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쓰기)추가)13년만에 저를 찾아온 어머니

ㅇㅇ2020.10.12
조회142,321
안녕하세요. 우선 방탈 정말 죄송합니다. 주변에 객관적인 시선으로 마땅히 조언을 얻을 어른이 없어서 이곳에 글을 쓰는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거두절미하고 본론부터 말씀드려보자면 저는 현재 22살 학생이고, 저희 부모님께서는 제가 9살때 이혼하셨습니다. 가정폭력이 있었다거나 한건 아니고 그냥 사이가 안좋아지셔서 이혼하신걸로 압니다. 그때는 아버지께서 회사를 다니셨기 때문에 저는 9살때부터 아버지 손에서 길러졌어요. 아버지가 바쁘셔서 집에는 저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지만 그래도 괜찮았습니다.
어머니께서는 두분이 이혼하신 후로 한번도 저를 찾아오신적이 없으세요. 이유는 저도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이혼하시고 처음 저를 떠나가실때 일주일 밤만 자면 그때부터는 자주 찾아오겠다고 하셨던 어머니는 1년이 지나도 5년이 지나도 저를 찾아오시지 않았습니다. 이따금씩 하는 통화가 전부였지만 그마저도 중학생이 되어서는 끊어지게 되었습니다.가끔씩 철없는 어린애처럼 엄마가 보고싶다고 아버지께 무작정 떼를 쓰기도 했었는데 그때마다 아버지께서 엄마는 많이 바빠서 못오시는거라고, 다음에는 꼭 오라고 해보겠다고 저를 달래주셨지만 전 늘 그러셨듯 다음번에도 엄마가 오시지 않을거라는걸 알고 있었어요. 그래도 어머니를 미워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정말 바쁘셔서 못오시는거라면 어머니도 저만큼 저를 보고싶어 하시리라 생각하고 언젠가 만나기를 바랐습니다.
그러다가 최근에 어머니께서 연락해오셨습니다. 제목대로 13년만에요. 그래서 뛸듯이 기쁜 마음에 만나기 며칠전부터 드릴 목걸이까지 사서 어머니를 만났습니다. 저녁을 사주시겠대요. 같이 밥을 먹으면서 들은 내용은 별 얘기 없었습니다. 그동안 너무 바빴다. 못찾아와서 미안하고 앞으로는 엄마랑 같이 사는게 어떠냐.. 뭐 이런 내용뿐이었습니다. 저는 어머니와 함께 하고 싶은 마음도 컸지만 그동안 저와 함께 해주신 아버지에 대한 감사한 마음도 컸기에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답했고 어머니는 알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헤어졌어요. 저는 집이 가까워서 걸어가고, 어머니는 차를 타고 가시겠다고 하셔서 걸어왔습니다. 조금 걸어오다보니까 준비한 목걸이를 못드린게 생각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혹시 그 자리에 아직 계시면 지금 드리려고 걸음을 옮겼습니다. 어머니께선 아직 그자리에 계셨습니다. 그리고 웬 아저씨 한분과 고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여자 아이가 함께 있었습니다. 아마 재혼하신 분과 그분의 혹은 그분과의 가족이겠죠.. 저와 얘기하실땐 한번도 제대로 웃어보이시지 않았던 어머니께서는 그분들과 함께 환하게 웃고계셨습니다. 그 사이를 차마 비집고 들어갈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목걸이는 드리지 못하고 혹시나 저를 눈치채실까 그냥 도망치듯 황급히 뛰쳐나왔습니다.
쓰다보니 길어졌는데 대충 이런 상황입니다. 저는 어머니께서 왜 13년만에, 그것도 이미 새로 꾸리신 행복한 가정도 있는데 갑자기 저를 찾으시는지 이해할수가 없어서 요즘 혼란스러운 상태입니다. 직접 여쭤보기엔 용기가 나질 않고요. 또 13년간 노력하며 저를 있는 힘껏 정으로 키워주신 아버지를 떠나 어머니와 함께 살 이유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혼란스럽습니다. 그토록 보고싶어 하고 함께 하고싶어 했던 어머니인데, 다시 만난 어머니의 존재가 왜이리 저를 힘들게 할까요. 어머니만 만나면 모든것이 동화처럼 행복하게 해결될줄 알았던 제 잘못인가봅니다.




추가합니다.
안녕하세요. 우선 많은 조언 정말 감사합니다. 댓글 확인하러 들어왔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써주신 댓글들은 빠짐없이 모두 읽어보았습니다. 그렇군요.. 제 장기나 제가 벌어다줄 돈이 필요해서.. 어쨌든 뭐든지 좋은 의도는 아닐거라고 하셨죠. 대부분 어머니와 연락을 끊고 여태까지 키워주신 아버지께 효도하라고 말씀해주시던데 그렇게 하기로 생각을 굳혔습니다. 어머니와는.. 천천히 연락을 끊어갈 예정이고요, 이번에 있었던 만남도 아버지께 말씀드리고 조언을 구하고자 합니다.(+어머니와 같이 살지 않으려고 합니다. 단지 댓글에서 조언해주신대로 아버지와 여러모로 많은 이야기가 필요할 것 같아서요.) 어머니에 눈이 멀어 순간적으로 여태까지 키워주신 아버지를 생각하지 못했던 제 탓입니다. 조언해주신대로 제 가족은 아버지 뿐이다 생각하고 마음 단단히 먹어야겠죠... 정성껏 저를 길러주신 아버지께 잘하겠습니다. 그러니 말은 조금만 둥글게 해주세요.
다시한번 조언 감사드립니다. 날도 쌀쌀해지는데 건강 조심하세요.
+상황이 조금 정리된다면 추후에 다시 추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