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게임의 도전장 - 1

덤벼라게임아2020.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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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게임을 좋아한다.

게임이라면 무조건 끝판을 봐야하지 않겠는가?

내가 게임에 있어 가장 좋아하는 건 두 장면이다.

첫 번째는 나에게 무릎 꿇기 전 멋모르고 날뛰는 녀석과 첫 대면하는 장면이며,

두 번째는 저가 태어난 이유를 심오히 번뇌하며 내 앞에 무릎을 꿇는 장면이다.

그렇다.

나는 게임 정복자다.

그 유명한 수퍼 마X오조차 내 앞에선 특유의 활발함을 잃은 채 빨간 모자를 내리 벗고 내 앞에 무릎 꿇었다.

내 안의 작은 정복자를 숨기며 살던 나에게 어느 날,

누군가가 도전장을 내밀어왔다.

때는 바야흐로 3일 전.

쉬는 날 모처럼 아늑한 침대에 뒹굴던 나는 스토어에서 한 점프게임을 발견했다.

나는 여기서 그냥 지나쳤어야만 했었는지도 모른다.

듣도 보도 못한 앱이었지만 아기자기한 산타 케릭터가 내 손을 두 손 꼭 쥐고 설치 버튼 위로 끌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내 두 손은 총 게임 플레이 삼천 시간을 육박한 이 몸에 익숙해져 이미 핸드폰을 좌현 90도 방향으로 틀고 있었다.

케릭터는 두 개였고 나는 나의 가슴의 첫 눈을 앗아간 산타를 선택했다.

게임이 시작되자 평화로운 음악과 분위기의 배경화면이 나의 눈멎은 이성을 감싸 안았다.

하지만 어느 게임이든 끝판을 깨버리자는 돌격 정신으로 똘똘 뭉친 나의 기개는 굳건했다.

너무 쉬웠다.

지나가는 메뚜기에게 여 오늘은 풍년이니 배불리먹어도 됨세라며 풋풋한 인사를 건네는 것보다도 쉬웠다.

하지만 스테이지2로 가니 상황이 조금 이상해져가는 것을 느꼈다.

퍼질러진 양말 같았던 내 몸은 학창시절 23번이었던 내가 23일 수학 선생님이 오늘은 누가 나와서 적분을 풀어볼까라는 무시무시한 금기어를 들은 것과도 같이 발바닥과 머리카락이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나에게 도전한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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