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 포기하고싶은데 내맘대로 안된다

ㅇㅇ2020.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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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1이고 사실 지금 짝남 전에 구짝남이 있었단 말이야 이번 여름 내내 걜 정말정말 좋아했었는데 누굴 좋아해 본 적은 그때가 처음이었어 짝사랑이던 뭐던 누구 좋아하는건 되게 재밌는 일이더라 걔한테 이쁘게 보이려고 이것저것 사고 걔 만날 일 있으면 교복코디 헤어스타일까지 다 구상하고 설레면서 잠드는게 너무 재미있었음 이번 여름부터 가을 극초반까진 정말 걔 생각만 하면서 보냈던 것 같아

근데 방학 끝나고 온클도 몇주 하고 2학기 시작될 쯤에는 자연스레 걔한테 마음이 식더라 어떤 계기가 있었는데 사실 그 계기가 아니더라도 걘 나한테 진짜 애초에 관심 자체가 없는게 너무 보여서 여기서 더 상처받으면 안된다는 생각도 있었던 것 같아 그래도 나름의 첫사랑이고 짝사랑이 재밌어서 얘를 더 좋아해보려고 은근 애를 쓰기도 했는데 이젠 걍 걔한체 관심없음 이젠 걔가 나 좋다해도 왜저래 할 수 있을만큼 걔를 안좋아하게 됐어

딱 내 짝남이 구짝남이 되었다는 걸 인지했을 때쯤이 내가 현 짝남과 접점이 막 생기려 했을 때 쯤이야. 내 현 짝남은 고2 선배고 나랑 같은 동아리 직속선배임 사실 내가 한창 구짝남을 좋아하던 여름때부터 선배랑 안면을 튼 사이였지만 당시 나는 진짜 구짝남 생각만 하며 지내느라 이 선배 생각은 뒷전이었음 심지어 처음엔 이 선배는 약간 나랑 구짝남 사이의 방해꾼 같은 이미지였어 막 이 선배가 훼방을 놓고 다닌 건 아니고, 나랑 구짝남이랑 현 짝남인 선배 셋이서 같은 동아리이고 약간 동아리 안에서도 역할을 조금 나눠야 해서 직속선배를 뽑고 선배1후배1 총 2인조로 구성된 팀 목록을 동아리 단톡에 올렸는데 팀이 선배1후배1로 구성된 줄 몰랐던 나는 내 이름 바로 밑에 구짝남 이름이 있길래 나랑 걔랑 둘이 팀인줄 알고 ㅈㄴ 좋아했단 말이야 근데 알고보니까 이 선배랑 팀이더라고..? 그냥 너무 실망스러웠었음 같은 동아리 직속선배라지만 나는 그 당시 구짝남 생각만 했기 때문에 이 선배한테 ㄹㅇ 관심 자체가 없었고 이 선배도 동아리 부장이어서 사실 나랑 있을 시간도 별로 없었음

구짝남한테 맘 없어지고 부터 슬슬 주위도 살피기 시작했는데 그때쯤에 동아리 활동이 있었고 나름 그 선배랑 나랑 아주쪼끔 가까워졌고 나는 그 선배가 나를 좋아하는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어 지금 생각하면 조카 ㅂㅅ같지만 착각하게 되는걸 어카냐,,ㅋㅋㅋㅋ 그 선배는 일단 구짝남이랑은 여러 면에서 정반대라고 느꼈어. 생긴것 자체도 구짝남은 하얗고 차가운 인상에 키는 좀 작고 약간 통통한 편이었는데 이 선배는 키 엄청크고 좀 탄 피부에 순둥하게 생기심 말라서 교복 핏도 미쳤더라 객관적으로 보면 선배가 더 인기가 많을 것 같았지만 차가운 인상이 이상형인 나는 사실 구짝남이 더 이상형이었움 애초에 내가 구짝남 좋아한것도 거의 첫눈에 반한 느낌이었으니까. 쨌튼 구짝남은 사실 내 존재여부를 알까 싶을 정도였고 지금은 친해졌지만 그 때의 구짝남은 관심없으면 ㅈㄴ 차가운 애처럼 보였었고 나는 걔한테 말 걸고싶어서 타이밍 재고 서성거리고 걔 ㅈㄴ 의식하고 그랬었어 막 걔한테 내 존재 여부도 알릴 겸 일부러 생전 안하던 똥머리를 맨날 하고다니고 곱창끈도 일부러 좀 튀는 색깔로 항상 똑같은거 하고다녔는데 아마 구짝남은 모르겟지.. 근데 선배는 애초에 동아리 첫날부터 동아리실 오자마자 자기 후배 누구냐고 물어보면서 내 존재를 알았고(?) 구짝남이 나 알아볼 수 있게 똥머리 하고 다닌건데 그 선배가 날 알아보더라 그 선배는 다정한게 팍팍 티가 났고 내가 노력하지 않아도 나한테 말 걸어주고 챙겨주고 날 의식하기도 하고 맴돌기도 하더라 그냥 내가 구짝남한테 하던 짓이랑 비슷했음 착각 ㅈㄴ잘하는 나는 선배의 이 행동에 착각을 했지...

