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라는 세월...

죽기딱좋은날2020.09.08
조회219
오늘 딱 죽기 좋은 날이네요..

어떤 큰 결심을 내리기 전에 익명의 힘을 빌려 못해본 말도 하고, 글을 쓰면서 마음에 정리도 하고싶네요.

2020년 12월이 다 되어가네요. 10년의 세월이네요..
저는 10년 전부터 학업과도 연관없고, 가족들도 반대하는 티비에 나오는 일을 우연한 계기로 시작했습니다. 그때는 젊었고, 어렸고, 열정과 패기가 넘쳤고, 자신감이 넘치는 아이였습니다.

내 삶은 내가 선택하겠다고.. 그 누구도 등 떠밀지 않았던, 오히려 뜯어말리던 이 어렵고 힘든 길을 스스로 걸어 들어왔습니다. 
첫 시작은 나쁘지 않았어요. 탄탄대로가 펼쳐질 것만 같은 좋은 일들로 인해 시작하게 되었거든요.

근데 생각보다 너무 힘들고 어려웠어요. 탄탄대로의 길이 펼쳐진 줄 알았던, 제 인생 첫 소속사이자 큰 회사와의 계약으로 인해, 저는 저의 성격과 색깔을 잃었던 것 같아요.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고 당차던 저는 주눅들고 소심해지고 의심이 많아졌어요. 입기싫은 옷과 화장을 해야했고, 하고싶은건 못하고 하기싫은건 억지로 해야했어요. 힘들었는데 모르고 참고 지나왔던거 같아요.
이 또한 내 꿈으로 한 발 더 나아가며 배우는 과정이라 생각했어요..

어딜가나 세상살이 뜻대로 되는거 없고 힘들다지만, 이렇게나 어려운 길이 또 있을까..싶네요.. 돌이켜 보면요..

제 힘으로 열심히 준비해 얻어낸 오디션 캐스팅... 뒤돌아서니 제 배역은 없어지고 없더라고요... 스케줄 조율로 회사와 연결되는 과정에 내가 따낸 배역을 소속사 사장님 애인이 오디션 없이 제 배역을 가져갔더라고요..

또 다른 드라마 캐스팅, 드라마 대본 리딩까지 다 마치고, 큰 역활 준비를 위해 다니던 학교까지 휴학하고 드라마 준비에만 몰두했는데, 촬영 스케줄 하루전날까지도 회사에 연락이 없어서 먼저 전화해서 물으니, 제가 짤렸데요.... 여자주인공 친구역활이였는데, 여주가 제가 본인보다 키가 커서 싫다고 감독님께 교체 요청을 해서요.. 진작 연락을 받았는데, 제가 학교까지 휴학하고 너무 열심히 준비해서 회사에서 촬영날까지 아무도 말 못하고 그냥 있었던거더라고요..

회사에 직책이 높으신 분이, 하루는 연락이 왔어요. 저를 너무 좋아하는 팬이 있는데 같이 밥 한끼만 하면 안되냐고 묻더라고요. 너무 놀랐죠. 제가 이젠 10년이라는 세월이 되었어도, 길 지나면 절 알아보는 사람이 극히 드물거든요. 3년에 1번정도? 일어날까 말까 하는 일인데, 저를 데뷔초 때부터 좋아했다며 그러길래, 제가 너무 신기하고 기뻐서 흔쾌히 알았다고 했죠. 개인적인 자리 아니고 본인도 다 함께 식사하러 갈꺼라고요.. 알고봤더니 스폰서 연결해주는 소개자리 였어요.. 정말 너무나 교묘하고 애매하게 화도 못내게 발뺌하기 쉽게 어렵고 복잡하게요.... 다행이.. 그러기엔 전 눈치가 빨랐고, 처신을 잘 하는 편이여서 문제없이 정리를 하고 안전히 눈치껏 나왔죠. 그런데 저는 눈치가 너무 빠르고, 스스로 처신을 잘 한다고 말할 정도로 모든걸 경계하고 의심하는 삶이 익숙해져서 그렇죠.. 대부분은 아차. 하는 순간 어둠의 손길을 뒤늦게 알아차리는거죠.........

너무너무너무 많아서 다 쓰지도 못하겠어요. 이 마저도 혹시나..해서 자극적이지 않은 글만 골라쓰고 있네요... 근데 지금에 와서 드는 생각은...... 제 인생이 너무 아깝고 불쌍하고 허탈해서 어디로 가야할지를 모르겠다는 겁니다...

