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 드디어 홍천에 도착을 했다. 최종 목적지는 삼십분은 더 가야 한다고 했지만 그곳에는 마땅하게 묵을 곳이 없어서 홍천에 있는 콘도를 잡은 것이었다. 짐을 풀고, 간단히 식사를 한 후에 밖에 나갔다. “정말 공기가 다르다.” 맑은 공기가 폐로 들어가는 느낌이 났다. 따로 할 일도 없고 해서 영민씨가 사진을 찍어 주겠다고 했다. 단체로 몇 장 그리고 개인별로 몇 장씩 찍었다. “저 독사진 좀 찍어주세요.” 보연이가 영민씨에게 말했다. “너 많이 찍었잖아.” “그건 제가 아니고 나연이에요.” “생긴 것도 똑같은데 그냥 나눠가지면 돼지.” 사람들이 단체로 웃었다. ‘그러고 보니 함께 웃고 때든 적이 별로 없었구나. 앞으로라도 사람들이랑 친하게 지내야겠어.’ “어, 혜림이 아니야?” “여봉아.” 생각지도 않은 장소에서 멀대를 만나다니. “여기 웬일이야? 우연히 여기서 보는 구나. 너 여기로 수련 온 거야?” 멀대는 너무도 태연히 아는 척을 했다. 마치 내가 이곳에 오는 것을 알고 있었던 사람처럼 별로 놀라지도 않았다. “너는. 너는 어떻게 여기에.” 말이 제대로 나오지도 않았다. 어찌 서울에 있어야 할 멀대가 여기에 있는 건지. “놀러왔어. 이렇게 서울 아닌 곳에서 보니 반갑지?” 멀대는 연신 웃고 있었다. “아하. 그때 그 키 큰 오빠구나.” 나연이가 아는 척을 했다. “사진 찍는 중이었나봐. 나도 같이 찍자. 저기여 저도 혜림이랑 한 장만 찍어 주세요.” 멀대는 떡하니 어깨에 손을 올렸다. “왜 이래?” “사진은 이래야 잘 나오는 거야.” “찍는다. 혜림이는 좀 더 웃어봐.” 영민씨도 그런 장면을 놓치지 않겠다는 듯 빨리 찍어 버렸다. “언니, 들어와. 우리 먼저 들어갈게.” 사람들은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너도 놀러온 거야?” “응.” “누구랑?” 일행이 보이지 않았다. “어? 아는 형이 여기 일한다고 해서 혼자 놀러왔지. 그런데 바쁜 가봐. 나 심심한데 같이 놀아 줄 거지?” “글쎄 일정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 “바빠도 한 시간 정도 시간 안될려구. 이따 전화할게. 가봐. 사람들 기다리겠다.” “응. 그래.” 멀대가 어떻게 알고 여기로 온 것인지가 궁금해 주리에게 전화를 했다. - 도착했어? “응.” - 어디로 간다고 했더라? ‘맞다. 주리에게도 행선지를 말하지 않고 왔지. 나도 오는 길에 알았으니까. 그럼 주리가 말했을 리가 없는데.’ “홍천.” - 홍천? 콘도 잡은 거야? “근데 여기 여봉이가 있어. 니가 말했니?” - 아니. 나도 너 거기 간 거 지금 안 거잖아. 여봉이가 홍천에 따라 갔다구? “따라왔는지 모르겠지만 와보니 있네.” - 별 우연이 다 있다. 니네는 무슨 인연이 있나봐. ‘인연이 있다고. 우리가?’ - 듣고 있어? “응.” - 여봉이가 신경 쓰여? “조금. 자주 마주치진 않으니까 괜찮겠지.” - 그래. 나중에 또 전화해. “응. 그래. 전화할게.” 주리가 아니라면 정말 우연일까? 나는 우연은 아니라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었다. 폐가에 귀신이 밤에 자주 출몰한다고 해서 저녁을 먹고 출발하기로 했다. 쌍둥이들이 수암의 차에 타겠다고 고집을 피우는 바람에 나는 영민씨와 함께 숙희 언니가 운전하는 차에 타게 됐다. 차는 어느새 큰 길가를 벗어가 어둑어둑한 산길로 접어들고 있었다. 다들 긴장하고 있었다. “불빛이 하나도 없네요. 