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장거리에 지쳤어요.. 헤어지면 후회 할까요?

가을이구나2020.09.16
조회31,567
안녕하세요 삼십대초반 여자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요즘 남자친구와의 관계가 고민스러워 올립니다.
남친이랑은 이십대중반에 만나 삼십대초반을 함께보냈고 남친이 외국에 살아 5년 동안 장거리 연애를 하고있어요.
그렇다보니 코로나때문에 올초에 보고 이후로 못봤는데 그래서 그런지 요즘 마음이 좀 싱숭생숭 한 것 같아요.

제 생각에 저는 인생에서 뜨거운 연애를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저는 저희 부모님 사이가 좋지 않아 두근거리고 설레고 불안한 연애보다는 안정적이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관계가 최고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엄청 설레거나 그러지 않아도 누가 저를 좋다고 하고, 저도 어느정도 호감이 있으면 연애를 시작했던 것 같아요.

그렇다고 연애경험이 많은 건 아니고 가끔 호감으로 만난사람은 있었지만 흐지부지하게 대부분 끝났고, 지금 남자친구 이전에는 전남친이 연애다운 연애를 해본 유일한 상대에요.
전남친은 정말 저와는 정반대 되는 사람이였는데 제가 연애가 처음이라 서툴러서 그랬는지 저 스스로도 서로가 안맞는 다는 걸 알면서도 이년을 넘게 만났어요.
서로를 이해못하고 벽에 대고 이야기하는 듯한 느낌이라 싸우는다가 지쳐서 헤어지자고 말했어요.
그 이후로 이상형은 ‘대화만 잘통하면 된다’ 이렇게 더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그 이후로 지금 남친을 만나게 됐는데 대화가 정말 잘 통했어요.
외모적인 부분은 정말 제스타일 아니였는데, 나와 생각하는 관점이 다르더라도 그 의견을 받아들일 수 있는 상대였거든요.
남친이 먼저 제게 만나보고싶다 했고, 두근거림, 설렘 같은 것들이 크진 않았지만 사람이 괜찮았고, 감정기복이 심하지 않고, 덤덤한 사람이라 그래서 저와 잘 맞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점이 저에게 안정감을 줬어요.
저는 연애할 때 어느 정도 저만의 시간이 필요한 편이고, 매일 만나거나 그런 걸 좋아하지 않는 편이였어요.
그래서 그런지 첫번째 남친과는 같은 지역, 차로 한시간 거리 끝과 끝에 살았었고, 두번째 남친은 차로 2시간 거리에 타지사람과 연애했었어요. 지금 남친은 해외에 사는.. 의도하지 않았지만 어쩌다보니 장거리연애만 했네요..

해외 장거리 연애는 처음이다 보니 삼사개월에 한번 만나는건 힘들기는 해도 그때는 회사 일에 적응하느라 바빴고, 가끔씩 친구들도 만나고 취미생활도 하면서 지내니 뭐 생각보다 엄청 힘들거나 하지는 않더라구요. 그래도 하루에 한번은 꼭 영상통화하고 지금도 그러고 있어요.

앞에서 말했다 싶이 제가 조금 무심하고 그런 편인데, 코로나때문에 거의 8개월 이상을 못만나게 되니 요즘엔 좀 많이 힘들더라구요.
당장 한국에 못오는 사정을 알지만 머리속으로는 이해가 되는데 마음으로는 이해 하기 힘들더라구요.. 그런데 이게 저만 힘든 것 같고 남친은 달라진거 없이 평온해 보여요.. 원래부터 남친은 사람 자체가 감정기복이 그리 심하지 않은편이고 또 제가 그런 평온하고 잔잔한 느낌을 좋아한거였는데 요즘은 이사람은 왜 이렇게 괜찮은 걸까 그런 생각이 자꾸 들어요.

