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의 사랑 그리고 이별 1

김센스2008.11.19
조회1,024

 

이제 제법 쌀쌀해지면서

바람이 옷 속을 스쳐가 추위를 제법 느끼게 하는 겨울이네요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니까

뭐 옛생각나는데

어디다가 하소연할때는 없고

그냥 담배하나 물면서

오늘만큼은 진지하게

키보드질이나 하렵니다

 

 

옛날부터 크리스마스랑 연말, 발렌타인데이, 생일(3월)

이렇게 패키지로 여자친구 복이 정말 없었어요

신기하게도 크리스마스랑 발렌타인데이, 생일 전에 꼭 깨져버렸죠ㅋㅋㅋ

 

첫사랑의 예전 남자친구가 자살하는 바람에 깨져버려서 힘들어 하던 어느날

컴퓨터를 틀었는데 짜증나게 인터넷은 안되고 버디만 되는 어이가 없던 날이었어요

(버디가 한창 지배하고 있던 시절이죠 ㅋㅋㅋ)

 

이래저래 너무 심심하고 새벽이 되니까 다들 자러가고

난생 처음 친구찾기를 들어가서 한창 유행하던 여섯글자 아이디 언니들에게

쪽지를 건방지게 보냈죠

 

그러다가 미안하다며 3~4시간 지나서 답장하나가 와서

이런 저런 이야기하다가 보니까 동네도 같고 나이도 같고 학교도 가깝더라구요

5일간의 밤샘 통화를 하면서 이 아이와 정말 생각하는 것도 똑같고 성격도 비슷하고 결국 첫사랑의 아픔은 흔적도 없게 만들어주었고

그 5일은 너무나 행복했어요

 

뒷조사는 시작되었고

얼굴이면 얼굴, 몸매면 몸매, 공부면 공부, 운동이면 운동, 돈이면 돈, 노래면 노래, 손재주면 손재주 뭐 하나 빠지지 않는 진짜 완벽한 아이였어요 

친구들도 한 번씩은 낚아보려고 했던 그런 아이! 꺆

 

한 번은 사진을 받았는데 이건 뭐 소문과는 다른 절벽이라는 소리에

절벽이라고 엄청 놀렸는데 자긴 태어나서 그런 소리 들어본 적이 없다고

두고 보자고 하는거에요

 

결국 만나서 그 아이는 가슴이 살짝 보이는 후드를 입고 왔는데

와 진짜 눈은 너무 커서 정면으로 쳐다볼 수도 없고

눈을 낮추자니 민망하고

눈을 높이자니 목이 아프고

그날 계속 땅만 보고 있었어요

 

뭐 처음이지만 버디가 이어준 인연치고는 상당히 문안하게

우린 그렇게 만나고 결국 사겼어요

 

애들의 부러움과 시기를 한꺼번에 받으며

저주마저 받아버린 우리 커플

(그 아이가 사겼던 남자들의 평균 사귄날이 일주일 정도였고, 저도 뭐 그닥 소문 좋은 애는 아니여서 너도 일주일 안에 차인다에 애들이 돈을 걸 정도ㅠㅠ)

 

뭐 그렇게 하루하루 사귀기 시작한 게

한달이 되고 두달이 되고 1년이 되고

 

어렸을 때 철없이 올렸던 키스사진이

충격을 가져오고

어느덧 학교 선생님들까지 사진을 퍼가는 불상사가

생기면서 우린 뭐 유명해졌고

정말 싸이 투데이도 준연예인 못지 않은 엄청난 투데이에

길거리를 지나가도 모르는 사람이 제법 나를 알아보기도 했고

그 아이 집에서 밥먹다가 걔네 엄마가 갑자기 컴백홈하셔서

옷장 속에도 숨어보고

새벽에 보고싶다고 하면 걔네집 창문에 달라붙어서

얘기하다 가고

학원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데릴러가서 집에 데려다주고

학생이어서 돈도 없었기 때문에 생일 선물 사주려고 몇달 동안을 걸어다니면서

모은 돈으로 사주고

그렇게 우리는 우리만의 행복함에 달콤하게 연애했죠

(여자와도 진짜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한 사람으로써 여자 친구가 많아서 고생시킨 나쁜 남자이기도 했어요 그걸로 걔 친구들한테도 욕 뒤지게 먹었죠 하지만 여자친구가 많을 뿐이지 여자는 단 한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써 바람펴본 적도 없고 선을 넘어서도 안된다고 생각함)

