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 박지선님이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묘묘20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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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연예인들의 자살 소식을 들을 때마다 그의 팬이든 아니든 가슴이 철렁 하는데생각지도 못한 분의 소식에 오늘은 유독 더합니다.극단적인 선택을 하시는 연예인 분들을 보면 온 몸에 가시가 돋는 것 같습니다. 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던 밤이 생각납니다. 스스로 목에 칼을 드밀다가도 정말로 죽을 순간이 오면 거짓말 처럼 살려달라는 말이 나오는 게 인간의 본능이던데, 얼마나 많은 것들을 인내하며 걸었길래 거기까지 갔을지 감히 감도 오지 않습니다.  가는 데 순서 없다는 둥 지독하게 가벼운 말과 달리 사람이 죽는 게, 그것도 스스로 정말 쉬운게 아니던데 얼마나 많은걸 끌어 안았길래 그렇게 무겁게 갔는지, 저는 감히 모릅니다. 
대체 이 글을 누가 읽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누구든 죽고 싶은 순간이 올 거라고 생각합니다.당신이 약해서가 아닌, 그냥 약한 순간이 온 겁니다. 무너진 순간이 온거고 도망치고 싶은 순간이 온 겁니다.그것에 자기 스스로를 벼랑 끝까지 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나 외에도 세상엔 나를 밀치는 게 너무 많습니다.너만 그런게 아니라 세상이 그래. 남들은 짜증이 치미는 말이라는데 저는 이상하게 거기서 위로를 받았습니다.내가 모자라서, 부족한 사람이라, 모난 사람이라서가 아닌 그냥 다 그런 순간이 있다고 그렇게 저는 들었습니다.세상은 왜 티끌같은 행복으로 저렇게 짙은 고통을 견디도록 만들어졌나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다. 
여전히 저는 끝을 보려 했던 그날 밤을 떠올립니다. 단단한 사람이라 여겼던 나는 무수한 몸부림 끝에 가루가 되도록 부서졌습니다. 이제 다 끝이라 생각했는데 정말 티끌 같은 곳에 핀 행복에 몸부림 친 날이 무색하게도 조금씩 다시 일어났습니다. 고통에 몸부림치는 당신은 약하지 않습니다. 마주하고, 그 괴물같은 걸 끌어안고 사는 당신은 단 한 순간도 소중하지 않은 적 없습니다.
곁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죽고 나면 남은 사람들을 생각하라는 둥, 죽을 용기로 살라는 이야기는 제발 하지 말아주세요. 그들을 생각할 수 있고 벼랑에서 한발 짝 물러날 수 있는 용기가 있었으면 거기까지 가지도 않았습니다. 한 번만 더 물어봐주세요. 한 번만 더 살펴주시고, 그렇게 살려주세요.
근래 몇 년 동안 많은 이들의 부고 소식을 들으며 쓰고 싶었던 말들을 꾹꾹 눌렀었는데, 이렇게 쏟아버리네요. 묻혀버릴지도 모르는 제 글이 제발 많은 사람들 보단 누군가의 손길이 필요했던 단 한 사람에게라도 꼭 전달되길 바랍니다. 
다시 한 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곳에서 빛나셨던 만큼 가시는 길이 춥지 않고 따스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