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20대 호구시절 이야기

첫판쓰니2020.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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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유니라는 친구가 있었다. 고1때 같은 연예인을 좋아하면서 친해진 친구였다. 이때 뭉치게 된 친구들은 나 포함 총 5명. 우리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도 대학은 달랐지만 수시로 만나며 친하게 지냈다.

나는 그당시 친구들 중에서 가장 먼저 취업하여 사회물도 빨리 먹었지만, 등신 상등신 호구 상호구였다. ㅋㅋㅋ 지금도 친구들과 유니이야기를 할 때면 우리가 유니덕분에 호구탈피 그나마 한거라며 나름 위안을 삼기도 했다.


내가 한 호구짓 중 기억나는 것만 몇가지 적자면...



유니가 대학교때 교환학생 비슷한 걸로 중국으로 유학을 간 적이 있었다. 그땐 난 취업하여 이미 신입 6개월차였다. 첫 여름휴가로 친한 유니를 보러 중국으로 날라갔다. 유니가 있을때 놀러가면 좋겠다는 단순한 생각이었다. 그렇게 놀러가서 만나자마자 내가 가지고 있던 여행경비를 유니에게 모두 맡겼다. 유니가 자기가 중국어를 할 줄 알고 너는 모르니, 일정이나 비용을 자기가 관리하겠다고 했다.

난 유니만 믿고 간 것이어서 어디어디를 가게 될지는 아무것도 몰랐다. 그냥 따라만 다니면 될거라 생각해서 당연히 별생각없이 가져간 여행경비를 몽땅 줬다.

지금 생각하면 4박5일 기간에 50만원 정도 줬던거 같다. (지금부터 17년 전 이야기다.) 난 호텔이나 이런건 유니를 믿고 아무것도 예약하고 가지 않아서 여행경비가 얼마나 들지 정확한 계산은 하지 않았었다.

여행은 유니와 유니의 남자친구(같이 유학중인), 유니의 남자친구의 친구, 그리고 나 이렇게 4명이서 다녔다. 다른 사람들의 경비는 어떻게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들 나처럼 유니에게 돈을 맡긴것인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첫날은 유니네 집에서 같이 잤고, 여행지를 옮길때 숙소는 유니의 남자친구가 현지에서 발품을 팔아 숙소를 구했다. 하지만 그때 그 어린나이에 내가 보기에도 남친이 물어온 숙소는 너무나 너무나 낙후되어 있었다. ㅠㅠ 벽에 이상한 낙서도 써있고, 길게 금이 가있고...우리나라 시골 민박보다도 못한 곳이었다.

난 보면서 뜨악했지만...다른사람들의 기분이 상할까 따로 내색하지는 않았다. 그냥 아무것도 잘 모르던 내눈에도 그 숙소는 할렘가처럼 보였다.

유니는 여행중 남친과 말다툼을 해서 기분이 나쁘면 차에서 내리질 않았다. ㅠㅠ 봉고차 같은곳에 태워서 여행스팟을 둘러볼 수 있게 기사님이 돈을 받는 그런거여서 봉고차를 타고 이동을 좀 했었다.

어떤 8층 목탑 같은 곳에 도착했는데, 유니는 남친과 싸운 뒤 아프다며 봉고차에서 내리질 않았다. ㅠㅠ 난 여행온 것이었기에 저 목탑도 보고싶었고, 아프다는 친구의 눈치도 보였다. 나도 못된년인지 그순간엔 아프다고 하는 친구보다는 여행분위기를 망치는 친구가 좀 원망스러웠다.

여자처자 여행은 모두 마무리가 되었고, 난 남은 여행경비는 돌려받지 못하고 귀국했다;; 오히려 면세점에서 쓰려고 가지고 있던 달러 몇푼을 유니를 주고 와버렸다. 내가 자진해서 준건지, 유니가 빌려달라 했는지는 지금은 기억이 안난다. 암튼 난 그렇게 현금 만얼마쯤을 들고 귀국비행기에 올랐다.

