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할 남친의 9년 사귄 전여자친구

ㅇㅇ2020.11.18
조회111,091

안녕하세요 곧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입니다

너무 혼란스러운 마음에 이 글을 씁니다

글이 조금 길어저도 양해 부탁드립니다

 

예비 남편(그냥 남친이라 지칭할게요)은 저와 1년도 채 만나지 않은 사이입니다

처음 만났을때부터 저는 남친에게 호감이 있었고

이후 계기가 생겨 제 적극적인 대쉬로 만나게된 케이스 입니다

 

남친은 참 다정하고 좋은 사람입니다 그 모습에 제가 푹 빠졌으니까요

음식을 하나 시켜도 자기 메뉴도 제가 먹고싶은걸로 시켜주고

영화를 봐도 무엇을 해도 항상 제가 우선이었습니다

 

연애 전에는 좀 무심한 사람이라 생각했으나 오히려 연애 후에 참 다정해져서 마냥 행복하고 즐거웠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만나는 자리에서도 여전히 다정해

친구들이 어디서 저런 남자를 얻었냐고 둘이 정말 보기 좋다 입이 마르도록 칭찬하곤 했으니까요

 

그동안 제게 너무 못해주는 남자들만 만나와서 그런지

남자친구의 이런 사소한 배려와 다정함이 제게 크게 다가왔고

제가 먼저 결혼하자고 남친을 조르고는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까 항상 제가 먼저 표현하고 조르곤 했네요..

 

하여튼 남친도 숙고 끝에 결혼 하자고 하였고 이후에 제게 정식으로 프로포즈 하였습니다

그저 마냥 행복한 날들이었어요

 

이후 식을 올리려 했으나 코로나 때문에 식을 곧장 올리기에는 어려움이 있을듯해

먼저 살림을 합쳤습니다

 

그리고 함께 산지는 세달 가량 된 상황에서 며칠전 제 노트북이 작동되지 않아 남편 노트북을 잠시 빌렸습니다

남편은 외출한 상태였고요

 

이것저것 일을 보고 있는데 문득 남편이 얼마전에 핸드폰 사진을 모두 드라이브에 백업했다는 이야기가 기억나더라구요

 

그동안 찍은 사진이 궁금하기도 하고 해서 드라이브를 열어보니 자동로그인 되어 그동안의 사진이 쫙 떴습니다

저와 찍은 사진들.. 개인적으로 캡쳐한 사진들.. 별 생각없이 웃으면서 스크롤을 내리는데

쭉쭉 내리다보니 한 여자와 함께 볼을 맞대고 찍은 사진이 있었습니다

 

사진 날짜를 확인하니 다행히 저를 만나기 1년전 이더라구요

전여자친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처음엔 뭐 저도 전에 사귀던 사람이 있었고 이정도 사진은 많이 찍었었으니까

귀엽네 하면서 별 생각 없이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내려도 내려도 그 여자분 사진이 자꾸 나오더라구요

끝까지 내려 연차를 세보니 9년이었습니다

 

그 순간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이 들었네요..

9년간의 연인.. 그 사이 둘은 참 많이도 함께했는지 데이트 사진은 물론이고 해외 여행을 간 사진도, 함께 캠핑하는 사진도,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사진도, 남자친구가 군복을 입고 함께 찍은 사진도..  스크롤을 쭉쭉 내렸지만

그 사진들이 제 뇌리에 박혀서 떠나질 않아요..

 

남친은 장난기가 없고 다정하기만 한 사람인줄 알았는데 함께 찍은 사진을 보니 그것도 아니더라구요 둘이 우스꽝스러운 얼굴로 찍은 사진도 많고..

 

그 순간 갑자기 떠오른게 이전에 남친과 함께 티비를 보는데 한 해외 여행지가 방송되더라구요

남자친구가 그때 당시에 난 저 여행지 싫어한다 라고 하면서 급히 채널을 돌렸는데

보니까 그 여행지에서 전여자친구와 함께 찍은 사진도 있었네요..

 

둘이 함께 하지 않은 사진이 없었어요 심지어 남자친구 부모님과 함께 식사하는 사진도 있더라구요..

