 부모님도 다 뵈었는데
어떻게 헤어져 어떻게...하면서
모든 걸 내려놓고 싶다는 생각도 들다가도
다행히도 날 사랑해주는 부모님과 친구들이 주위에 있어서
버티고 버티고 했더니 조금씩 조금씩 시간이 가더라고.

사실 이제 나도 날정말 사랑해주는 남자친구를 만났다!
오빠같은사람은 다시는 만나지 못할줄 알았는데
다행히 오빠만큼이나 좋은사람을 만난것같아
근데 그래서 난 괜찮아 이제! 이런말을 하고 싶은게 아니라

음..나는 그때 갑작스런 이별에 어버버 말하지 못했던 그 말.
오빠를 정말 사랑했고. 너무 행복했고. 너무 고마웠고
참 미안했다는 말을 해보려해!
남은 미련도 이제는 완전한 추억으로 바꾸고 싶은 나를 위해서.

오빠랑 헤어지고 나서 계속해서 떠오른 생각이
나는 너무 받기만 했구나.. 였어
오빠의 헤어진 방식은 좋지 않았지만. 그건 별개로
나는 오빠에게 좋은 여자친구이지 못했어

기억나?
내가 껌벅 죽는 카카오의 라이언 인형 오빠가 많이 사줬잖라
심지어 kfc 한정판 라이언 대란에 아침에 줄서서 사주기도 했지
공항 면세점에서 내가 친구들 쇼핑 대리만 한다고 투덜거리니까
몰래 주문해서 뿅하고 나타났던 라이언인형도 있네.
그래서 그런지 난 아직도 카카오프렌즈 매장에 잘 못들어가겠더라.. 라이언도 더이상 좋아하지 않아.

그리고 내 첫 생일날 손수 만들어준 케이크!
쑥스러움을 많이타는 오빠가 케이크매장에서 혼자 날위한
케이크를 만들었을 그모습을 나는 왜 그땐 떠오르지 못했을까

취업후에는 상사가 조언해줬다고 깜짝으로
호텔 예약해서 평소에 지하상가나 인터넷에서
저렴한 옷만 사던 나에게 백화점 코트까지 사줬지

내가 질나쁜 사람한테 걸려서 법적 다툼이 생겼을때도
어찌할바를 모르고 엉엉울고 있는 나를 대신해
아버지 지인 변호사도 알아봐주고 우리 엄마아빠한테까지
같이가서 말해주고..그때 너무너무 고마웠어 정말로

그런데 나는 언제부터 변한걸까..
오빠가 차를 타고 남양주에서 인천까지 왔다갔다 하는걸
너무 당연하게 여기고. 옆에서 카톡만 계속하고
취업 준비 안한다고 타박하고..
나랑 여행안가준다고 애처럼 칭얼거리기나 하고

정말 오빠에게 너무 못해준것만 생각난다
나도 분명 잘해준게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도 떠오르는게 없어서 너무 슬프네
이래서 후회없이 있을 때 잘해주란 말이 있나보다
오빠가 그립다기 보다는 너무 못해준것 같아서
그게 너무 후회되고 가슴이 아파.

그래서 지금 남자친구에겐 후회없이 다 해주려고 노력하고 있어
근데 아직까지는 노력할때마다 오빠한테도 이렇게 해줘볼걸
하는 후회가 드는건 어쩔수 없네...

오빠도 예쁜 여자친구 만나서 잘 사귀고 있더라
그 여자친구 오빠같은 남자친구 만나서 참 행복할거야
그리고 나도 이제 이 글을 마지막으로 더더 행복해질거야

그냥 이제 오빠는 딱 내가 정말 사랑했던 옛사랑
나와 찬란했던 20대를 보낸 사람이라고 생각할게
그리고 본가에 꼭꼭 숨겨두고 열어보지도 버리지도 못했던
오빠와 나와의 물건도 이제 정리해야지

오빠 정말 나에게 4년동안 너무 많은 사랑을 줘서 고마워
철없던 나를 많이 예뻐해주고 자존감을 높여줘서 고마워
나에게 준 것만큼 내가 많이 못해줘서 내가 많이,너무. 미안해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 정말 오빠 많이 사랑했어
욕심일지 모르겠지만 오빠도 나를 좋은 추억으로 생각해주기를.

그럼 나도 이제 그만 갈게
안녕. 행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