가족, 친구, 지인 모두 반대하고 걱정하는 어두운 길을 스스로 걸어들어 왔기에, 어떤 가슴 아픈일이 생겨도 집에서는 울지도 못합니다. 지가 한다고 해놓고, 운다고 꼴보기 싫다고 당장 그만두라고 할까봐... 눈치가 보여서요.. 친구, 지인들한테는 쪽팔리고 자존심 상해서 얘기도 못해요. 그래서 늘 괜찮은 척, 당당한 척, 하다보니 마음에 병이 생긴거 같아요... 그걸 10년이 된 지금에서야 제가 절 되돌아보고 돌보고있네요..

또, 하나는.. 남자가 무섭다는 겁니다.. 이 길로 들어온 10년 중 대충 반으로 나누어 초반 5년? 정도는 그래도 상처도 덜 받고, 어릴때라 어둠의 손길이 많이 안 닿았을.... 그 5년 정도는 남자친구도 있었고, 설레고 연애라는 걸 했었는데.... 연애를 꽤 오랫동안 안한 지금.. 저는 남성 혐오가 생긴거 같아요... 남자가 무서워요.. 직업 특성상 잘생긴 남자를 봐도, 설레이기는 커녕... 글쎼요. 남들이 보기에는 제가 엄청난 철벽이라고 하는데... 그냥 자기보호.....인것 같아요.. 다 쓰지도 못하지만, 일반 세상에선 성희롱, 성추행이지만, 이 세계에선 융통성이라 표현되는 것들로 인한 예민해진 자기보호가.. 이제는 남성 혐오가 된거 같아요....... 다행이도 다 포기하고 다 잃었어도 제 몸 하나는 스스로 잘 지켰어요....

꽃다운 20대, 진짜 이쁘고 아름다울 젊음인데,,,,, 단 한번도 즐겨보지 못한거 같아요...남자들을 마음껏 이쁠때 즐기며 만나지도 못했고, 보수적인 가족들과 주변 눈치보느라, 일 적으로 성공해서 자리 잡으면 그때 당당히 연애도하고 여행도 다니고 즐겨야지! 라는 생각에..... 20대때 누리는 걸 다 포기하며 꿈만 쫓았어요... 바보같이... 그렇게 가난하지도 않은데, 가족들이 반대하는 직업을 선택한 죄로, 가족들의 지원없이,... 알바하며 스스로 혼자 20대를 최고로 가난하게 살면서도 열정적이고 열심히 사는 나를 스스로 응원했고,남친에 의지해 선물받고 여행가는 친구들을 보면서도, 아직 맘 놓고 돌아다니며 놀때가 아니라는 생각에...더 자리잡고 떳떳해져서 더 좋은 위치에 가서 더 좋은 사람 만나고 더 좋은 곳 놀러가야지...지금은 꿈을 위해 연기 공부를, 돈을 아끼고, 몸매 관리를하고, 열심히, 열정적으로,,,,라고 스스로 위로하면서요..

친구도 없어요.. 돈 없어서 못 만나는 친구. 자존심때매 못 만나는 친구. 하다보니 진짜 베프 한두명 빼곤 남은 사람이 없어요.. 감사하죠.. 힘들고 돈 없어도 나라는 사람을 아끼고 챙겨주는 고마운 사람 한명이라도 있다는게요..... 근데 그래서 사람한테도 정주기가 힘들어요. 이 일을 하면서 만나서 서로 의지하고 서로 같은 길을 간다고 응원했는데, 기회가 좋아서, 운이 좋아서, 더 이쁘고 멋져서, 실력이 더 뛰어나서, 등등, 여러 이유로,,,,어느덧 저와 그들의 레벨 차이가 나고, 몸값차이가 나면, 어느덧 연락처는 바뀌고 없고 연락이 안닿더라고요... 그들은 새로운 레벨의 사람들과 업그레이드 해가며 친구를 만들고, 저는 거기서 제외된 사람이였죠... 가끔 놀래요 저도.. 티비보며 내가 저런 사람들이랑 어울려 놀았다는 생각을 하면요.

