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글)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남겨주셨던 분들이 다시 이 글을 보실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추가글을 남겨봅니다.
댓글 하나씩 읽으면서 8년이나 끊겼던 인연 굳이 다시 연결할 필요 없겠다는 확신을 했어요. 저도 그저 머리로는 이렇게까지 사과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닌데 한 번 기회를 주는 게 맞는 걸까 했지만 마음으로은 사실 8년 전 기억이 되살아나면서 화해를 하고 싶진 않았던 거 같아요.
그래서 이 친구가 본인의 진심을 저한테 8년 만에 전달한 만큼 저도 제 생각을 확실하게 전달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연락했습니다.
고민 오래 하고 연락한다고 하면서.. 얘기를 시작했어요. 요는 결혼소식 들었다. 그런데 결혼 소식을 듣자마자 내 입장에서는 솔직히 타이밍상 기분이 마냥 좋지만은 않았다. 힘들게 용기내서 연락준 거는 너무 고맙지만.. 내 생각에 우리 관계가 전처럼 돌아가는 건 무리일 거 같다. 좋은 추억은 추억으로만 남기고 서로 열심히 잘 살자. 요즘 상황 또 안 좋아지는데 건강하게 잘 지냈음 좋겠다는 내용의 카톡 남겼었습니다.
그리고 받은 답장은...
그런 횡설수설 감정적이고 욕으로 가득한 말들은 살면서 처음 봤어요. 핵심은 지난 8년 동안 인생을 얼마나 힘들고 드럽게 살았길래 이렇게 꼬였냐면서 그렇게 살지 말라는 말과..어차피 결혼식 부를 생각도 없었는데 김칫국 마시지 말라는 말..? 엄청난...감정폭발이라고 할까요?
불렀어도 안 갔을 거 같은데...남의 결혼식이 저한테 무슨 떡이라서 제가 김칫국을 마시나요.. 뭐..제가 보낸 카톡에 기분에 나빴을 순 있겠지만.. 친구의 반응으로 친구의 진심은 영원히 묻혀버렸네요.
진심으로 저한테 잘못했다 생각하고 사과한 거였다면 상황 다시 설명하고 오해없게 얘기하지 않았을까요..? 만약에 자기가 사과를 했으니 상대가 당연히 받아줘야 한다고 생각했다면.. 그것 또한 너무 어린 생각이죠.
그리고 친구 답장과 댓글을 통해서 제가 왜 처음 이 친구의 연락을 받고 기분이 안 좋았었던 건지 알았습니다. 8년만에 연락해서는 본인 감정, 생각 쏟아내고 화해를 요청하는 게 다소 제 입장에서는 강압적이고 폭력적으로 느껴졌던 거 같아요.
처음에 답장 읽고 많이 당황했었는데 시간 지나고 차분해지니 오히려 속이 후련하네요. 이 친구의 진심은 이렇게 확실하게 드러난 거 같아서요. 그리고 이 관계가 확실하게 끝이라는 게 확정이 나서요.
댓글 조언들 너무 감사합니다. 역시 끊어진 인연은 다시 붙이는 게 아니네요.
초등학교때부터 대학 들어가서까지 친하게 지냈던 단짝친구가 있었습니다. 정말 자매같고 이 친구 이후로는 이렇게까지 허물없이 지낼 수 있는 친구는 없었을 정도로..정말 친했어요. 그런데 대학에 들어가고 이 친구가 남자친구가 생기면서부터 어긋나기 시작해서 결국 엄청 크게 싸우고 연을 끊었었습니다.
저랑 만나기로 한 날에 남친 군대 휴가 나온다고 약속 당일 취소, 부모님께는 저랑 놀러간다는 거짓말하고 남친이랑 여행, 제가 조금이라도 화내면 너는 남친 없어서 그렇다는 둥, 연애 상담에 공감 못해준다고 자기 왜 이해 못하냐고 뭐라 하고,, 제가 지쳐서 정말 많은 고민을 하다가 초등학교때부터의 긴 인연을 끊었었습니다.
30대가 된 지금은 그저,,어려서 그랬거니 이해하지만 당시에는 제가 감정쓰레기통이 된 것 같고 배려 없는 친구의 모습에 상처도 많이 받았기 때문에 연을 끊은 뒤로는 그 친구 생각은 해본 적도 없었어요.
거의 8년간 연 끊고 연락도 없었던 이 친구한테 지난 8월 초 연락이 왔었습니다. 20대 초반에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후회한다면서, 저한테 은근 자격지심도 느끼고 있었고 남자친구를 통해 저한테서 우월감까지 느꼈었던 것 같다며,, 20대 초반에 너무 어려서 그랬다 지금은 아니라면서 사과하더라구요.. 사람이 이렇게까지 자신의 숨겨진 마음을 털어놓고 서과를 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한 번 보자 해놓고 8월 말부터 코로나 심각해지면서 만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sns를 안 해서 몰랐었는데.. 이 친구가 알고보니 결혼을 앞두고 있었더라구요.. 이 소식을 다른 동창 친구로부터 들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하나둘 결혼하는 나이 되면서 결혼식 인원수 채우려고 이렇게까지 한다는 온갖 얘기도 들었어서 친구의 연락이 순수하게만 느껴지진 않네요.. 근데 또,, 발단은 결혼식이었을지라도 정말 자신의 과거 모습을 반성하고 저한테 미안해서 연락했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사실 올해가 가기 전에 이 친구의 연락도 있었고 해서 만나자고 제가 먼저 다시 연락해볼 생각이었었는데.. 갑자기 고민이 많아집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