 

그래도 신분이 학생인지라

수험생활도 같이하고

공부도 같이하고

개념도 만들어주고 (이 아이가 정말 고마운게 저에게 공부란 걸 시작하게 해주고 사람만들어 주고 예의있게 만들어준 감사한 아이)

고3 생활을 그렇게 같이 했지만 역시 사회와 수능의 벽은 높았던지라

인생에서 처음 맛보는 그 좌절감도 같이 하면서

우린 재수라는 지극히 요즘은 평범해진 코스를 밟게 됩니다

 

하지만 재수라는 것이 나의 행복을 빼앗아 가버릴 줄이야.........

 

이제 저는 일반 재수학원을 다니고 그 친구는 기숙학원을 다닌대다가

공부를 열심히 하고자하는 일념과 포스 강하신 어머님의 눈치로 휴가도 잘 못나오고 그랬기 때문에 고무신들과 똑같은 생활을 해버렸죠

 

애들은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했지만

전 팔푼이처럼 웃으면서 말도 안된다면서 그럴 때마다 여자친구 자랑을 하고 다녔죠

뭐 남들은 잘 들어주지도 않았지만ㅋㅋㅋ

 

근데 몸이 멀어지니까 마음도 멀어집디다

어느 순간부터 휴가를 나오면 많아지는 남자의 이름

그 중 유난히 칭찬을 하는 한 오빠

눈치가 빠른 편이라 의심은 했지만

그냥 우리반 반장이라면서  

엄마 아빠보다도 서로 더 잘 알고 믿고 의지했기 때문에

괜시리 내가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건 아닐까 지나갔죠

 

하지만 직감은 맞나봐요

학원에서 안좋은 일이 생겼을 때

그 반장 오빠가 물심양면으로 도와주고

내가 못챙겨줄 때

그런 남자친구가 어딨냐 그러면서 뭐라그런 일을

듣고 있는데 점점 이건 아니다 싶은 느낌이 올 때쯤

 

재수의 노력도 수능은 또 웃어주질 않아 힘들어 하고 있을 때

평소보다 날 잘 안만나고

문자도 많이 씹고 전화해도 건성건성

서로 싸우는 횟수는 늘어나고 신경질내고 그러다가

문자하나를 받는 순간

심장은 쿵쾅쿵쾅 속도는 빨라지고

손은 떨리고

안면근육은 굳어가고

 

그렇게 허무하게 4년이라는 시간은 끝났습니다

고3 부모님이신지라 나를 반대하는 부모님 사이에서도

꿋꿋하게 사귀고 그랬는데

집에와서 정말 궁상맞게 소주를 컵에 붓고 마시고 울고 전화하고 마시고 울고 전화하고

억울해야지만 울 줄 아는 나였는데.. 감정 표현 서투른 나였는데..

정말 슬퍼서 눈물이 나오더라구요

 

그리고 다음날

러브액츄얼리에서 본 것 처럼 걔네집 복도에서

잠깐 얼굴을 보면서 스케치북을 넘겼죠

 

그리고 다음날

자주가는 피시방을 가서 찾아서 데리고 나와

벤치에 앉아있는 걔를 보며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무릎을 꿇고 빌었습니다

돌아와 달라고

결국 이따가 전화한다는 약속을 받고

집을 왔지만 전화기는 꺼져있을 뿐..

 

그렇게 하루하루를 술로 보내고

술잔 속에 눈물을 마시고

하루는 왜이리 긴지

내가 언제부터 감정이 풍부했다고

넌 재수도 망쳤다고

자책 속에 살다가

결국 머피의 법칙처럼 이별 후에 모든 것이 터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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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응 괜찮으면 2탄도 올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