사람들이 살지 않는 곳인가봐요.” “여기에 리조트가 세워진대. 땅은 모두 매입되었으니까 살고 있던 사람들도 다 집 팔고 떠났겠지.” 영민씨 말이 사실인지 가는 동안에 집들은 몇 채 있었지만 모두 불도 커져 있지 않았다. ‘수암이 담력 훈련을 시키려고 한걸까? 폐가가 아니어도 영을 달래줄 일은 많을텐데.’ “PP에서 이젠 별 걸 다 하네요. 돈을 많이 벌었나봐요.” 숙희 언니가 말했다. ‘PP에서 매입한 땅이라고? 그럼 수암이 회사에서 일을 받은 건가?’ “우리야 아르바이트 하고 푼돈 좀 버는 거니까 좋지 뭐.” ‘돈을 받는다고?’ “이런 하찮은 일만 계속 시킬까봐 걱정이에요. 한 달 동안 별로 배운 것도 많지 않은 것 같고. 유명인사들 좀 보고 싶었는데 옆집 할머니나 도와주고 말이에요.” “이번 수련이 끝나면 숙희씨는 정치계 인사들을 맡게 되는 건가?” “아마두요. 나두 쌍둥이들처럼 연예계을 맡고 싶은데 그 쪽이 더 재미는 있을 것 같지 않아요? 혜림양은 수암이랑 같이 다니는 걸 보니 경제계 인사들을 맡을 건가보죠?” 무슨 말들을 하는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부럽다. 부러워. 다들 돈 방석에 앉겠구만. 나도 신을 한번 받아볼까?” 신을 장난스럽게 받겠다고 농담을 하다니 기분이 많이 상했다. 형편이 어려워 능력으로 돈을 벌고 있었지만 큰 돈을 욕심내거나 했던 적은 없었다. 내 생활이 편하자고 아무 신이나 받아 돈을 벌어 보겠다니 너무 괘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민씨에게 한 소리 하려고 했을 때 차는 어느새 폐가에 도착해 버렸다. “수암선생 차가 서있네. 저기인가봐.” “진짜 폐가 스럽네요.” 정말 오랫동안 사람이 살지 않은 집처럼 보였다. 그리 크지 않은 크기의 단층집이었다. 창문은 거의 깨진 상태였다. 그 창문틈으로 희미한 빛이 보이는 것 같아 약간 소름이 돋는 듯 했다. “들어가 봅시다.”
42. 꿀꿀이 바구미 8장 (03)
8-3
드디어 홍천에 도착을 했다.
최종 목적지는 삼십분은 더 가야 한다고 했지만 그곳에는 마땅하게 묵을 곳이 없어서 홍천에 있는 콘도를 잡은 것이었다.
짐을 풀고, 간단히 식사를 한 후에 밖에 나갔다.
“정말 공기가 다르다.”
맑은 공기가 폐로 들어가는 느낌이 났다.
따로 할 일도 없고 해서 영민씨가 사진을 찍어 주겠다고 했다.
단체로 몇 장 그리고 개인별로 몇 장씩 찍었다.
“저 독사진 좀 찍어주세요.”
보연이가 영민씨에게 말했다.
“너 많이 찍었잖아.”
“그건 제가 아니고 나연이에요.”
“생긴 것도 똑같은데 그냥 나눠가지면 돼지.”
사람들이 단체로 웃었다.
‘그러고 보니 함께 웃고 때든 적이 별로 없었구나. 앞으로라도 사람들이랑 친하게 지내야겠어.’
“어, 혜림이 아니야?”
“여봉아.”
생각지도 않은 장소에서 멀대를 만나다니.
“여기 웬일이야? 우연히 여기서 보는 구나. 너 여기로 수련 온 거야?”
멀대는 너무도 태연히 아는 척을 했다.
마치 내가 이곳에 오는 것을 알고 있었던 사람처럼 별로 놀라지도 않았다.
“너는. 너는 어떻게 여기에.”
말이 제대로 나오지도 않았다.
어찌 서울에 있어야 할 멀대가 여기에 있는 건지.
“놀러왔어. 이렇게 서울 아닌 곳에서 보니 반갑지?”
멀대는 연신 웃고 있었다.
“아하. 그때 그 키 큰 오빠구나.”
나연이가 아는 척을 했다.
“사진 찍는 중이었나봐. 나도 같이 찍자. 저기여 저도 혜림이랑 한 장만 찍어 주세요.”
멀대는 떡하니 어깨에 손을 올렸다.
“왜 이래?”
“사진은 이래야 잘 나오는 거야.”
“찍는다. 혜림이는 좀 더 웃어봐.”
영민씨도 그런 장면을 놓치지 않겠다는 듯 빨리 찍어 버렸다.
