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유증상자와 밀접접촉해도 검사도 안해주는 상황

캐슬케이2020.12.04
조회187

안녕하세요,

 

오늘 코로나바이러스 신규확진자가 600명을 넘어섰습니다. 수도권 거리두기 단계가 이미 “2단계+a“까지 올라가 있고, 대부분의 국민들이 마스크를 잘 쓰며 노력하지만, 단기간에 크게 눈에 띄는 방역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 같아 불안하며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전세계 어디와 비교해도, 현재 한국만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코로나 상황을 대처하고 있는 나라가 없으며, 이러한 대처를 가능하게 한 의료인들과, 정부의 방역지침을 성숙하게 잘 따라주는 우리 각자의 국민들에게 “잘하고 있다”라는 셀프(!!) 격려와 응원을 하는 것이 어떨까요?

 

저는 정말 최근까지 영국에서 거주하던 사람입니다. 제가 불과 한달 반 전에 실제 영국에서 겪은 이야기를 나누며, 현재 유럽 “선진국”의 상황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네요.

 

우선 영국에서는 사람들이 마스크를 잘 착용하지 않습니다. 물론 이번 여름, 영국 정부에서 대중교통과, 실내 쇼핑센터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기 때문에, 이러한 시설을 이용할 때만 잠시 형식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합니다. 이렇기 때문에 영국에서는 항상 바이러스 감염 위험에 노출된 채로 살았습니다. 물론 아무리 노출 위험이 크더라도, 제대로 된 검사와 치료를 받을 수 있다면 마음이 조금이라도 편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가 실제 경험한 바로는 이러한 검사와 치료는 기대할 수 없습니다.

 

10월 중순의 어느날, 갑자기 전날 만났던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야, 내가 최근 며칠 안에 만나서 함께 놀았던 친구가 코로나 양성이 나왔데. 그런데 이상하게 나도 오늘 열이 나기 시작하고 인후통이 심하네... 너는 괜찮니? 이거 아무래도 코로나 감염증상인 것 같아.”

 

저 말을 듣는 순간, 저도 불안한 마음에 영국의 모든 의료보건 서비스를 관리하고 제공하는 정부 기관인 “국민보건서비스(NHS)”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물론 전화 대기자가 너무 많아 약 40분을 기다린 후 통화 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NHS 전화 상담원에게 상황을 설명 했습니다.

“제가 어제 만나서 밀접접촉을 했던 친구에게 지금 코로나 의심 증상이 나타났어요. 그 친구가 최근 며칠 안에 밀접접촉을 했던 사람 중 코로나 확진자가 있었다고 하네요. 저도 코로나 검사를 받고 자가격리를 해야하지 않을까요?”

 

그랬던 NHS 상담원이 대답합니다.

“선생님, 선생님의 친구분이 물론 유증상자이시긴 하지만, 아직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으신 것이 아니잖아요. 그러므로 선생님은 아직 코로나 확진자를 접촉하신 것이 아닙니다. 선생님께서 아직 확진자를 접촉하신 것이 아니니, 당연히 검사를 받거나 자가격리를 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제 친구가 코로나에 걸렸을 확률이 99.99%라도, 아직 확진자가 아니니, 확진자가 아닌 사람과 밀접접촉을 했던 나는 ’검사나 자가격리를 할 필요 없다‘라는 상담원의 말이 정말 논리적인 개소리로만 느껴졌습니다.

 

NHS상담원이 추가적으로 말합니다.

“만약 그 친구분께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는다고 하셔도, 선생님께서 바로 코로나 검사 대상자가 되시는 것은 아닙니다. 코로나 검사는 의심증상이 나타나고, 이러한 증상이 최소 3~4일 이상 지속되어야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자가격리 또한 의심증상이 나타났을 때만 하시면 됩니다.”

 

사실 코로나 감염자 중 무증상자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밀접접촉자에게 검사도 해주지 않고, 자가격리도 할 필요가 없다는 영국 정부의 방침이 사실 좀 당황스럽네요.

 

아무튼 저는 NHS에서 이러한 공식 답변을 받은 후에도 불안한 마음에 NHS 인터넷 홈페이지에 접속했습니다. 얼마 전 BBC뉴스에서 코로나 검사 신청을 한 뒤에 최소 3~4일은 기다려야 검사를 받을 수 있다는 뉴스를 보았기에, 만약 가능하다면 꾀병을 부려서라도 최대한 빨리 검사를 예약하는게 나을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NHS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확인한 내용은 정말 가관이었습니다. 홈페이지에 떡 하니 써 놨더라고요. 아무리 본인이:

- 코로나 감염자와 함께 살거나

- 코로나 감염자와 밀접접촉을 했더라도

코로나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검사를 해 줄 수 없다‘라고 적어 놓았습니다.

 

하지만 혹시나 제가 코로나에 걸리면 같이 사는 룸메이트와 직장동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으므로, 제가 코로나 증상이 있다고 믿고(!!) 코로나 검사를 신청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코로나 검사는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예약할 수 있다고 되어있어서, 홈페이지에서 코로나 검사 신청 버튼을 눌렸습니다. 그랬더니 다음과 같은 메시지가 떴습니다:

 

“지금 현재 코로나 검사가 가능하지 않습니다. 현재 검사 수요가 너무 많이 몰리고 있습니다. 내일 다시 시도해주세요. 만약 당신의 증상이 더욱 나빠지거나, 7일을 기다려도 증상에 호전이 없다면 아래의 NHS 긴급번호로 연락해주세요.”

 

이것이 신규 확진자 14,879명, 누적 확진자 167만 4134명, 총 사망자 69,752명이 발생한 그 유명한 “대영제국” 영국의 현 시국과 실체입니다(2020년 12월 4일 기준).

 


지금 우리 모두 힘든 시기를 지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위기의 순간에 그 나라의 역량, 그 국민의 의식 수준이 드러납니다. 

분명 대한민국은 선진국이며, 우리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성숙한 선진 국민입니다!




*유튜브 링크:

https://youtu.be/tYUtU5kbIZ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