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소개팅 하고 왔는데 제가 눈이 높은 건가요?

ㅇㅇ2020.11.13
조회78,358


안녕하세요 방금 제가 소개팅남이랑 밥먹고 들어왔는데 너무 어이가 없어서 여기다 적어봐요

저는 중소기업 사무직 다니고 있고 (중소기업이지만 역사도 깊고 대기업 협력업체라 망할 일은 없어요) 나이는 33살이에요.

33살이지만 몸집이 작고 동안이라 20대로 많이 봐요...얼마전 처음 간 미용실에서는 20대 초중반같다는 얘기도 들었고요. 예쁘다는 말도 종종 듣습니다. 20대때는 번호도 자주 따여봤고요

모아놓은 돈은 5천정도 있습니다...사무직 특성상 수입이 많지 않고 집안 형평이 좀 안 좋아서 부모님한테 생활비 보내드리느라고 많이 못모았어요;

올봄에 결혼을 약속했던 한 살 연하의 남자친구와 3년간의 연애끝에 헤어졌습니다. 결혼이라는게 막상 하려고 하니까 너무 힘들더라구요...그전까지는 서로 너무 잘맞고 사랑했는데 결혼준비를 하면서 지금끼지 못봤던 모습을 많이 봐서 좀 실망했어요.

책임감 강하고 절 리드해주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무책임하더라구요...같이 혼수를 보러 갔는데 귀찮아하면서 자기는 아무거나 다 좋으니 그냥 저보고 다 알아서 하라는 식...

마치 저 혼자만 결혼하고 싶어하는 느낌을 들게 하는게 너무 싫었어요...이 문제로 대화를 나누려고 했는데 너무 귀찮아하더라구요...화가 나서 나 혼자 결혼하는 거냐고, 너는 왜 이렇게 무관심 하냐고 따졌더니 그놈이 자기는 솔직히 결혼 생각없었는데 제가 결혼하고 싶다고 얘기해서 어쩔 수 없이 한 거라네요 하하...

솔직히 제가 결혼 얘기를 자주 꺼낸 건 맞아요. 제가 나이도 있고 남자친구가 연하라서 혹시나 어린여자랑 바람이라도 날까봐 좀 불안했었던 거 같아요

그래도 이런 초라한 대접받고 결혼하고 싶지는 않아서 나랑 결혼하기 싫었으면 얘기를 하지 그랬냐 나도 결혼하기 싫은 사람 억지로 붙잡기 싫다 왜 나만 결혼하고 싶어 환장한 여자로 만드냐

이런 식으로 싸웠는데...솔직히 그놈이 붙잡아줄 줄 알았는데..
진짜 가버렸네요...ㅎㅎ

아무튼 이별의 아픔을 이겨내고 새로운 사람 만나려고 직장 언니한테 소개팅을 부탁했어요

그 언니한테 "난 어느 하나가 뛰어나고 못난 것보다는 골고루 평범한 사람이 좋다." 라고 얘기했고 언니도 알겠다고 했어요

그래서 저보다 3살 많은 36살의 남성분을 소개받기로 했어요. 카톡으로 서로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그분도 저도 마침 오늘 시간이 되길래 6시에 식사하기로 했죠

솔직히 프사로 봤을 때 얼굴이 나쁘지 않아서 좀 기대했었는데...아 실제로 만나보니까 키가 170정도밖에 안 되어보이더라구요;

그리고 직장도 생산직이라는데...생산직은 솔직히 좀 그렇잖아요...ㅠㅠ 뭔가 억셀 거 같고...생활패턴도 다를 거 같고...그리고 좀...무식할..수도 있고..

그거 말고는 괜찮았어요...얼굴도 실물이 더 나았고 매너도 좋았고...근데 밥먹는 내내 나름대로 웃기려고 개그를 치셨는데...너무 재미가 없더라구요..차라리 하지 마시지....ㅠㅠ

아무튼 그래서 밥만 먹고 후다닥 나왓네요 태워준다는데 그냥 괜찮다고 하고 왔어요.

제가 원하는 남자는 이 정도면 되거든요

1.키 최소 175이상(중요)
-전 키가 작은 편이라 남자키를 많이 보거든요...저도 작은데 남친도 작으면 같이 다니기 부끄럽잖아요...ㅠㅠ 전남친도 키가 188이었어요

2.잘생기지는 않아도 평범정도는 되는 얼굴
-전 키를 많이 보기 때문에 얼굴은 많이 안봐요 그래도 같이 다니기 부끄러울정도는 아니었으면..

3.술담배 절대 금지
-저희 아버지가 어렸을 때 술마시고 저를 때린 기억이 있어요...그리고 담배냄새를 싫어해서..

4.중견기업/대기업 사무직이거나 공무원
-그래도 남자는 저보다는 직장이 좋아야한다고 생각해요; 근데 이건 크게 안 중요해요 ㅠㅠ

5.모아놓은 돈 5천만원 이상
-보통 이 나이쯤되면 돈 이 정도는 다 모으지 않나요...?

6.가정적이고 다정한 성격
-전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 자라서 다정하고 가정적인 사람이 좋아요



솔직히 이 정도면 조건 안 따지는 편 아닌가요? 제가 재벌3세를 바라는 것도 아니고...그냥 흔한 조건들인데...

이 얘길 소개팅 주선해준 언니한테 하니 제가 너무 눈이 높은 거라네요. 하하 어이가 없어서

그래서 객관적인 의견을 듣고 싶어서 여기도 질문 드려봐요. 이 정도는 그냥 평범하게 보는 수준 아닌가요? 친구들이나 회사 언니들이랑 얘기해봐도 다 저보다 훨씬 더 많이 따지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