ㅅㅂ 역시나 정말 내 착각이 맞는 것 같더라고 나는 그 후로 그 선배를 의식하고 몇번씩 훔쳐보고 그랬는데 그 선배는 정말 나 1도 신경안쓰고 있더라 조금만 지켜봐도 알 수 있었어 동아리실 나갈때도 조카 미련없이 나가심 ㅎ... 그리고 그 선배가 나랑 같이 동아리 역할을 해야해서 동아리 날마다 내가 카톡으로 선배한테 내가 맡은 부분을 보여주고 있거든 정말 처음 선배한테 선톡 왔을때 얼마다 두큰튜큰 거렸는지 참ㅋㅋㅋㅋ 근데 선배한테 선톡이 오고 내가 내가 맡은 부분을 보내면 선배는 고맙다 열심히 했네 이런 식이고 나는 거기에 임티 하나 보내고 대화 끝 늘 이게 반복됨ㅋㅋㅋㅋㅋㅋㅠㅠㅜㅠㅠ 심지어 이 선배 다른 카톡은 빨리 읽으면서 마지막에 내가 보낸 임티는 ㅈㄴ 느리게 읽고 그 뒤로 답 없음 좋아한다면 이럴 리 없겠지 응 사실 내가 제일 잘 알아... 이 선배 카톡 말투 딱딱한것도 짜증나고 임티나 ㅜㅜ ㅋㅋㅋ 하다못해 이런것도 안보내지만 그 딱딱한 말투에서 다정한게 보이는게 진짜 좋아 갑자기 생각났는데 이 선배 목소리도 좋음ㅜㅜㅠㅜㅠ

나 사실 오늘 기분 별로 안좋았단 말이야 그냥 오늘은 뭘 해도 안되는 날이구나 싶었음 아침에 잠깐 동아리 모였었는데 이 선배 진짜진짜진짜 빼박 나 안좋아하는거 맞구나 싶었던 것도 있고 그냥 너무너무 우울했어 근데 무심코 핸폰 보니까 내가 선배한테 보낸 자료 답장으로 수고했다고 온거야 그냥 그 말이 너무 기쁘고 설레고 다정하고 다했음 지금 이 글로 보면 저게 왜 싶을 수 있겠지만 진짜 뭐라하지 그 카톡 온거 본 순간 너무 행복했어 그 뒤로 쭉 엄청 웃으면서 지냈는데 문득 내가 그 선배의 수고했단 말 한마디에 이렇게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게 걸렸어 이게 좋아하는게 아니면 뭐겠어 싶은거야...

내가 이 선배를 좋아하나? 좀 애매한게 난 이 선배가 날 좋아한다고 생각하고 선배한테 관심을 가졌던거잖아 근데 좀 더 생각해보니까 이 선배가 날 좋아한다고 착각한건 핑계고 그냥 그 선배의 다정한 점에 내가 좋아하게 된게 아닐까 싶더라 앞서 말했지만 난 절대절대 내가 상처받을 만한건 안한단 말이야 근데 난 이제 이 선배가 나한테 관심 없단걸 알잖아 그래서 선배 생각 그만해야지 좋아하지 말아야지 했는데 웬걸 ㅅㅂ 이게 내 맘대로 쉽게 되지 않더라.. 사실 좀 무서워 여기서 더 감정이 커지면 돌이킬 수 없을테고 난 마음고생 조카 할텐데 아직도 이 선배 생각 하고있다 ㅅㅂ 그 와중에 오늘 수고했다는 카톡 받고 임티 보냈는데 또 개늦게 보더라 임티 답장이라도 해주셨다면 오늘은 두고두고 특별한 날이 되었겠지만 역시 더 답장은 안하심 그래ㅅㅂ 그 선배가 나 안좋아하는건 내가 제일 잘 알고있다고ㅜㅠㅠㅜ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