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살 내 착한 강아지 하늘소풍 갔어요.

ㅇㅇ2020.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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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10월13일 오전에 15년 키운 우리 강아지 하늘로 소풍 보냈어요.

중1때 내곁에 와서 한번도 떨어져 본적 없는 내강아지.
내가 커오면서 힘든일이 있을때면 존재자체만으로 나에게 힘이 되준 그런 아이에요.

말티즈+시츄 믹스견 암컷인데 너무 순하고 이뻤어요.
사람한테 한번 으르릉 거려본적도 없구요.
저랑 장난치다가 실수로라도 제 팔에 살짝 긁히기라도해서 제가 아픈척 하면 미안해서 핥아주고 애교 부리던 아이었어요.

항상 함께 했던 강아지라 이별의 시간이 오지 않을줄 알았는데 어느순간 봤더니 내 아기강아지는 늙은강아지가 되어있더라구요.

이번년도 봄까지도 활기차게 뛰어다니고 아픈곳하나 없길래 저와 가족들은 우리강아지가 20살까지도 충분히 살줄 알았습니다.
이번년도에 떠날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매년 기본 검진도 했었고 의사샘도 항상 건강하다고 했었거든요ㅠ

그런데 이번 7월,
급 더위가 온 날 출근인사를 하려고 하는데 애가 쓰러져서 숨을 못쉬고 있는거에요. 다급히 병원으로 갔더니 이미 심장병말기 더라구요...
평소에 기침을 한다던지 심장병증세가 아예 없었다고하니 이렇게 무증상인 경우도 있다고 하더라구요.
이미 말기라서 남은생 심장병약을 먹어야하며 얼마나 더 살지는 보장 할수 없다고 했어요.
의사가 솔직하게 내일 당장 죽어도 이상할 나이는 아니라고 냉정하게 말하더라구요.
15년을 다닌 병원인데 내강아지의 죽음에대해서 냉정하게말하는 의사의모습이 정말 무섭더군요..

그날 심장병에 폐수종까지와서 산소치료를받고 퇴원을 하는데 돌맹이로 뒷통수를 맞은 느낌이었어요.
내가 이제 이애랑 이별을 해야되는건가.
그때 강아지 안고 길거리에서 펑펑 울었네요.

그날부터 저는 강아지에 제 모든시간을 올인 했습니다.
제 강아지에게 남은인생이 얼마남았든 외롭게 두기 싫었어요.
매일매일 언제든 이별할수 있단 생각으로 마음먹어가며 사진과동영상들을 남기며 최선을 다해 간호 했어요.

처음엔 약이 독해서인지.
물도 먹지않고 밥도안먹고 잠만 자더라구요.
살도 많이빠지고 정말 하루하루 견뎌주는게 감사했어요.
그 독한약(심장병약+이뇨제)은 먹여야되는데 일주일이상을 물조차 입에 대질 않으니 정말 속이 타들어갔습니다. 굶어서 기절도 여러번해서 동물병원에 데려가니 이젠 그냥 좋아하는음식을 주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날이후로는 진짜 좋아하는 간식들을 챙겨 줬더니 거짓말처럼 너무 잘먹는거에요.
8월중순부터 맛있는 걸 줬었는데 물도잘먹고 살도근육도 다시 다 붙었었어요.
산책도 나가면 애기강아지때처럼 뛰기도하고 건강을 되찾는것처럼 보이더라구요.
그렇게 10월 첫쨋주까지 맛있는것도 많이먹고 산책도 많이하고 행복하게 지내다가.

떠나기 3일전부터 잠도못자고 숨쉬기도 힘들어하더라구요.숨을 쉬는데 코옆에 털이 날릴만큼 호흡이 가빨랐어요..
떠나기전날밤 갑자기 기운차게 온 집안을 다 돌아보더니 제곁에와서 애교도 많이부리더라구요.
밤에 밥도 한그릇뚝딱하고 물도 왕창 먹더라구요.
아! 마지막 응아를 했는데 아주 씨커먼 변을 보더라구요.. 그게 지금 생각해보면 마지막 혈변인것 같아요. 그래서 마지막으로 목욕도 깨끗히 하고 강아지 앞발을 꼬옥 잡고 잠에 들었습니다.