지금도 궁금한게 여행경비가 남았을까? 모자랐으면 아마도 말했겠지? 저런 이상한데서 잤는데 여행경비가 빠듯한걸 내가 오해하고 있는걸까 궁금하긴 하다.






유니네 어머니는 즐겨드시던 건강식품이 있었다. 액상 병으로 된 제품이었다. 내 대학친구의 오빠가 그런걸 파는 영업직이라 그 오빠를 통해 직원가로 할인해서 살 수 있어서 나는 친구가 오빠한테 그걸 받아두면, 친구네 집에가서 가져다가 다시 유니네 집에 가져다 줬다.

그 약은 한병에 500ml짜리 10개가 들어있는 박스형식이었다. 난 당연 차같은건 없었고, 연신내에 사는 친구집에서 그 약을 가져다가 일산 우리집까지 들고왔고, 그걸 다시 대중교통을 이용해 친구네 현관앞까지 들고갔다.

유니네 집은 차가 있었다. 무게도 제법 무거워서 들고서 버스타고 다니기도 힘들었는데 아직도 내가 왜 그걸 배달료 받은 것도 아니고 가져다 줬는지 나를 이해할 수가 없다. ㅋㅋㅋㅋㅋㅋ

같은 일산인 우리집까지만이라도 유니네 부모님이 그걸 가지러 와주신적이 있다면 좋았겠다...생각은 해보지만, 꽤 여러번의 수고가 이어졌으나, 한번도 가지러 오신 적은 없었다. 그때 처음으로 우리 엄마가 이걸 너가 왜 갖다주냐며 나한테 한소리를 했었다.

유니네 엄마가 먹던게 10만원쯤 됐었다. 유니네 엄마는 그걸 내 친구 통장으로 바로 입금했다. 난 그냥 배달만 했다....ㅋㅋㅋㅋ 무료봉사.

문제는 나와 유니가 사이가 틀어져서 연락을 하지 않은 뒤로도 내 친구에게 직접 연락해 건강식품을 원했다는 거다. 친구는 손해볼 것도 이득볼 것도 없어서 그냥 입금해주면 유니네 엄마가 와서 몇번 가지고 갔다고 나에게 말해줬다. 뭐...그것까진 별로 문제가 안된다. 문제는 유니네 엄마가 내 친구에게 건강식품을 너무 자기한테 비싸게 받아먹었던거 같다며 생트집을 잡기 시작했다. ㅋㅋㅋㅋ 내친구는 어이가 없었다;;; 100원한장 남긴게 없었는데 뜬금없는 태클이었다. 친구는 여지껏 계속 10만원을 받았고 더 비싸게 판적도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듣고 친구에게 너무 미안했다. 친구에게 더는 유니네엄마와 연락하지 말라고 이야기했다. 오빠 회사 관뒀다고 하라고 핑계거리도 알려줬다.





대학생 시절이었을까? 유니에게 3만원인가 5만원을 빌려준 적이 있었다. 유니는 빌려가기만 하고 언제까지 갚겠다고 하지 않았다. 나도 대학시절 궁핍했기에 어느날 그 돈이 꼭 필요했다.

유니에게 그때 빌려간 돈을 언제줄 수 있는지 물었다. 유니는 무척 짜증을 냈다. 받으러 오라고 심통을 부렸다. 난 좀 속상했지만, 돈이 급했기에 그 돈을 받으러 유니네 집에 찾아갔다.

유니가 집안에 들여보내주지도 않고, 현관에서 그돈을 줬다. ㅋㅋㅋㅋㅋㅋㅋ 너때문에 엄마한테 말해야 해서 엄마돈을 받아 날 주는 거라 짜증이 엄청 나있었다. 그때 처음으로 묘하게 짜증이 났다. 난 그전에도 무수한 호구짓을 당했지만 기분이 나쁘진 않았는데, 그때 처음으로 나빳던거 같다.





언젠가 내 생일이었다. 유니는 중국에서 돌아온 뒤였다. 내 생일이라 모이자고 해서 유니와 유니의 남친과 또다른 친구 연주가 같이 모이기로 했다. (나머지 친구들은 그때 지방에 가있거나 해외에 가있었다.)

