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남자친구와 결혼.. 고민입니다.

고민고민2020.11.29
조회6,553
내년 결혼 예정인 29살 여자이고, 남자친구는 27살입니다.
결혼 전 동거 1년 정도 하고 있는데, 동거를 하다보니 이제 생활방식이나 습관 등 여러 부분에서 부딪히게 되더군요.
결혼을 하게 되면 앞으로 평생 이런 부분에서 계속 스트레스 받으면서 살아야할텐데 이게 맞는건지 머리가 복잡하네요.
몇 가지 예시를 쓰자면..

첫째, 남자친구는 쓰레기를 잘 안 치웁니다. 남자친구가 무언갈 먹거나 하고난 자리에는 그 쓰레기가 그대로 남아있어어요. 예를 들어 과자를 먹었으면 과자봉지가 그대로. 컵에 물을 따라마시면 물컵이 그대로. 그나마 하도 뭐라고 해서 컵이나 그릇 같은건 싱크대로 가져다두려고 하대요. 아니 물론 어떻게 바로바로 칼같이 치우겠어요. 저도 뭐 가끔 까먹고 바로 안 치울 때도 있는데요. 근데 그냥 남자친구는 그대로 놓는게 기본값이예요. 그래서 어디 갔다가 와서 물건 그대로 있는 거 보면 스트레스..

둘째, 남자친구는 말만 참 잘 해요. 뭔가 제 기분을 상하게 한 일이 있다거나 하면 자기가 대신 집을 잘 치워놓겠다던가. 누나 출근하면 내가 식기세척기 돌려놓을게(제가 출근하고 남자친구가 집에 있는 적이 자주 있었어요) 라던지요. 근데 오면 그대롭니다. 차라리 번지르르하게 약속을 하질 말던지 말로는 약속 다 해놓고 실천이 안 따라요. 얼마 전에도 새벽까지 피씨방에서 친구들이랑 게임했는데 너무 늦게까지 해서 제가 뭐라고 했더니 미안하다며 제가 잠깐 본가 다녀오는 사이 집 치워놓고 기다리겠대요. 기분 좋게 다녀왔더니 밑에 페트병 굴러다니고 청소기도 안 돌렸더라구요. 그러고 게임하고 있음.. 아니 보통 그런 약속을 하면 하는 시늉이라도 해놓지 않나요?ㅜㅜ

셋째, 실망하거나 화가 나서 얘기를 하면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본인도 같이 뭐라고 해요. 예를 들어 약속을 해놓고 안 해서 제가 화가 나서 뭐라고 하면, 그게 그렇게 화낼 일이냐고. 자기가 뭐 죽을 죄를 진 것도 아니고 계약서를 써서 약속을 서류에 명시해 놓은 것도 아닌데 지금 하라고 하면 되지 왜 화를 내냐고 해요. 화난 포인트는 약속을 안 지키는 건데 이제와서 한다고 화가 안 나는게 아니잖아요ㅜ 남자친구는 그런걸 이해를 못하는 것 같아요.

넷째, 혼날 것 같으면 슬쩍 넘어가려고 해요. 예를 들어 새벽 1시반에 막판 한다고 해놓고 새벽 2시반에 물어봤더니 이제 고양이들 챙기고 자야지라고하는 거예요. 그럼 당연히 집인 줄 알지 않나요? 근데 알고보니 또 밖에서 게임 중.. 저희 커플이 밖에서 술 먹으면 서로 말해주기로 했는데, 남자친구가 저녁 먹으면서 소맥 몇 잔 마셔놓고 말 안했다가 나중에 뭐라하니까 그냥 말 한줄 알았는데 안 한거지 속이고 몰래 먹은 건 아니라네요. 그런 논리면 뭔들 못할까요.. 제 남자친구는 안 들키면 땡인 걸까요.

다섯째, 기본 생활 습관이 엉망이예요. 제가 많이 뭐라해서 나아지고는 있는데, 화장실 변기에는 누렇게 오줌이 묻어있고 물 마시고 나면 뚜껑 안 닫아놓고 옷은 구겨지게 바닥에 떨어뜨려놓고 자기 입고 난 옷을 침대 위 베개 이런데에 팽개쳐놓고, 앞서 말했듯이 쓰레기도 잘 안 치우구요. 저는 집이 너무 더러우면 밑에 쓰레기라고 좀 주워서 넣고 옷이라도 주워올려놓고 하는데 남자친구는 그런 생각이 없어요. 하라고 딱 정해줄 수 있는 큰 일 ( 청소기 돌리기, 고양이 화장실 치우기, 고양이 물 갈아주기, 고양이 밥 주기) 이게 집안일의 전부인 거죠 남자친구에게는. 사소하게 챙기고 해야할 게 얼마나 많나요.. 집을 유지하려면요ㅜ

여섯째, 툭 하면 삐지는 시늉을 합니다. 서로 놀리고 장난치기도 하는데 자기가 삐지고 싶을 땐 사소하게만 놀려고 바로 삐져서 말 안해. 너랑 아무것도 안 해. 이러고 있고.. 같이 웃으면서 잘 있다가도 갑자기 하나에 수틀리면 뒤돌아서 입 꼭 다물고 삐진 시늉을 하고 있어요. 여자애도 아니고 다 큰 남자가 그러고 있으니 어휴.. 몇 번 달래주다가 계속 말도 안되게 삐지는 척 하면 저도 또 화가 납니다...

이런 것들이 계속 반복되니 저는 저대로 스트레스를 받고 남자친구도 남자친구대로 스트레스를 받아요. 저는 뭐 잔소리 하고 싶어서 하나요... 제가 그렇다고 엄청 깔끔하고 꼼꼼한 타입도 아니라 적당한 건 넘어가는데 너무 기본적인 게 안 되어있으니ㅜㅜ
남자친구에게는 이런 부분 수도 없이 말해봤구요. 그때 뿐이지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는 거 같지도 않고 제가 예민하다는 식? 똑같아요 결국. 생활습관 같은 것도 좀 나아졌다뿐이지 여전히 맨날 잔소리 해야하고..

그 외에 다른 건 참 좋습니다. 착하고 뭐 뒤에서 구린 짓 하고 다닐 사람도 아니고, 또 많이 예뻐해주고요. 사랑에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계속 같이 있으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부분이 평행선을 달리는 것 같아 이게 결혼해서 평생 살다보면 어떨지 두렵습니다..

이젠 한 번만 또 약속 안 지켜도 또 저러는 게 실망스럽고 화가 나구요. 삐지는 시늉하면 또 시작이네 하고 저도 짜증이 납니다. 무조건 헤어져라 말고 해결 법이 있을까요..

댓글 보러 들어오니 오해하시는 분들이 계시는군요..
남친이랑 저는 대학 선후배 씨씨고 직업도 같아요ㅜ 지금 남친이 잠깐 휴직이었던거구요. 연봉도 똑같고 둘이 합쳐 월 세전 700은 됩니다. 경제적인 문제는 전 혀 없어요. 제가 고민인 건 딱 생활습관 행동들이예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