 

허락 없이 사진첩을 본 건 제 잘못이고 또 사실 남친이 9년동안 만난 여자친구가 있다는것 자체도 잘못이 아니기 때문에 처음엔 컴퓨터를 꺼버리고 침착하려고 노력했어요

 

이후 남친이 귀가해도 애써 평정심을 다스리려 했구요

하지만 그 이후 순간순간이 말라가는 느낌이더라구요

 

남자친구와 함께 영화 이야기를 하다 그 영화 봤었다 라는 얘기만 들어도

그 여자랑 함께 봤겠지.. 란 생각에 마음이 우울해지고

무슨 케이크가 맛있더라 라는 이야길 해도 그 여자랑 먹어봤겠지.. 란 생각에

미칠것만 같은 기분이었어요

 

그래서 결국 남친한테 이야기 했습니다 허락없이 사진첩을 본 건 미안하다 하지만 9년 사귄 여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왜 말해주지 않았냐 라고요

 

남자친구도 당황하더니 얘기할 필요를 못느꼈다 지금은 완전히 끝난 사이다 신경쓰지 마라 라고 애기했습니다

 

그럼 둘이 왜 헤어졌는지만 말해 달라 하니 그냥 이런 저런 사정이 맞지 않았다 라고만 대답하구요

 

그럼 저 사진은 왜 삭제하지 않았냐고 물어보자 9년이기 때문에 그 시간이 너무 방대해 어디부터 지워나갈지 엄두를 못냈다 또 드라이브에 자동 백업되게 해놨기 때문에 생각도 못하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미안하다고 이젠 완전히 끝난 사이니까 신경쓰지 말라고 9년 만났지만 이별은 참 한순간이었다 오래 만난 만큼 미련이 없다고 절 달래 그 말을 믿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진은 모두 삭제해달라 했구요

남자친구는 잠깐 망설였지만 그 사진을 모두 삭제했어요

 

그리고 그 다음날 술을 잔뜩 마시고는 귀가했는데

완전히 인사불성으로 취해서 처음으로 제 앞에서 눈물을 뚝뚝 흘리더라구요

이래서 정말 미안하다고 오늘 한번만 봐달라고 그 여자 이름을 부르면서 엉엉 우는데

다음날 남친은 그 일을 기억하지 못하더라구요

저도 애써 모른척하고 가슴 속에 묻어놨습니다

 

그리고 그 여자를 저도 애써 지워가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사람 마음이 참 무서운게 그게 판도라의 상자임을 알면서도 덮어놓지 못하겠더라구요

남친을 소개해준 남친의 오랜 친구이면서도 제 지인이기도 한 분을 만나게되어 슬쩍 여쭤봤습니다

 

남친 9년 만난 사람이 있는걸 알았다 지난 인연이라 신경쓰이진 않지만 어떤 사람인지는 좀 궁금하다구요

 

그분도 좀 놀랐지만 제가 신경 안쓰는지 재차 확인하고는 말씀해 주시더라구요

남편과는 cc였고 군대도 기다리고 오래 만났다고.. 그 여자분을 자주 보지는 못했지만 좋은 사람이었던거 같다고 학교에서 평판도 좋고 회장? 이런것도 자주 했다고 좀 바쁘고 일욕심이 있는 사람이라 남자친구가 그걸 맞춰주지 못한것 같다고 해요

 

지금은 뭘 하는지 알고있냐 물어보니 무슨 대기업에서 해외로 나가 일을 하고 있다고 하더라구요

 

그 말을 들으니 이해가 됐습니다 저는 야망이 없고 직업도 평범합니다 유치원 교사 하고 있어요

저는 업무나 제 능력을 개발하는데 큰 욕심이 없어요 그냥 제 주변 사람들을 챙기고 제가 제 능력껏 만족하고 행복하면 끝입니다

 

남친은 제가 여유를 즐기고 주위를 잘 살피는 모습이 좋다고 그랬습니다

그 말이 그 뜻이었더군요..

 

여태껏 이런 제 모습에 큰 불만이나 자격지심은 없었어요

하지만 그 말을 들으니 왜이렇게 제가 초라해지는걸까요..

 

 

남자친구의 9년 만난 전연인.. 무엇 하나 그분과 남자친구가 잘못한게 없음에도

둘이 점점 미워지고 질투하게 되고 심지어는 저 자신까지 미워하게 돼요

남자친구와 현재 만나고 있는 사람은 저임을 알지만

그 시간을 무시할수도 없고 얼마전 남자친구가 서럽게 울던 그 얼굴과 그 여자를 애처롭게 부르던 목소리가 자꾸 떠올라요

 

아직 혼인 신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언제든 돌아설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어디가서 이렇게 좋은 사람을 또 만날 수 있을까.. 다 지난 시간인데 내가 너무 집착하고 있는거 아닐까.. 자꾸 괴롭습니다

 

여러분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댓글 157

min오래 전

Best1년도 안된 사람이랑 결혼생각부터 잘못됬네요. 빈껍데기만 붙잡고 살 자신 없고, 옛 여친 얘기 들춰내며 안싸울 자신 없고, 계속 혼자 머릿속에 빙빙 돌리지 않고 깔끔하게 잊을 정신승리 자신없으면 이 결혼은 안하는게 좋다고 봅니다. 둘다 파국으로 치닫을꺼예요. 차라리 시간을 두고 1년, 2년 더 두고 보고 그때까지도 괜찮으면 결혼하심이...