문제는 내가 없을때였다. ㅋㅋㅋ 그때는 나만 일하는 중이었고 다들 대학생이었다. 연주도 돈이 없었고, 유니도 돈이 없었다. (다시 확인해보니 연주피셜 유니는 돈이 있었지만 5000원 밖에 없는 연주에게 돈을 빌려주고 싶지 않았다고 함) 그래도 뭐라도 해주고 싶었는지 없는돈을 아껴보자며 유니가 날 위해 케이크를 만들자고 연주에게 제안했다고 한다.

그날 유니네 집에서 유니와 유니남친과 연주는 모여서 케이크를 만들었다. (연주 말로는 케이크 재료사는 돈이 더 들었다고 한다...ㅡ_ㅡ 그때 당시 4만원이 들었다고 하니...) 근데 다 만들고 나를 만나러 나가는 길에 사단이 났다. 유니는 작은 강아지 한마리
키우고 있었는데, 나를 만나러 나갈때 강아지기 같이 나가려고 현관에서 발버둥을 쳤나보다. 그래서 유니의 남친이 그 강아지를 손바닥에 얹은후 슬라이드로 거실까지 밀었다. 유니는 그걸 보고 강아지를 던졌다고 유니남친에게 미친듯이 화를 내기 시작했다...;;

뭐...기분이 나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유니는 기분나쁘다고 내 생일모임에 안나간다고 했다. 연주와 유니남친보고 니들끼리 가라고 했다고 한다. ㅋㅋㅋㅋ 내 생일인데 유니없는 유니남친...그리고 연주를 만나게 생겼다.

유니남친이 싹싹 빌어서 겨우 내 생일모임에 결국 유니도 나왔지만, 분위기는 ㅈㅁ 이었다....ㅡ_ㅡ 화가나더라도 남친은 보내고 유니랑 연주만 오던가;;; 굳이 내 생일에 자기남친을 껴서 그것도 기분나쁜 상태 티를 퐉퐉 내며 왜 앉아있는지 의문이었지만;;;

나는 성격상 껄끄러운걸 까내는 스타일도, 그냥 무던하게 넘기는 성격이라 그러려니 하고 그날은 넘어갔다. 실제로 난 당시 그닥 어이없거나 화가나지도 않았다;; ㅋㅋㅋㅋ 옛날 기억 되살려 곱씹어보니 그때의 아무렇지 않은 내 자신이 놀라울 뿐이다. 20대의 나는 부처인가 호구인가...


갑자기 고딩때의 일도 떠오른다. ㅋㅋㅋ



고딩 야자전 저녁시간, 나는 바깥에서 끼니를 해결할 생각으로 친구 지니와 분식집으로 나갔다. 유니는 나간김에 자기는 라면을 먹겠다며 컵라면을 사다달라고 부탁했다.

문제는 라면을 사온 뒤였다. 나는 깜박하고 나무젓가락을 챙겨오지 않은 것이다! 유니는 내게 엄청난 화를 냈다~그냥 화를 낸 정도가 아니라 내가 밥먹느라 지배만 채우고 친구는 굶게 만들었다는 식으로 비꼬기 까지 했다.

나는 엄청 서러웠다. 젓가락을 빼먹은 것은 나의 실수지만 그렇다고 날 이렇게까지 몰아부쳐야 하는 이유가 있는 것인지. 너무 속상해서 책상에 엎드려서 엉엉 울었다. ㅡ_ㅡ 그제서야 화가 좀 누그러졌었다.

내가 너무 꺼이꺼이 울어서 지나가던 다른반 애들까지 구경을 왔던 기억이 난다.




유니네 어머니는 가끔 김치손만두를 엄청 만드셨다. 난 이집 만두를 참 좋아했다.

근데 유니네 엄마는 꼭 내가 놀러가면 만두를 만드셨다. 유니네는 김치냉장고가 있었는데, 좌우 문짝이 한개씩 있는 스타일이었다. 그중 한쪽을 다 채울정도로 한번에 많이 해서 김치냉장고에 보관을 하시곤 했다.

