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워킹맘

띠띠2020.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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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 판은 자주 보는데 글은 처음 써보네요. 글 솜씨가 좋지 않아서 글이 매끄러울지 모르겠네요..

그냥 심숭생숭하고 생각 정리도 안되고 하소연 할 곳도 없어서 여기에 글 적어봅니다. 저보다 인생 선배님들의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인생에 옳고 그름이 어디있겟냐마는 그래도 뭐가 조금이라도 더 옳은 방향일까요?

저랑 남편은 맞벌이에요. 그리고 세상 제일 사랑하는 5살 아들이 하나 있습니다. 정말 이 세상 모든 부모가 그렇겠지만 눈에 넣어도 안아프고 진짜 아들을 위해서는 모든걸 다 해줄 수 있는 그런 마음이에요. 근데 제가 딱 한가지 아들을 위해 포기하지 못한게 제 일이에요..

20대가 되자마자부터 꿈을 위해 열심히 달렸고 정말 하루도 편히 쉬어본 적 없는 것 같아요. 공부에 알바에.. 하루 두 시간씩 자며 산 적도 있어요. 그렇게 노력을 해서인지 지금은 나름 꿈을 이뤘다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문제는.. 제가 일이 많아서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하루2.3시간 정도에요. 일에 평일.주말이 없어서 그냥 매일 그 정도에요. 그래도 아들과 보내는 시간 정말 모자람 없이 놀아주고 아들만 바라봐주려고 노력 많이 합니다. 남편은 프리랜서라 상대적으로 아들과 보내는 시간이 길어요.

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일이 별로 없어서 일찍 집에 와서 아들이랑 세시간동안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았습니다. 땀도 뻘뻘 흘리며 같이 뛰어놀았어요. 아들이 웃는 모습에 힘든 것도 잊혀지더라구요~ 근데 저녁먹으러 집에 돌아오는 길에 아들이 눈물을 글썽이며 "엄마 나랑 놀이터와줘서 고마워요"하는데 진짜 가슴이 찢어지게 아팠습니다... 그 말을 하고는 눈물을 쓰윽 닦고 웃더라구요...

제가 제 욕심에 아이에게 몹쓸 짓을 하나.. 이 생각은 전부터 참 많이 했습니다. 출산 일주일 전까지 일하고 출산 후에도 갑자기 일이 생겨서 3주 쉬고 다시 출근했어요. 그때 핏덩이를 집에 놓고 출근하는데 정말 한 한달은 출근길마다 울었던 것 같네요.. 미안해서..

그래도 이제는 아들도 저도 이런 생활에 익숙해졌다 생각했는데.. 애가 그냥 참고 있는가봐요. 아빠가 계속 엄마 일이 많대 바쁘대~ 얘기하니. 때 쓰면 안되겟구나.. 하고 있는가봐요.

제가 제 욕심에.. 아이의 인생에서 제일 중요할 이 시기에.. 아이 마음에 큰 상처를 만드는 걸까봐 너무 무섭습니다.. 나중에 커서 엄마는 나보다 일이 우선이잖아! 이런 얘기를 할까봐 너무 슬퍼요. 절대 그런적 없는데 조금이라도 아이와 시간 더 보내려고 항상 노력하는데..아이가 내 마음 알아주길 바라는 건 제 욕심인거죠..

주변에 아이 키우는 친구가 둘 뿐이 없고 그 두 친구는 다 전업주부라 제가 이런 얘기를 해도 그냥 "나중에 크면 돈 많은 엄마가 짱이래" "아들도 나중에 다 이해해줄거야" 이런 얘기뿐이고 제 상황? 마음?을 100프로 이해하진 못하는 것 같아요..

친정 엄마는 그래도 손주보다는 딸이 우선인지 니 인생에서 니가 주체가 되라 말씀하시며 일을 계속 하라고 하세요. 엄마는 저 낳고 일 그만둔게 두고두고 마음에 남고 후회도 됐었다며.. 남편도 아깝지 않겟냐며 그냥 일하는 시간을 줄여나가보자 하구요. 근데 현실적으로 일하는 시간 줄이기가 너무 힘들어요...

일을 상당 부분 다른 사람에게 일임하고 빠지든 아예 그만 두던해야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일을 그만두면 정말 평생 후회할까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걸까요?

최고의 선택이란 없겠지만 최선의 선택이 뭘까요. 인생 선배님들의 말씀 들어보고 싶습니다..

긴 신세 한탄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요즘 밤낮으로 많이 쌀쌀하네요. 다들 건강하고 무탈한 가을되시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