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25살..결혼 4개월만에 이혼당합니다....

쓰니2020.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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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글 링크: https://pann.nate.com/talk/354281784

 

어제 밤에 후기 글을 올렸는데 길이 너무 길어 읽기 불편하다 하셔서 요약해서 다시 업로드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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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3개월 만에 다시 글을 올려봅니다. 다시금 긴 글이 될 것 같지만...다시 한 번 여러분의 관심과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지난 번 글(상단 링크)을 올리고 난 후, 마음을 담아 조언해주시는 많은 분들 덕분에 마음을 다 잡고 이혼소송을 시작했습니다.

 

글이 길어질 것 같아 짧게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1.남편은 사유를 조작하여 혼인취소 소송을 걸었습니다.(제가 우울증을 앓고 있는 걸 속였다나요.그러나 이것은 거짓입니다.)

2.제가 결혼 준비하며 쓴 비용도 돌려줄 수 없다고 하네요.

3.저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 직장도 그만 두고 이혼남이 되었으니 위자료를 3천만원 달라네요.

 

이전 글을 쓰던 날 정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며 남편을 만났습니다. 싫다는 사람을 붙잡고 평생 살 수는 없는 노릇인데 ... 그래도 헤어지기보다는 다른 방법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고, 남편 또한 같은 생각을 해주었기를 기대했어요.

남편이 본가로 내려가고 난 후 제가 많은 생각을 한 만큼, 남편 또한 스스로 많은 생각을 해보고 옳은 결정을 해주기를 바랐습니다. 이제라도 남편이 '내가 잘 못 생각했던 것 같다고, 미안하다고, 다시 노력하겠다고'이야기해주기를 바라며 떨리는 마음으로 자리에 참석하였으나 ... 남편은 달라지지 않았더군요.

 

여전히 법적으로 혼인신고는 되어 있지만, 결혼식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혼한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합의 이혼을 해줄 것을 종용했습니다.

 

그 날의 만남 이후 3주 후 쯤?남편이 혼인취소소송을 걸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저를 만났던 그 날도 소송을 이미 건 상태였구요. 소장의 내용은 정말 믿을 수 없이 모두 거짓이었습니다.

거짓은 언제나 밝혀지기 마련이기에 크게 신경쓰지 않으려, 마음쓰지 않으려 애썼습니다.

 

혼수품 그대로 주거나, 혼수를 매각한 돈을 주겠다던 남편은 제가 제출한 소장을 받아보고는 '원래 결혼준비하면서 네가 쓴 비용도 다 돌려주려 하였고, 거기에 더 얹어주려고 했다'며 돈을 줄테니 만나서 이야기를 할 것을 재차 강요했습니다.

 

제 주변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한다는 명목으로 앞뒤 상황 하나 없이 제 흉을 보고, 남편을 믿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무거운 이야기들을 약점 잡고, 법이고 도덕이고 안중에도 없이 거짓말만을 늘어놓는 사람을 어떻게 믿고 만날 수 있을까요 ...?

정말 만나기가 두렵고 무서웠습니다.

저는 계좌번호를 알려주며 이 계좌로 내가 결혼준비하며 쓴 비용과 제가 청구한 위자료를 입금하면 합의서를 써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남편은 저에게 '제발 어떤 행동을 했을 때 다음 일들이 어떻게 벌어질 건지 생각을 해달라'고 다그치더니, 위자료 3천만원을 달라는 반소장을 108페이지나 보냈네요.

 

어김없이 소장에는 불 났을 때 당장 와보지 않은 것에 대해 구구절절히 늘어놓고 있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저를 가족이라고 생각했기에, 불이 났을 때 바로 와보지 않은 서운함을 표현한 것 뿐인데 제가 과도한 방어기제로 어머니를 공격했다나요? 그러면서 저희 가족이 힘들었던 상황에 대해서는 변명이라고 치부하며 본인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더군요. 한 번 내용을 들어보시겠어요?

 

4월 8일에 남편 본가에 불이 났고 4월 10일 할머니가 다치시고, 4월 12일 다니던 직장에서 퇴사한 후 병원에 있는 기간 중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에서 입사제안을 받아 20일부터 첫 출근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머니와는 5월 2일에 찾아뵙기로 약속한 상태였구요. 그러던 중 4월 27일 출근하던 도중 어머니께 전화가 왔습니다.