서른살이 되고 하나둘 결혼준비를 하고, 결혼 안한 친구들은 대부분이 남자친구가 있어 주말에는 남친과 시간을 보내고 그러다 보니 만날 친구도 줄어 들게 되면서 외롭다고 느껴질때도 많고, 이래서 결국 사람들이 결혼하게 되는건가 그런 생각도 요즘 들어요.
저는 결혼 할 마음이 처음엔 그닥 없었는데 결혼을 생각해보게 된 건 남친이 처음 만났을 때부터 제게 결혼얘기를 꺼내서 저도 구체적으로 결혼을 생각해보게 되었거든요. 그런데 정작 말꺼낸 남친은 늘 결혼하자면서 말만하고 전혀 구체적인 계획이라는게 없는 것 같아요. 우리가 결혼하면 뭐하자~ 이런 대화도 이제는 듣기 싫다고 해야되나...

저는 결혼이 하고 싶다기보다 퇴근후에 어떤일이 있었는지 얘기를 나누고, 힘든 하루보낸 서로를 위해 저녁이나 한끼하는 것. 그런 사소한 것들을 하고 싶거든요..
같은 시간을 보내는 그런 연애를 이제는 하고 싶은데 통화로는 한계가 있고 거기다가 시차도 있고..
남친이 또 속마음을 엄청 얘기하고 그러는 편도 아니여서
늘 평온한건지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혼자 생각하고 자기 속 얘기는 잘안하고 저희가 만나면 가끔식 깊은 이야기를 하고 그러거든요..
대화가 잘 통해서 좋았는데 요즘은 진짜 고민이 뭔지 무슨 생각을 하고있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제가 그 사람을 잘 아는 건 맞는지 그런생각도 들고.. 거기에 대화할 기회가 점점 줄어드니 더 힘든 것 같네요

저희가 함께하려면 현재는 결혼밖에 없는 것 같은데
지금 결혼한다고 해도 비자준비하고 하면 같이 사는데 최소 일년은 걸릴 것 같거든요. 그런데도 그런 준비하나없이 태평한 모습이 화가 난다고 하야되나..
남친은 말로만 결혼하자고 하지 그것에 관한 상세한 계획이 없어요. 처음만났을 때 부터 결혼 얘기를 꺼낸것도 남친인데 그러고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네요.
20대 중반부터 서른초반을 남친과 보냈는데 헤어짐을 생각하니 그 시간이 아깝기도 한데 이제는 제가 많이 지친 것 같아요.
이제는 저도 최선을 다했다 그런 생각도 들고..
그리고 뜨거운 연애는 순간이라지만 인생은 한번 뿐인데 한번뿐인 인생에 뜨거운 연애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때도 있어요..

그렇다고 반대로 헤어짐을 생각하기엔 이렇게 차분하게 대화가 통하는 상대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싶기하고, 로맨틱하지는 않지만 남친은 대화를 통해 나온 결론에 대한 부분이나, 제가 요구한 사항에 대해서 본인이 납득이 되면 그 이후로는 그런 행동을 절대로 하지 않는다던지 그런 사람이라 그런 부분이 참 좋아요.
그런 부분 때문에 이렇게 오래 만난 것 같아요. 남친이 정말 싫거나 대판싸워서 정이 떨어지거나 그런게 아니라서 헤어지면 나중에 후회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많이 들어요.

남친에게도 제 기분을 말했는데 본인이 여러가지 상황 때문에 결혼은 생각할 수 없었다. (만나고 난 후 안좋은 일들이 계속 터져서 실제로 상황이 안좋았음.. 현재는 그런 상황은 지나가나 싶었는데 또 코로나가 터지고...) 자기가 올해가 지나가기전에 한국으로 갈테니 좀 기다려달라..
라고 하는데 물론 한국에 오면 그 순간들은 좋겠죠. 남친이 한국을 떠나고 나서 돌아가면 또 언제보나 하는 그런 기다림이 이제는 설렘이라기보다는 자신이 없어요..
요즘 외롭단 생각이 자주드네요..

그렇다고 남친이랑 헤어진다고 해도 당장 누군가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고, 대화 통하는 상대를 만나는 것도 힘들다는 걸 알거든요. 그래서 더욱 결정이 어려운 것 같아요.

요즘 마음이 싱숭생숭해서 잠도 안오고 새벽에 깨서 이렇게 글을 써봤는데 쓰다보니 글이 엄청 길어졌네요..
여러분이 저라면 어떻게 하실 것 같나요. 여러가지 의견을 듣고 결정을 후회없는 내리고 싶어 이렇게 게시글을 올려 봅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