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세계를 믿으시나요 ?

ㅇㅊ92020.11.30
조회6,618

안녕하세요 맨날 보기만 하다가 처음으로 여기에 글을 써봅니다.
가끔은 대면해본 적 없는 쌩판 모르는 사람들에게 마음터놓는게 도움이 되었던 지라.
두서가 없어도 조금만 양해부탁드립니다.

 

저는 그냥 평범한 20대 중반입니다.
종교는 딱히 없는데 사후세계는 믿어요. 저는 지옥이 무서워요.. 사는 게 더 괴로울까요 죽어서 고통받는 지옥이 더 괴로울까요

 

요즘 들어 제가 이상한 거 같아요. 아니 이상해요. 눈물이 멈추질 않네요. 눈깔이 매워서 빠질 거 같아요 ^^..
기분이 원래 오락가락하는 편이긴 했는데 분명 예전엔 기분이 다운됐다가도 금방 업되기도 하고 우울감이 오래가진 않았거든요.
오래가봤자 일주일?
구렁텅이에 빠진 이 울적한 기분이 벌써 3주가까이 되가네요..
어떻게든 기분에 속지 않으려고 여행도 가고 사진찍으러도 다니고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니고 그랬어요. 산책도 많이 하구요.

 

지금은 그냥 침대에 누워서 멍한 상태로만 있습니다.
그렇게 있다보면 자꾸 생각하고 싶지 않은데 뇌가 부지런하게 움직입니다. 자꾸 제가 벽에 머리를 박고 강가에 몸을 던지는 생각들이 저를 잠식해옵니다.

잠이라도 자야지 하면 자잘한 쓸데없는 꿈부터 악몽까지 잠을 편하게 자지도 못 하구요..불면증이야 원래 있던 거라 그러려니 하고 살았는데 이제는 반갑지 않은 얼굴들이 자꾸 꿈에 찾아옵니다.
하나하나 다 놓아가는 거 같아요 제가..
(회사는 그래도 나갑니다. 저의 부재로 업무를 망칠 순 없다는 생각이 있어서..근데 그 마저도 다 놓고 싶네요)
뭐든 제가 예민한 탓이다, 피곤한 성격탓이다 라고 생각하고 외면했었는데 그게 탈이 난 걸까요?

똥멍청이가 되어가는 거 같기도 해요. 원래 알던 단어인데 이게 무슨 말이지? 하고 네이버에 검색해보고 눈치로 대화를 이어가고 정말 웃기네요.

 

제가 좋아했던 것들을 아무리 해봐도 눈물이 계속 나고 부정적인 생각만 드네요.
원래 이 정도까진 아니었는데 흠

 

상담도 받아봤습니다. 그렇지만 상담하는 내내 이 상담선생님은 날 보면 무슨생각을 할까, 내가 하는 말에 공감하고 들어주는 모습마저 가식적으로 보이고 무섭게 느껴지더라구요.
사람 눈빛이 무섭게 느껴진달까요. 제가 도움받고자 찾아간 곳인데 불신하는 제 모습이 참 아이러니하고 불쌍합니다.

그 많던 친구들도 연락을 끊었습니다. 그래도 참 고마운 게 연락을 피하니까 계속해서 연락해주고 전화도 해줍니다.
그치만 그 친구들에게 이것 저것 얘기하는 것도 우울한 기분을 옮기는 거 같아 미안한 마음이 크구요..민폐덩어리같은 느낌이랄까..

집에서는 방 밖으로 나오지않아요. 티비소리 말소리도 듣기 싫구요..

 

어릴 때부터 제게 상처가 되었던 일들이 자꾸 생각나요. (저 혼자 간직한 일들이 많았거든요. 누군가에게 털어놓기엔 제가 약점을 드러내는 거 같아 말 안하고 넘기고 그랬습니다)
예전엔 내가 죽으면 가족들이 슬퍼할테니, 친구들이 슬퍼할테니 라는 생각이라도 했었는데 이제는 그 것마저 제게 의미가 없습니다.
(오해하실까봐 몇 자 보탭니다. 가족들은 절 많이 사랑합니다. 제겐 부족하지만 제가 이상해서 부족하게 느끼는 거 같아요.)

상담센터에서는 주기적으로 상담받으면 괜찮아질거라고 했는데 그게 의미가 있을까 싶어요 비용도 참 만만치 않더군요.

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이런 경험 모두들 있으신가요?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제겐 극복할 에너지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들 힘든 시기에 울적한 이야기만 풀어놓아서 죄송합니다. 어차피 수많은 글 들속에 묻힐테니 익명의 힘을 빌려 몇 자 적어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가내 평안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