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가고 싶지 않은 투썸 알바 후기

언이2020.11.07
조회20,373


알바 초반, 일하는 중에 실수를 많이 했다. 



손님이 앞에 계시는데 면박은 물론이고 정말 죽일듯한 표정으로 째려본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교육은 여러 명이서 했는데 오븐 사용법, 모닝세트 마감, 쓰레기 마감 등을 제외하고 크로플 포장 용기는 어디 있는지, 베이글 생지는 어디 있는지, 케익 포장은 어떻게 하는지 등 알려주지 않은 게 많았다. 어떤 일을 시킬 때마다 교육 정도를 서로 알 수 없으니 내가 아직 배우지 않은 것들을 매니저들 스탭들이 마구 시켜댔다. 배우지 않은 것을 못 하면 아직도 못 하냐는 말이 오고 갔다. 알려준 건 없는데 알아서 재료를 찾고 일하라는 게 적응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모르는 건 다 물어보라는 말에, 스탭들과 매니저님들을 아무나 붙잡고 물어봤다. 하지만 돌아오는 건 왜 이런 걸 물어보냐, 라는 표정과 아직도 몰라요? 라며 짜증내는 말투를 항상 덧붙였다. 내가 다 들리는 소리로 00님 오늘 조금 답답하지 않아요, 라는 말을 전 점장과 스탭이 농담하듯이 대화를 나눴다. 그래서 알바 3주차, 횟수로는 10번이 넘지 않는데 물어보는 게 두려워졌다. 심지어 서로 본적도 일주일 밖에 안 됐고 대화도 나눠보지 않았는데 새로온 매니저라는 이유로 기분 나쁜 반말 어투로 말을 건넸다. 아침이나 점심 러쉬 시간에 조금 헤매고 있으면 팔로 밀치며 비키라는 말과 함께 손님 앞에서 민망을 줬다. 꽤나 세게 밀려났는데 그때 내가 왜 여기 서 있지,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한두 번이 아니었다.


쉬는 시간에 각자 먹을 것을 챙겨온다. 모든 알바생들이 쉬는 시간이면 밥을 꺼낸다. 나 또한 집에서 싸온 과일과 편의점에서 즉석식품을 구매해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을 준비를 했다. 그런데 매니저님이 외부 음식은 안 된다고 하셨다. 그래서 나는 안 되는 줄 알고 주방에 가서 밥을 먹었다. 하지만 나보다 더 일한 다른 스탭이 외부 음식을 가져와 먹을 때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에게만 그런 기준이 적용되는 건지 알 수 있는 도리가 없었다. 

그런데 며칠 뒤 매니저님은 배달의 민족으로 스탭 1명과 함께 버거킹을 주문해 매장에서 받았다. 아이러니 했다. 


투썸은 무료시식이란 것이 있다. 투썸 음료를 일할 때 1번 무료로 먹을 수 있는 것이다.

일 한지 한 달쯤 지나 무료시식은 영수증을 뽑아 이름을 써야 한다고 들었다. 그러는 줄 알고 영수증을 매번 뽑았다. 하지만 알고 보니 나만 무료시식 영수증을 뽑고 있는 거였다. 나보다 더 일한 다른 스탭은 뽑지도 않는데 왜 나한테만 뽑으라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콜링을 배웠다. 콜링은 주문이 들어오면 커피 만드는 쪽에 메뉴와 사이즈 등을 말해주는 것이다. 콜링을 할 때면 리콜(답)이 돌아와야 되는데 매니저와 단 둘이 일할 때면 콜링을 하라고 매번 지시하면서 매니저는 리콜을 한 적이 손에 꼽는다. 


한번은 파니니 기기 아래 종이를 빼야 했다. 조심스럽게 기기를 다루는 까닭에 기기가 잘 들어지지 않았다. 매니저에게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매니저는 시범을 보이며 ‘그런 내숭은 남자 앞에서나 떨어’라는 말을 던졌다. 친구끼리도 그런 농담은 주고 받지 않는데 내가 방금 무얼 들은거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번은 입사한 지 얼마 안 된 1명의 매니저, 나, 리더스탭, 키친매니저 4명이서 일한 적이 있다. 아무래도 입사 초기인 매니저와 나 2명이 어설펐던 실력이었고 그 당시 홀은 매우 바빴다. 그래서 키친매니저가 오전 거의 내내 홀을 도와주며 러쉬 타임을 해결해줬다. 그런데 그 다음 날 출근을 하니 내 이야기가 들려왔다. 키친매니저가 2명이 잘 못 해서 전날 홀에만 있었다고 스탭들에게 고충을 털어놓은 식으로 말한 거였다. 스탭들은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웃고 스탭들과 매니저는 다음 스케쥴을 확인했다. 나와 입사 초기 매니저와 겹치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는 ‘그땐 다행이겠다, 안 바쁘겠다’라는 대화를 나눴다. 다 들렸다. 나도 초기 스탭으로서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았는데 피해를 준 것 같아 온종일 눈치를 봤다.


항상 출근을 하면 무슨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다음 일을 시켰다.