5월 2일에 그간 못 한 수업을 보강해야 할 것 같아 날짜변경을 원하신다며, 5월 1일에 오라고 하시더군요. 5월 1일은 빨간 날이라 남편이 저희 할머니를 찾아 인사드리고 싶다고 약속한 날이라 어려울 것 같다고 말씀을 드리니, '우리 엄마였으면 당연히 나한테 오지 말고 결혼할 사람 집에 가라고 했을거라고, 너희 할머니가 생각이 있으시면 너를 우리 집으로 보내셔야 맞는거지.'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래서 그렇게 말씀하시니 서운하다고 한 게 다네요. 이게 과도한 방어기제인가요? 더욱 어처구니가 없는 건, 5월 2일에 보강수업은 애초에 없었더라구요. 그냥 어머니 본인 마음대로 하고 싶은데 뜻대로 안 되니 성을 내셨던 거였어요.

 

남편과 그 가족들은 소장에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본인들은 불이 나고 묵을 데가 없어서 주변 지인들 집을 전전하였고, 큰 상실감에 빠져 있는 상황인데 이러한 큰 사항을 회사에 이야기하면 받아들여주지 않을 회사가 어디 있으며, 요양보호사가 있는데 굳이 네가 할머니 입원하신 곳에 같이 있어야 했냐고. 진작에 왔어야 한다구요.

 

입사한 지 10일 이내에 남자친구 집에 불이 나서 연차를 쓰겠다고 하면 받아 줄 회사가 있긴 할까요?

또 소장에서 말씀하신 바와는 달리 저에게 말씀하시기를 새로 집을 지을 동안 거주할 월세 90만원 짜리 복층 빌라를 얻었고, 그 집은 너무 좁아 편하게 지내고 싶어 투룸을 따로 얻어 어머니께서는 따로 지내신다고 하셨습니다. 가족이 똥오줌을 가릴 정도가 아니면 당연히 내팽겨치고 결혼할 사람 집에 왔어야 한다는 그들의 논리에 따른다면 집에 불이 나서 전소되었어도 다시 집을 지을 수 있고, 당장 거주할 집을 무리 없이 구할 수 있으며, 그 집이 좁아 불편하다면 투룸도 따로 구할 수 있는 정도로 경제적 타격이 없었으며 실제로 몸을 다친 곳 하나 없으신데다가, 남편도 엄마도 아들도 셋이나 있어 위로해 줄 사람이 없는 상황도 아닌데...제가 바로 가보지 못한 게 죽을 죄인가요?

 

저희 가족은 할머니가 입원하시고 난 후 이틀 뒤 (어릴 적 함께 살던)삼촌이 간수치가 간경화 단계까지 이르러 당장 치료를 하지 않으면 간암이 될 수 있으니 입원해야 한다고, 삼촌이 알콜중독이 있어 입원하고 금단현상이 일어나면 중환자실에 가야 하니 보호자 24시간 상주해야만 입원 시켜주겠다 하는 심각한 상황이었습니다.

할머니가 수술하신 날과 그 다음 날은 요양보호사가 상주하는 병실에 계셨다가, 할머니와 삼촌 모두 보험이 없어 입원비가 걱정되어 피치 못하게 저와 동생이 하루씩 교대하며 병실에서 할머니와 삼촌 곁을 지켰습니다. 그 시기 치매로 자식들 집을 전전하시던 할아버지께서 할머니 집에 머무르시던 때라, 보호자가 모두 입원한 상태에서 할아버지를 돌봐줄 사람이 없어 교대로 집에 오는 날이면 할아버지 식사 챙겨드리고, 치매센터 보내드리고 쪽잠 자며 힘들게 보냈는데...그 시간들을 모두 알면서 어떻게 변명이라고 치부할 수 있는지 정말 화가 납니다.

 

저희 할머니가 생각이 없다며 무시하는 발언을 하실 때부터,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당연한 이치를 깨닫고 그 때 멈췄어야 했는데, 끝까지 제 편에 서겠다는 남편을 믿고 계속 결혼을 진행해온 제가 어리석었음을 다시 한 번 깨닫네요.

 

또한 남편이 보낸 소장에는 제 가정환경을 알지 못하고 속아서 결혼하였다는 내용이 한 가득이었습니다.