“언니, 들어와. 우리 먼저 들어갈게.”
사람들은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너도 놀러온 거야?”
“응.”
“누구랑?”
일행이 보이지 않았다.
“어? 아는 형이 여기 일한다고 해서 혼자 놀러왔지. 그런데 바쁜 가봐. 나 심심한데 같이 놀아 줄 거지?”
“글쎄 일정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
“바빠도 한 시간 정도 시간 안될려구. 이따 전화할게. 가봐. 사람들 기다리겠다.”
“응. 그래.”
멀대가 어떻게 알고 여기로 온 것인지가 궁금해 주리에게 전화를 했다.
- 도착했어?
“응.”
- 어디로 간다고 했더라?
‘맞다. 주리에게도 행선지를 말하지 않고 왔지. 나도 오는 길에 알았으니까. 그럼 주리가 말했을 리가 없는데.’
“홍천.”
- 홍천? 콘도 잡은 거야?
“근데 여기 여봉이가 있어. 니가 말했니?”
- 아니. 나도 너 거기 간 거 지금 안 거잖아. 여봉이가 홍천에 따라 갔다구?
“따라왔는지 모르겠지만 와보니 있네.”
- 별 우연이 다 있다. 니네는 무슨 인연이 있나봐.
‘인연이 있다고. 우리가?’
- 듣고 있어?
“응.”
- 여봉이가 신경 쓰여?
“조금. 자주 마주치진 않으니까 괜찮겠지.”
- 그래. 나중에 또 전화해.
“응. 그래. 전화할게.”
주리가 아니라면 정말 우연일까?
나는 우연은 아니라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었다.
폐가에 귀신이 밤에 자주 출몰한다고 해서 저녁을 먹고 출발하기로 했다.
쌍둥이들이 수암의 차에 타겠다고 고집을 피우는 바람에 나는 영민씨와 함께 숙희 언니가 운전하는 차에 타게 됐다.
차는 어느새 큰 길가를 벗어가 어둑어둑한 산길로 접어들고 있었다.
다들 긴장하고 있었다.
“불빛이 하나도 없네요. 사람들이 살지 않는 곳인가봐요.”
“여기에 리조트가 세워진대. 땅은 모두 매입되었으니까 살고 있던 사람들도 다 집 팔고 떠났겠지.”
영민씨 말이 사실인지 가는 동안에 집들은 몇 채 있었지만 모두 불도 커져 있지 않았다.
‘수암이 담력 훈련을 시키려고 한걸까? 폐가가 아니어도 영을 달래줄 일은 많을텐데.’
“PP에서 이젠 별 걸 다 하네요. 돈을 많이 벌었나봐요.”
숙희 언니가 말했다.
‘PP에서 매입한 땅이라고? 그럼 수암이 회사에서 일을 받은 건가?’
“우리야 아르바이트 하고 푼돈 좀 버는 거니까 좋지 뭐.”
‘돈을 받는다고?’
“이런 하찮은 일만 계속 시킬까봐 걱정이에요. 한 달 동안 별로 배운 것도 많지 않은 것 같고. 유명인사들 좀 보고 싶었는데 옆집 할머니나 도와주고 말이에요.”
“이번 수련이 끝나면 숙희씨는 정치계 인사들을 맡게 되는 건가?”
“아마두요. 나두 쌍둥이들처럼 연예계을 맡고 싶은데 그 쪽이 더 재미는 있을 것 같지 않아요? 혜림양은 수암이랑 같이 다니는 걸 보니 경제계 인사들을 맡을 건가보죠?”
무슨 말들을 하는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부럽다. 부러워. 다들 돈 방석에 앉겠구만. 나도 신을 한번 받아볼까?”
신을 장난스럽게 받겠다고 농담을 하다니 기분이 많이 상했다.
형편이 어려워 능력으로 돈을 벌고 있었지만 큰 돈을 욕심내거나 했던 적은 없었다.
내 생활이 편하자고 아무 신이나 받아 돈을 벌어 보겠다니 너무 괘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민씨에게 한 소리 하려고 했을 때 차는 어느새 폐가에 도착해 버렸다.
“수암선생 차가 서있네. 저기인가봐.”
“진짜 폐가 스럽네요.”
정말 오랫동안 사람이 살지 않은 집처럼 보였다.
그리 크지 않은 크기의 단층집이었다.
창문은 거의 깨진 상태였다.
그 창문틈으로 희미한 빛이 보이는 것 같아 약간 소름이 돋는 듯 했다.
“들어가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