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밤마다 행상인 소리에 괴로워요

2020.10.21
조회37,417
잡음으로 인한 소음은 전혀 불만없고 아무렇지 않은데요,
창문 아래서 찹ㅡ! 쌀ㅡ! 떡ㅡ! 망ㅡ! 개ㅡ! 떡ㅡ!
또렷한 소리를 5분~10분 동안 한자리에서 외치시고
20분~30분 간격으로 순회하며 반복하세요.

먹자골목에서 건너오셔서 몇 안되는 1층 상가 겨냥해
초저녁부터 식당 마감 새벽까지 외치시는데 창문을 닫아도
티비소리가 묻히고 전화를 할 수 없을 지경의 고성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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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20대 여자입니다.

저는 4층 건물의 2층에서 4년 이상 살고 있어요.

첫 독립이라 낯설어서 한산한 주택가 아닌
길 건너 먹자골목 있는 원룸살이 중이에요.

경찰서, 소방서, 보건소, 도서관, 시청, 구청, 주민센터 등
관공서 밀집 동네이자 아파트 단지 둘러싸인 산책로,

초중고 스쿨존, 대학교, 학원, 공원, 광장, 병원, 약국,
편의점, 백화점, 아울렛 등 역세권은 물론이고

다이소, 올리브영, 아트박스, 스타벅스, 뚜레쥬르, 파바, 배라,
버거킹, 맥도날드, 롯데리아, 이마트, 홈플러스 등
편의시설이 워낙 좋아 정착하게 되었어요.

다만, 제가 저층이다보니 창문 열면 바깥 소리가 잘 들리는데요.

지나가는 사람 괴성, 음악 소리는 괜찮은데
찹쌀떡~ 망개떡~ 메밀묵~ 번데기~ 소리가 이제 너무 괴롭네요.

처음 터전 잡았을 땐 밤마다
찹쌀떡~ 망개떡~ 메밀묵~ 번데기~ 소리 들려도
타지에서 혼자 사는 여자라 적막함이 무서워 위안 삼았습니다.

자전거 끌고 찹쌀떡 망개떡 파시는 아저씨 한분,
손수레 끌고 메밀묵 번데기 파시는 아저씨 한분,
이렇게 두 분이 번갈아 이른 저녁부터
길게는 새벽까지 출몰하시는데요.

초창기 망개떡 한번 먹어보자 싶어 소리가 들리면
잠옷바람 갈아입고 지갑에 돈 꺼내서 내려갔는데
인파속으로 사라지셔서 못 먹어봤고

추억의 번데기 사먹으러 갔더니 자판기 종이컵보다
미묘하게 사이즈 작고 잘 구겨지는 얇은 종이컵에
한국자도 안담기는데 3천원이라고 해서
두컵 산 뒤로는 비싸서 안사먹었네요.

손수레 번데기 아저씨는 주로 주말
트로트뿜뿜 확성기 틀고 다니시고,
자전거 떡아저씨는 매일 말로 하시는데
작년부터 유난히 시끄럽고 잦아지셨어요.

작년까지만 해도 미세먼지 심각했는데 마스크 안하시고
목청껏 외치고 다니셔서 안쓰러웠거든요.

그런데 올해는 코로나가 심각한데도 마스크 안하시고
역시나 목청껏 외치고 다니세요.

아빠뻘인 분이 추우나 더우나 길에 나와 밤새도록 돌아다니고
가끔 취객들이 흉내내며 놀리는거 창문 너머 내다보면
마음 아파 신경 쓰였는데

생계가 많이 힘드신지 필사적으로 찹쌀떡 망개떡 외침이
점점 소음이 되어 스트레스로 다가오네요..

성악가 성량이셔서 쩌렁쩌렁 데시벨이 창문 뚫고 들려와요.
간혹 목소리 갈라지시고 반복되는 외침이 자정 넘어 지속됩니다.

월세 특성상 저만큼 장기거주한 입주자가 없는 것 같아
다들 민원 안하는 모양이에요.

그분의 생계를 위협하고 싶지 않은데
제 일상이 방해 되는 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최근 외출 삼가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고
불면증에 노이로제 걸려서 힘드네요..

사진은 2.5단계 숨통 트였던 시기의 카톡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