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가 볼 리 없으니까 이렇게 써본다

ㅇㅇ2020.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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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지, 나는 당신이 그리운게 아니야.당신과 함께 있던 때는 행복하기도 했지만 마냥 행복한 날들만 있었던 것도 아니였거든.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여전히 당신을 붙잡고 놓지 못하고, 끝난 인연을 질질 끌어가고 있는건 그 당시의 내가 그립기 때문이야.태어나서 처음 받아본 사랑을 받아들이던 그 때의 내가당신이 너무 좋아서 어쩔 줄 몰라하던 그 때의 내가그때의 당신만큼, 아니 그보다 더 그리워.내가 이런 사랑 다시는 못할 거라고 말하는 것도 내가 받은 사랑이 너무 커서가 아니라 내가 준 사랑이 너무 컸기 때문이야.나는 이렇게 한 번 겪어 봤으니 다시는 누구에게 마음 줄 때 남김 없이 바닥까지 줄 수 없을 것 같아.당신한테 내가 준 사랑은 정말 조금도 남겨놓지 않은 내 전부였어.
알아 나도 부족한게 많았다는거.처음 해본 사랑이라, 처음 받아본 사랑이라 어디까지 받아들이고, 어디부터 거리를 둬야할 지 그런거 하나도 몰랐어.그냥 무작정 좋아했고 사랑하는만큼 표현했어.그래서 당신 마음이 내 마음보다 항상 부족하다 느꼈어.당신 마음은 당신 것일 뿐인데 더 큰 마음을 원했고 처음과 달리 나중에는 당신이 주는 사랑이 너무 작다 느껴졌어.사실 상황이 그랬던거지 당신 마음은 처음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텐데.아니 달랐다고 한들 나는 그걸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을거야.왜냐하면 내 마음은 처음보다 훨씬 많이 커졌거든. 내가 이렇게 이기적이야. 나도 알아.내가 감당하기 힘들만큼 커지고 나서도 그렇게까지 커진 줄 몰랐어.적당히 밀고 적당히 당겼어야 하는데 나는 그런거 하나도 몰랐잖아.바보같이...
그냥 늘 사랑을 갈구해야만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 나는.내가 참지 않으면, 내가 이렇게 저렇게 행동하면 혹시라도 나를 싫어하지 않을까.나는 지금도 받는 사랑이 부족하다 느끼는데 더 적어지지 않을까 나를 미워하진 않을까그런 생각을 늘 하면서 지냈던 것 같아.그래서 우리가 헤어진게 정말 잘 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왜 나는 여전히 당신이 보고싶을까.왜 당신과 함께하던 그 시절이 그립고,당신 품이 그립고당신 향이 그립고그냥 그냥... 그냥 보고싶어.모순적이다 그치첫마디가 당신이 그리운게 아니라고 했는데.생각을 너무 많이해서 이제 당신이 그리운건지 아낌 없이 사랑하고 하고싶은대로 표현한 그때의 내가 그리운건지 잘 모르겠어.
어차피 우리는 다시 만나더라도 같은 이유로 싸우고 언젠가 헤어지겠지.사실 결혼 생각하긴 했지만 우리 둘 다 결혼에 있어서는 회의적이였잖아.한 달이 될 지, 몇 달이 될 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당신이랑 다시 만나고 싶어.이제 거의 남지 않은 이 사랑을 마저 주고 또 주고 그렇게 하염없이 주다가 결국 나한테 아무것도 남지 않았을 때 그 때 떠나면 안될까?만약 우리가 또 사귀다가 다시 헤어지면 그 때는 절대 붙잡지 않을게. 그냥 흘러가는대로 놔줄게.사실 지금도 그럴 수 있을 것 같긴 해.
우리 헤어지고 한 3일을 아니, 일주일을 너무 힘들어했어.잠을 잘 수도 뭘 먹을 수도 없는 상태로 한 일주일 사니까 아무 생각 없더라.사실 우리가 헤어진건 맞는건지 모르겠어.왜 그렇게 따스했어 이사람아.차라리 모질게 내치지. 전화 해도 받지 말지. 보고싶다고 해도 오지 말지.그럼 나도 깨끗하게까지는 아니지만 지금보다는 덜 힘들어 했을텐데.자꾸 와주고 자꾸 목소리 들려주고 그러니까 더 보고싶잖아.
보통 남자들은 후폭풍이 온다더라. 헤어지고 당장보다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 힘들다고. 그러니까 기다리라고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얘기하더라.근데 그걸 다 알면서 왜 이렇게 붙잡고 있냐면그때가 되면 내가 당신에게 남은 마음이 없을 것 같아서 그래.2주가 다 돼가는 지금, 사실 나 되게 괜찮거든.이렇게 한 달이 지나면 나 진짜 아무렇지 않을 것 같아서그래서 미리 붙잡는거야.엄청 바보같지? 그냥 떠나보내면 될 것을...알아 나도 내가 왜이러고 있는지 모르겠어.
그러니까 더 현타오기 전에 빨리 돌아와.나 지금도 얌전히 당신 대답 기다리고 있잖아.
보고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