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나 넌 내 생각이 날까

ㅇㅇ2020.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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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만났어.

알고 지낸 것도 정말 얼마 안 됐었어.

지루하던 내 하루에 너가 들어왔지.

전화를 몇시간 씩이나 하며 서로를 알아갔어.

너랑 단순히 놀기 위해 만났는데 어느샌가 손을 잡고 웃고 있더라.

계획을 다 짜 놓고 나를 만나줘서 정말 심심하지 않았어.

눈치도 없지.

비 오는 날 작은 우산을 사버려서 너가 내 어깨를 감싸며 걷게 했는데.

그렇게 가고 싶어했던 영광도 데리고 가주고 커플인 마냥 같은 팔찌 기념품도 샀지.

바다 보려고 갯벌을 지나는데 갯벌에 발 빠져서 손 잡고 발을 빼가며 바다를 봤어.

그때 해 지는 풍경 잊을 수 없어.

정말 예뻤는데.

나 신발 다 망가져서 버리고 왔잖아 ㅋㅋ

너한테 잘 보이려 샀던 바지에 흙 뭍고 난리도 아니었지.

슬리퍼를 사다 주었는데 발도 예쁘다 하고.

나 혼자만 설렜니...


술에 취해서 창피한 몰골을 보여도 예쁘다 해줬어.

사랑을 주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그 날 밤에 너한테 슈렉팩 발라줬잖아.

얼굴을 보는데 심장이 엄청 뛰었어.

나한테 그랬지?

가까이 살았으면 사귀자고 했을 거라고.

사귀자고 안 해서 서운하지 않냐고.

너가 욕심이 났지만 이대로도 만족하니까 괜찮다고 한 거야.

욕심 내면 끝일까봐.

내가 머랭쿠키 안 먹어봤다고 먹으러 가자고 했잖아.

사실 좀 더 있고 싶어서 거짓말 한 거야.

머랭쿠키 엄청 많이 먹어봤어.

카페에서 내 손 잡아주며 손에 뽀뽀 해주고 이마에 뽀뽀 해줬지.

나도 너한테 뽀뽀해주며 알바생 몰래 입술에 뽀뽀하구.

집 가서 혹여나 너의 태도가 변할까 두려웠는데 그대로라서 마음이 놓였어.

다음주에 또 볼 생각에 나 엄청 신났었다?

너한테 잘 보이려고 운동도 하려 했고, 예쁜 옷도 보고 있었어.

너랑 공방도 가고 싶었고, 500피스 퍼즐도 방탈출도 하고 싶었어.

앞 날을 생각한 거지.

너랑 행복한 앞 날을.

눈 뜨면 너랑 전화하고 행복했는데 갑자기 연락을 그만 하자고 하니 당황스럽더라.

어장 당한 거였다면 덜 힘들었겠는데 나한테 장문으로 보낸 너의 진심이 어장이 아니란 걸 알아서 더 힘들었어.

장거리 연애만 해 왔고 장거리로 상처 받은 너에게 나를 만나달라 애걸복걸 빌 수가 없었어.

보고싶을 때 보고싶고 술 마시면 데리러 가는 연애 상대가 나였으면 했는데.

억울해.

우리가 가까이 살았다면 사귀었을 거라는 생각에 너무 억울해.

다신 너를 만질 수도 느낄 수도 들을 수도 없다는 게 싫어.

우리 그 짧은 시간에 서로의 하루를 공유하며 지냈잖아.

너가 너무 그리워.

하루 만난 너가 이렇게 그리운 것도 싫어.

내가 예뻐지고 잘 나져서 다시 연락하면 돌아올 거라는 생각에 밥도 잘 안 먹어.

페북에도 검색해보고 별의 별 짓을 다 해도 너랑 이어질 수 없다는 게 견딜 수가 없다.

나 혼자만 너랑 미래를 꿈 꾼 거니.

그때 나만 좋았던 거니.

지금 정말 힘들지만 괜찮아질 거 알고 있어.

하지만 시간이 지난 뒤에도 너가 생각 날 거야.

넌 내 생각이 날까.

나중에 내가 아쉬워서 돌아오는 거라도 와주라.

웃으면서 보고싶었다고 할게.

이 글을 너가 봤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