ㅇㅇ오래 전

Best님은 과거 없음? 완전히 털어내기 전에 들이댄건 님이고, 결혼하자고 조른것도 님임. 사귀는동안 티안났고 행복했다면 님에게 잘했단거고, 한사람이랑 9년이나 사겼다는건 아무나 못하는건데 좋은사람 인증이라고 생각해야지 어쩌겠어. 9년이면 사실 가족같은기분이긴 하겠는데 남의 과거 몰래 엿본 행동에 책임을 져야지 뭐.

ㅇㅇ오래 전

Best저랑 비슷한 상황이네요 저도 남자친구한테 6년 만난 전여친이 있다는걸 알았지만 애써 잊고 계속 만났어요. 그런데 어느날 같이 있는데 그 여자한테 사고가 났다는 연락에 반쯤 혼이 나가서 달려나가더군요. 둘이 헤어진지 2년이 넘어가는 시점이었습니다. 그때 뭔가 느껴졌어요. 내 사람이 아니구나.. 지금 둘이 만나서 결혼했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그 남자와 열심히 내 인생 일부를 바쳐 연애를 한건데 그 남자에게는 그 여자에게 돌아가는 하나의 모퉁이 정도로 생각되겠죠. 시간 무시 못합니다. 만약 계속 하게 된다면 마음 단단히 먹어야 할거에요.

ㅇㅇ오래 전

Best결혼할 인연은 따로 있기는 하죠. 근데 저라면 시간을 좀 가질것 같아요. 지금은 뭘 어떻게 해보려고해도 물리적 거리가 있고, 코로나 영향도 있지만 그 여자가 귀국이라도 하면 과연 아무렇지 않을 수 있을까요? 술먹고 그여자 이름부르며 엉엉 울었다는거... 그게 참 마음에 걸리네요. 9년세월이 어떻게 한순간에 잊혀지겠어요. 하지만 술에 이성을 잃고 사진 지우며 전여친이 생각났을때 지금 자기 곁에 있는 여자에게 미안해서 우는거면 몰라도 눈물의 대상이 한참 잘못된거 아닐런지요. 아픈마음 가지고 결혼하지 마세요. 인생 한번이고 나 없이는 못산다는 남자랑 살아도 힘든게 결혼생활이에요. 피임 꼭 하시고, 어지간하면 살림도 다시 분리하셔서 님에게도 좋은 반려자인지 시간을 길게 두고 만나보세요.

아고오래 전

Best모진말 같겠지만. 그남자 전 여친 못잊었어요.해외에 있다면서요.. 자기가 더이상 뭘 어쩔수 없어 헤어졌지만 그여자가 돌아오면 백퍼 흔들립니다. 정 그거 진짜 무시못해요.. 저도 그랬거든요....이혼보단 파혼입니다..진심이에요

0오래 전

추·반9년연애는 한번 이혼한거나 마찬가지... 9년연애가 1년살고 이혼한 부부였던 사람들보다 상대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더 버거워요

ㅇㅇ오래 전

술쳐먹고 질질짜는거 본 순간 후라이팬으로 대가리를 깡 내려쳤어야하는데 글쓴이가 미련하구만

ㅋㅋ오래 전

1년도 더 전의 글이네 글쓴이 결혼을 했으려나

ㅇㅇ오래 전

ㅇㅇ오래 전

결혼을 하면 안되는 놈임

ㅇㅇ오래 전

어휴ㅠㅠ

123오래 전

한달을 사귀든 10년을 사귀든 과거는 과거일뿐이니 남자가 정리가 됐다면 괜찮은데... 사진 지웠다고 예비신부 앞에서 울 정도면 그 남자한테는 과거가 아니라 현재잖아요 남자 껍데기만 가지고 어떻게 살아요

오래 전

9년 사귄 거 오케이. 사진 안 지우고 남아 있었던 것까지도 속상하긴 하겠지만 이것도 오케이. 근데 현 여친 앞에서 전 여친 이름 부르면서 우는 건 무슨 경우?? 전 여친이 한국 다시 들어와서 잘 지내?? 한 마디면 백퍼 만남.