 

00님 이거 해주세요, 저거 해주세요. 그거 아니잖아요. 이렇게 하시면 안 돼요. 00님이 하신 거죠? 초보를 답답해하는 심정은 이해하다만 그 정도가 날이 가면 날이 갈수록 더 간섭으로 다가왔다. 내가 저지른 일이 아닌데도 첫 번째로 나를 의심하고, 의심하는 말투와 태도가 거의 확정하다 싶은 물음을 많이 건넸다. ‘~ 안했죠?’ 안 했다고 확신에 차서 건네는 말들, 물어본다는 의미가 퇴색된 듯 싶었다. 하루는 손님 주문을 받고 있었는데 옆에 매니저가 있었다. 손님과 나의 커뮤니케이션 중에 갑자기 옆에서 ‘~라고 말씀하신 거 아니에요?’라고 끼어들었다. 나는 내가 들은 게 맞다고 했지만 들어온 지 얼마 안 됐다는 이유로 내 말이 틀렸다는 듯 계속 캐물었다. 스탭들도 다른 상황에서 마찬가지였다. 내 옆에서 보인 말투와 태도가 나를 대놓고 무시하는 것 같아 기분이 나빴다.



마지막으로 오늘 있었던 상황이다. 점장님과 스케쥴에 관해 전화 통화를 한 후 매니저에게 개인 톡이 왔다. 이 전 상황은 매니저가 다음주 스케쥴을 올렸고, 나는 스케쥴 관련해 매니저에게 물어봤지만 읽고 답이 없길래 점장님과 톡을 간단하게 나눈 후 전화를 드렸다. 하지만 매니저는 점장님에게 바로 전화한 게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점장님께 예의가 아니에요. 쉬는 날 전화로 15시간 이야기하면 무슨 일인지? 라고 생각 안 하시겠어요? 이 상황에 대해선 제가 점장님과 나누는 얘기예요”라고 했다. 나는 휴무인 것 몰랐고 다음 주에 만나면 사과 드린다고 답장했다. 그래도 나는 스케쥴 담당이 점장님이라고 하시길래 다이렉트로 말했다고 덧붙여 말했다. 거기에 왔던 답장이 "지금 점장님 성격에 전 점장님처럼 뭐라 할 성격 아닌 거 아시잖아요? 그리고 제가 카톡 읽고 답이 없으면 저한테 전화를 하셨어야죠? 왜 점장님께 다이렉트로 하셨는지?" 맥락의 톡이 왔다. 점장님께 연락 드린 것에 대해 매니저가 ‘예의 없다’라며 훈수를 두니 이제는 참을 수 없었다. 처음 메시지가 왔을 때도 평소 무시하던 말투가 너저분하게 깔려있었다.


지금까지 글로 표현할 수 있는 부분만을 적었다. 이외에 내가 느꼈던 것들을 다 적기는 어렵지만, 이 모든 것들이 나뿐만 아니라 초기 입사했던 다른 직원까지 동일하게 느꼈다고 이야기를 나눈 적 있다.


실수한 것으로 혼나는 건 인정할 수 있는 부분이고 항상 더 열심히 해야지, 라고 의지를 다졌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막말과 무시하는 말투가 더 심해졌다. 일 시켜놓고 마음에 안 들면 저리 가라고 밀치는 것은 물론 스탭 간에도 보이지 않는 계급이 있는 것 같아 긴장하면서 일했다. 나보다 3개월 더 일찍 들어온 스탭에게 리더 스탭이 일상에서 뭐라 하는 것도 본 적 있다. 아직 까지 이것도 못하냐는 둥, 나오라는 둥 기본적인 잔소리가 깔려있었다. 자기가 하기 귀찮은 일을 자신보다 늦게 들어온 스탭에게 시키는 건 기본이다. 그러면서 본인은 키친 안에서 매니저와 떠들고 있던 적도 종종 있었다. 악순환되고 있는 것 같다. 




투썸은 경력자 빼고 적응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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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썸 ㅅㅎㄷ점 매니저님들, 오래됐다고 초보 스탭에게 텃세부리는 리더 스탭들 평생 뭐 같지도 않은 권의의식 부리면서 그렇게 사세요.

댓글 3

오래 전

나보는 거 같아서 맘이 아프네 , 신입은 사람을 잘 만나야 됨. 어딜 가나 저런 사람 한둘은 꼭 있더라 단기간에 한꺼번에 다 하고 외우니까 까먹고 실수하는 부분 있을 수 있는 건데 몰라서 해매고 있으면 야리듯이 계속 쳐다보면서 "지금 뭐하자는 거에요?" 물어보면 "이걸 왜 아직도 몰라?" 하고 계속 야리고 계속 야리면 상황이 해결이 되나 그냥 좀 곱게 가르쳐주면 덧나나 이런 사람이 있는 반면 들어 온 지 얼마 안되어서 못하고 까먹는 게 당연하다고 웃으면서 잘 가르쳐 주는 사람도 있고

쓰니오래 전

오늘 투썸 알바 면접보고왔는데 내가 면접 봤던 점이랑 초성이 겹치는데 혹시 어딘지 알구있어ㅠㅠ? 이거 물어보고싶어서 네이트 가입했는데 비댓 달수잇나..?

오래 전

비록 끝까지 다 읽진 못했다 ㅋ ㅋ 너무길어서 근데 마음 고생 많이 했다 수고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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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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