나는 놀러가면 유니네 엄마가 만두를 만들고 계셨기에 만두를 빚는 유니를 따라 자연스레 만두노역에 참여하게 되었다.

해본사람은 알겠지만 만두를 만드는건 쉽지 않다. ㅋㅋㅋ 나는 그렇게 만두시기가 될때마다 불려가서 만두를 함께 빚고는 한봉지 정도 싸주시는 만두를 가지고 집에 올 수 있었다.

난 단순히 만두를 먹을 수 있어서 좋았는뎈ㅋㅋ 친구들은 노역이라고 말해줬다. ㅋㅋㅋㅋㅋ 나는 만두 1인분에 팔린 것이다.





유니가 유니의 중국유학당시 만나던 남친과 결국 결혼에 골인했다. 내가 24-25살 정도 였던거 같은데 암튼 내 친구들 중에 제일 빨리 결혼했고, 다들 친구가 결혼한 경험은 처음이었다.

유니는 결혼선물외에도 친구들에게 신혼여행 놀러가서 입을 비키니를 사달라고 했다. (결혼선물은 따로 있었다. 이건 추가 보너스 같은;;;) 자기는 어떤 스타일이 좋다~이런걸 세세하게 지정해줘서 나와 연주와 지니와 또다른 친구 수미는 사이트를 옮겨가며 열심히 골랐다. 그렇게 해서 신혼여행가서 재밌게 놀고 입으라며 사준게 화근이었다.

유니는 자기는 가슴이 큰데 이런 스타일을 사주면 어떻게 하냐고 우리에게 화를 냈다. 난 당시 잘 몰랐는데 다른 친구들은 이미 유니에게 여러가지 이유로 기분이 상할대로 상해있었지만, 결혼도 앞두고 있어 티를 많이 내지는 않고 있었던 상태였다. 그런데 기껏 자기가 스타일 집어준대로 골라줬는데 막상 입어보니 맘에 안들었는지...ㅡ_ㅡ 역정이란 역정은 다 내며 툴툴 거렸다.

하아....진심 맥빠지던 순간이었다.





난 병원에서 근무해서 야간당직근무가 있었다. 당시에는 오후 5:30에 출근해서 아침 8:30에 퇴근하는 15시간 퐁당퐁당 야간근무를 할 때였다.

유니는 웨딩촬영하는데 사진찍어줄 사람이 없다며, 일끝나고 10시까지 자기 웨딩촬영하는 곳에 와달라고 했다. 나는 밤새 일하고 친구의 부탁을 들어주려 가지고 있던 카메라를 가지고 잠한숨 못자고 웨딩촬영장에 바로 갔다. 다른 친구들은 이때 이미 열받은 상태라 아무도 웨딩촬영을 찍어주려 하지 않았다;;;(난 몰랐다..ㅋㅋ)

유니의 잔심부름과 웨딩촬영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주는데, 유니가 갑자기 나에게 제안을 했다. 신부랑 들러리 사진도 찍어주는데 같이 찍고 싶다고 나보고 여기서 드레스를 빌려서 사진찍는건 어떠냐고 물었다.

비용은 물론 내가 내는 거였다. ㅋㅋㅋㅋ 난 뜬금없이 큰돈 써가며 촬영을 하고 싶지는 않았기에 거절했다. 유니는 드레스 사진을 나랑도 찍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 무척 아쉬워했다. (이때는 그래도 예전보단 좀 더 똑똑했나보다.)

연주와 지니와 수미는 밤새 일하고 잠도 못잔 애를 웨딩촬영장에 불러서 들러리 시켰다고 격노했다!

그도 그럴것이 웨딩준비를 하는 내내 나를 불러서 같이
다녔다;; 나는 당연 야간근무였고...드레스를 고르거나, 네일을 뭘로 할지...등등~ㅎㅎㅎ 난 그때 제법 건강했나보다. 잠안자고 같이 끌려다닌거 보면


이것 말고도 더 있지만;;;

유니와 헤어지게 된 이야기도 어이가 없지만...여기선 생략하고. 일단 어린 시녀시절을 떠오르며 적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