그러고 다음날 오전7시부터 숨쉬기 힘들어하더니..3번의 심장발작 끝에 떠나드라구요.
어찌나고통스러워하던지..1시간반동안 어찌나울어대던지..
15년동안 아픈 내색 한번 안하더니 떠나기전에는 정말 많이 울더라구요ㅠㅠ
죽기직전 제 눈을 보며 어찌나 서럽게 낑낑 되던지 아직도 그모습이 선합니다ㅠㅠ
폐수종이 물속에 빠져 죽는 고통이라고 하더라구요ㅠ..
눈 뜨고 숨이 멈추더니 입으론 거품이 코로는 폐에찼던 물들이 다 나왔어요.

쓰러진 7월 그날부터 이별을 생각하고 마음준비를 했었는데.. 막상 떠나니 억장이 무너지고 못해준것만 생각이 나네요ㅠ

항상 아픈 증상이 없어서 아픈줄 몰랐었는데,주인 걱정할까봐 아픈걸 숨긴건가 하고 마음이 찡해지기도 하구.. 많이 힘들었었으면서 떠나기전 날까지 제곁에와서 애교부린거 생각하면 너무 기특하기도하고 안쓰럽기도하네요.
그 아픈 몸으로 집안을 돌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보내고 난 후 어제는 꿈에도 나와서 맛있는것도 잘먹고 즐겁게 뛰어놀더라구요.
제가 너무 걱정하니까 잘있다구 위로해주러 온 것 일까요?

의사말대로 이제는 심장병말기라 치료도안되고 나아지는건 없으니..굶어죽이느니 먹고싶은거 먹이래서 간식이든 뭐든 먹였는데.. 제가 죽인것같아 죄책감도 드네요. 그냥 모든게 제 탓 같습니다ㅠㅠ

강아지가 떠나고 나서 식구들도 강아지사진만보며 그리워하고 있습니다ㅠㅠ

내가족이자내친구이자내애기인 내강아지를 하늘로 소풍보내니 마음이 울쩍하여 여기에 글적네요.
두서없이 긴글 적어 죄송합니다ㅠ


+
많은 위로와 조언 정말 감사합니다.
격려의 댓글 하나하나가 저에게 정말 큰 힘이 됐습니다ㅠㅠ

강아지가 떠날때 눈을 감지못하고 떠나더라구요.
원래 동물들은 마지막에 다 뜨고 간다고 하더라구요ㅠ
떠난 직후 가족들에게 강아지가 떠났다고 전화를 했고 소식을 들은 가족들은 모두 아침에 우리집으로 와주었어요.
(기혼이라 다른지역에 떨어져서 지냅니다)
시간상인지 그런지는 몰라도..
가족들이 다 모이니까 강아지가 잠을 자듯이 눈을 감더라구요.. 정말 이쁘게 잠을자는 모습이었어요.
가족들이 보고싶어 못 감고 기다리다가 다보고 간것이라고 믿기로 했습니다ㅠㅠ
그러고 가족들과 함께 강아지장례식장으로 가서 장례를 치르고 화장을 하고 왔습니다.

강아지가 떠난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아직도 강아지 사진만 보고있고 보고싶어 죽겠습니다ㅠㅠ
반려동물을 키우는사람들만 느낄수 있는 마음 일 것 같아요.. 자식 또는 친구를 잃은 기분입니다ㅠㅠ..

환생이라는것이 있다면 꼭 다시 만나고 싶습니다..
그날이 오기를 기다리며 슬퍼도 꾹 참고 더 열심히 살아야 겠지요ㅠ

감사합니다...

++
그리고 댓글에 강아지가 고통받을거 생각하면 불쌍하다고 안락사를시켜주지 라는 글 보았습니다.
처음 쓰러지고 식음을전폐해 병원을 재방문했을때 의사선생님께 강아지가 많이 고통스럽다면 차라리 안락사를 시키는 방향이 좋겠냐고 여쭤보니,
제 강아지가 걸린 심장병은 약만 잘 먹으면 평소에는 아프고 고통스러운 질환은 아니고 갑작스런 심장발작이 일어나면 그때가 위험하고 한번에 죽을수있는 병이라고 강아지가 끝까지 생명이 다할때까지 옆에있어주며 마지막까지 행복하게 살수있게 케어해주라고 하더라구요.,
물론 의사의 말이 100%정답은 아니라고 생각하구요..
떠나보낸 지금까지도 어떤방향이 정답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이랬어도 후회, 저랬어도 후회 했을것 같아요.
지금 현재도 이랬으면 더살았을까.. 저랬으면 더 살았을까..후회도되고 죄책감도 많이드네요ㅠㅠ

우리 강아지가 좋은곳에서 더이상은 아프지 않고 신나게 뛰어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