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학원 종강하고 번호 따인 썰 푼다

ㅇㅇ2020.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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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9시에 딱 학원 마치고 (독재) 평소대로 엘레베이터 앞에서 에어팟 끼려고 하고 있는데 갑자기 롱패딩 입은 어떤 여자애가 갑자기 톡톡 치면서 말을 걺. 올해 초부터 계속 봐왔는데 집중해서 공부하는 모습 보고 조금씩 호감이 생기게 됐는데 이제 곧 짐 다 빼고 다시 볼 일 없을 수도 있으니까 수능이 얼마 안남았지만 실례를 무릅쓰고 번호를 물어봐도 되냐고 말하길래 순간 너무 당황해서 일단 한 5초 정도 정적이 일어남 ㅋㅋㅋ 근데 얼굴도 꽤 귀엽게 생기고 마스크 벗은 모습도 간간히 봐왔어서 그냥 번호를 줬음 그리고 나서 같이 엘레베이터 타고 내려가는데 심장이 터질 것 같은 거임 나도 그 친구한테 관심이 아예 없진 않아서 그래서 이제 엘레베이터에서 내리고 어디 사냐고 내가 물어보니까 마침 또 운명처럼 집도 근처임 ㅋㅋㅋㅋㅋㅋ같은 아파트는 아니고 같은 단지여서 그냥 원래 버스타야되는데 같이 걸어가기로 함 일단 너무 추워서 편의점 가서 핫초코를 두 캔 산다음에 홀짝홀짝 마시면서 같이 그 먼 길을 걷기로 결정함. 뭐 수능에 관해서 여러가지 얘기 많이함 자기는 원래 문과생이었는데 생명공학 쪽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꿈이 생겨서 2학년때 전과했는데 이과 공부 너무 힘들다고 함. 그리고 뭐 원래는 올해 중순에 번호 물어보려고 했는데 그냥 용기도 안나고 뭔가 부끄러워서 못했는데 이제 수능 다가오고 끝이라고 생각하니까 아예 놓칠까봐 불안해서 충동에 물어본거라고 하는데 둘다 엄청 부끄러워해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가관으로 봤을듯. 서로 외모 칭찬도 하고 뭐 수능 잘보라는 얘기도 해주고 목표 대학 등등등 서로 잘 얘기함.어쨌든 서로 얼굴만 대강 알던 사이에서 이렇게 속깊은 얘기를 스스럼 없이 서로 하고 또 대화도 어느정도 잘 통해서 진짜 이런게 운명인가 싶기도 하고ㅋㅋㅋㅋㅋㅋㅋ 양재천 따라서 쭉 걸었는데 중간에 벤치에 앉아서 수다떨었는데 얘 싱글생글 웃는모습이 너무 귀엽고 마음이 놓이더라. 서로 오글거리는 말도 꽤 많이 한듯 .. 추워서 주머니에 핫팩 넣고 같이 손잡아볼까 하다가 좀 선넘은 거 같아서 그냥 각자 주머니에 손 넣고 걸음. 난 추워야 정신들어서 영하 날씨에도 후리스밖에 안입었는데 걔가 춥대서 더 두꺼운 내 롱패딩 입으라고 벗어줌. 그래서 걘 그거 입고 좀 걸었는데 내 롱패딩 끝자락에 바닥에 다을락말락 하면서 아장아장 걸어가는 모습이 또 너무 귀엽더라.

어쨌든 그렇게 걔네 집 앞까지 데려다 주고 잘 가라 내일 학원에서 봐 연락은 우리 수능 끝나고 하자 등등등 얘기하고 헤어짐. 다시 옷 받아서 입었는데 걔 향기가 깃들어져서 너무 포근했고 집에와보니꺼 후드 테두리에 털 붙어있는 쪽에 갸 머리카락 두 올이 붙어있더라? 이걸 찾으니까 이제서야 내가 방금 여자애랑 있었구나 하는데 다시 확 실감됐어

판남 수능 3일전인데 저 일땜에 정신 흐트러지고 집중 안된다.. 멍때리면서 걔 생각하느라 오늘 공부시간 팍 줄었어 ㅅㅂ 지구1 지엽파트랑 한국사 정리 덜됐는데 어카냐

+) 이제 마음 다잡고 공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