ㅇㅇ오래 전

술먹고 이름 부른거에서 게임끝났네요 아직도 여자분 못잊고 있혀질때까지 오래걸릴텐데 다른 여자 사랑하는남자랑 결혼생활하고싶으세요?

레드오래 전

일단은 님글에서 남친에게 왜9년동안 사귄여자친구에대해 말하지않았냐? 이건쫌 아닌듯... 글쓴이도 지금남친한테 구남친들에 대해 말하지않았잖음? 님남친이 9년을 사귀었던 얼마를 사귀었던간에 말안해준건 그나마도 님한테 적어도 예의라는건 지킨거임. 그리고 사진삭제를 못한것도 나도 여자입장에서도 헤어지고 나름 흔적을 다지운다고 지웠는데 현생사느라 바빠서 다지우지못하는 경우도 있음. 근데 그렇다고 님남친을 마냥 옹호하고자 하는게 아님. 이정도까지였었으면은 그냥 님남친이 워낙에 바빠서 전여친흔적을 다지우지못했구나 싶고 글쓴이도 한번은 그냥 이해하고 넘어가라 하겠는데 옹호하지못하는거는 님남친이 술취해 울면서 그여자이름을 불렀다는건 이건 아닌거임. 이건 옹호해줄수도 없는것이고... 이미 이거는 글쓴이랑 교제를 선택했을때 혼자 술마시고 그여자를 잊거나 혹은 늦어도 글쓴이랑 살림을 합친다고 결정하고 그때 혼자 술마시고 잊었어야했음. 즉 과정이 잘못된거임.내가보기엔 님남친은 전여친의 일의야망때문에 어쩔수없이 이별해서 전여친을 끌어안고사는건데 사진삭제도 안한것은 잊지못하고 미련남은 전여자를 추억하고자 했을 가능성이 크다는거임. 일이 바빠서 깜빡한게 아니라... 전여친은 가지고싶어도 가질수가없는 여자인데 지금은 글쓴이 하나남아있는건데 글쓴이가 원하는건 사진삭제이고 사진삭제마져도 안하면 헤어지고 나혼자또남을테니깐 억지로 마지못해 사진삭제를 한거임. 그게 너무 억울하고 속상해서 술마시면서 그여자를 추억한것이고... 일단은 살림합친걸 잠시 중단하세요. 그집이 누구소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남자집이라면 당장에 집나오시고 그후에 님남친마음과 행동에따라서 님이 선택하셔야될것같음. 집나오고 서로각자떨어져서 이별비슷한걸 하고있는데 님남친행동이 적극적이지않고 뜨뜨미지근하다면 아직도 전여친을 잊지못한것이고 떨어져있으면서 님의소중함을 늦게나마 알아서 적극적이고 님도 여전히 그남자분 사랑하고 이남자없인 안되겠다 싶으면 9년사귄 전여친 그냥 기억에서 지우고 다시 처음 시작하고 만나는것처럼 만날자신있음 만나시고 그럴자신없는데 남친이 적극적이면 그냥 님은 다른남자만나심이...

흠흠오래 전

사람인데. 1년 막 되가는 님때문에 9년 쌓았던 기억을 한순간에 잊을 순 없지요. 판도라의 상자..저도 열어봐서 지금 님 기분 정확히 이해해요. 난 이 음식점 싫어한다고 안가더니 버젓이 그 음식점에서 잔여친과 찍은 사진... 나에게 이렇게 포즈를 잡아봐라 이런 구도로 찍어야 사진이 예쁘게 나온다 했던..그대로의 전 여친의 사진들. 너무 충격이었고... 몇몇 사진은 아직도 기억이 나요. 전 그때 사귄지 6개월쯤 되었을땐데...저와 사귀기 바로 전 여친이었고 3년 정도 사귀었었더라고요. 잠결에 그여자 이름 부른적도 있고...남친 어머니가 실수로 제 이름을 그여자 이름으로 착각한적도 있어요. 근데 결국 과거의 여자일 뿐이예요. 남편이 지금도 연락하고 만나는게 아니라면...결국 다 과거고 추억일 뿐이예요. 자격지심 갖지마시고..지난 여자때문에 둘의 현재를 흔들지 마세요. 저도 결국 그 남친과 결혼해서 애낳고 잘 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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