그렇게 저는 꿈을 위해서라는 이유로, 하나 둘 포기를 하다보니, 포기는 했는데 얻은게 없었습니다. 지금은 가족과는 거의 속 얘기를 안하는, 집에서 포기한 딸이 되어버렸습니다..10년이라는 세월에 작게나마 프로필.. 경력은 있지만, 돈도 추억도 가족도 친구도 기쁨도 없습니다. 최소한 일을 할때만이라도 기뻐야하는데,... 일을 하면서도 걱정과 고민뿐입니다.

올해도 드라마를 찍었는데, 통보없이 통편집 당하고 촬영분 돈도 못받고 끝나버렸어요. 단역도 아닌데요... 그 전 작품엔 현장 상황이 변했다는 이유로, 인지하고 숙지했던 대본의 수위보다 더 높은 수위의 촬영을 해야만 했구요,,,, 내가 원하는 일을 하는데, 하나도 기쁘지 않고, 걱정만 늘고, 잃는것만 많은거 같아요...

갖다 버려버리고 싶은 2020년의 저주같은 올해가.... 코로나로 인해 많은 일들이 정지되고 없어지면서, 집에만 있으니 생각이 많아지고 점점 되돌아보는 시기가 오더라고요.

다 관두고 죽어버릴까..하다가도.. 가진것도 없고 꽃다운 20대도 다 놓쳐버렸지만, 아직도 절 좋다고 해주는 남자라도 있으니, 그냥 눈 딱 감고 시집이나 가버릴까. 해도 여전히 남자는 무섭구요... 인생은 기니까, 새로운 길로 새 삶을 살자! 라고 마음을 먹었는데, 잘 할수있을지 모르겠고, 지금껏 쌓아놓은 경력이, 시간이 아까우니 조금만 더 버텨볼까...도 싶지만.. 버틸 자신이 없는것 같아요....
사실 그냥 지금 제 삶을 버티기도 조금 힘들어요...10년의 세월을 돌아보다보면, 너무 아픈 삶을 살았거든요...... 그걸 이제 인지했다는 것 조차도 너무 아파서요..

남들은 저를 긍정적이고 밝고 맑은 애라고들 표현해요. 그래서 그렇게 살려고 더 상처를 숨기고 밝고 맑게 살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정직하게 착하게, 돌아가더라도 목적지에만 가면 되니까... 라는 생각으로요,,, 노력으로도 안되는 일이 있는게, 이 일인거 같아요......

옛날엔.. 내가 운이 진짜 더럽게 없는 아이구나..하고 위로했었죠. 유독 저한테만 이런 일이 많은것같고요,, 실력이 문제인가 싶다가도,, 캐스팅이 됬는데, 엎어지고, 교체되고, 다른 압력으로 바뀌는게 내 탓일까..싶다가도... 이젠... 이 정도면 내 사주팔자에 안맞는 직업인가보다..싶기도 하네요.. 저는 연기를 하는 행위가 멋지고 좋은거지.. 인기와 유명세와 사람들의 시선이 좋은건 아니거든요... 너무 유명해서 사생활이 없는 유명인들을 안타깝게 생각하지 그걸 부러워해본적도 없습니다... 지금도 그냥 회사원들 출퇴근하듯, 조연이라도 적당히 밥 벌이하며 꾸준히 연기를 할수있으면 그걸로 평생 직업으로 살수만 있으면 좋겠다.. 라는 말도 안되는 상상을 하고 살아요.. 물론, 이젠 아니겠지만요...

무슨 얘기가 하고싶어서 없는 아이디까지 만들어서 여기에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ㅠㅜ 누구라도 붙잡고 못했던 얘기 털어놓고 펑펑 울고싶은데, 정신과 진료 신청했다가도 어차피 내가 말을 가려서 하면, 진단도 제대로 나오지 않을껄 알기에... 이러고 있네요.. 아마도.. 이 글을 쓰면서 생각 정리가 하고싶은거 같습니다. 그리고 마음에 정리가 되면, 몇 없는 지인들, 고마운 사람들과 가족들에게 이 링크를 보내려 합니다.

그 동안 참 고마웠고, 응원해주고 힘이 되주어 감사했다고요. 10년의 세월을 갑자기 접고, 다른 삶을 살겠다고 한명 한명 얼굴보며 얘기하기 힘들테니까요... 내가 다른 선택을 해도.. 이 링크를 받은 당신은 나한테 소중하고 감사한 사람이니까, 이해해주고 여전히 내 곁에 남아있어줄꺼라 믿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