제가 시어머니 아버지께 제 구체적인 가정환경에 대한 내용과 사과의 내용을 담은 손편지를 10장 정도 써서 드렸는데요. (왜 굳이 구체적인 가정환경을 썼는지 의아하시겠지만...정말 사소한 걸로 너무 꼬투리를 잡으셔서요. 예를 하나 들자면 불이 났을 때 할아버지 돌봐드렸다고 말씀 드리니, 왜 할아버지가 계신 걸 말 안 하고 속였냐더라구요..)

 

편지를 다 작성하고 어머니 아버지께 전달하기 전 남편에게 내용을 미리 봐달라고 요청했었는데,남편이 정말 제 가정환경을 몰랐다면 제가 그렇게 물어볼 수 있었을까요? 힘든 상황에서도 이렇게 잘 커주어 고맙다는 내용의 카톡도, 가정환경의 차이로 생길 수 있는 문제들을 미리 파악하지 못한 자신이 부끄럽다는 카톡도 다 있는데...뻔히 들통 날 거짓말을 왜 이렇게들 하는지 ...정말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당사자에게 숨긴 것이 없으면 문제 없다고 몇 번을 설명해주어도, 본인 엄마 아빠가 몰랐으니 이건 사기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본인도 몰랐다고 거짓말을 치며 오히려 법원과 판사님을 기망하고 있던데요^^;

 

결혼식 전 남편은 저에게 연대보증인이 되어 신혼부부전세대출을 받아줄 것을 요구하였고, 전세대출 상담을 받으러 갔던 은행에서 6개월 내에 혼인신고를 해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안내를 받자마자 혼인신고를 하자며 재촉하던 그는, 혼자라도 가서 혼인신고를 하겠다며 도장과 신분증을 달라던 그는, 혼인신고 하면 결혼식 전부터 같이 살 수 있는 거냐며 수 차례 묻던 그는 혼인신고도 제가 졸라서 어쩔 수 없이 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반복되는 이야기이지만, 남편과 그 가족들은 모두 저 때문에 이 결혼이 깨졌다고 주장합니다.

 

10월 말 결혼식을 앞두고 8월에 상견례 날짜까지 잡은 상황에서, 7월 21일 어머니와 전화통화 중 상견례 참석 인원 조정에 대해 부탁드렸을 때에 어머니는 저의 배경을 운운하시며 저를 무시하는 발언을 서슴치 않으셨습니다.대화를 하면 할 수록 어머니께서 제 의견을 조금도 받아들여주실 생각이 없어 보이셔서 그럼 그냥 어머니께서 원하는대로 진행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이대로는 이 결혼을 못 시키겠다며 결혼 날짜도 결혼식장도 혼수도 처음부터 다시 하라고 성을 내시며 끊으셨구요.

계속되어오는 무시와 구박, 어머니 뜻대로 해야만 하는 모든 상황으로 인해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 가족의 의견은 하나 묻지도 않고, 본인 마음에 들지 않으니 이 결혼을 처음부터 다시 준비하라는 건 저희 가족을 무시하는 사상이 베이스로 깔려 있기 때문이라고 밖에 이해가 되지를 않았습니다. 제가 피해의식에 찌들어 있는 건가요?

 

남편에게 울고 불며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것 같으니 결혼식 하지 말고 살자고, 어머니께도 더 이상 우리의 결혼에 있어 말 얹지 말아달라고 단단히 이야기하라고 애원했습니다.

남편은 제가 부탁한 모든 내용을 'oo이가 이렇게 말하라고 했다'고 부모님께 전부 이야기했구요.(어떻게 아냐구요? 어머니께는 일언반구 언급한 적이 없는데 어머니께서 저와 남편이 나눈 모든 대화내용을 알고 계시더라구요.)

 

저는 어머니께서 내뱉으시는 저를 무시하는 말들과, 지나친 참견, 사소한 것도 흠 잡아 야단치시는 일들이 너무나 힘이 들었지만 저희 할머니와 아빠께는 이야기 한 적 없습니다. 이 이야기를 하면 얼마나 본인을 자책하며 힘들어 할 지, 얼마나 마음에 남아서 두고두고 미안해할 지가 눈에 선했기 때문이죠. 또 저희 가족들에게 시부모님들을 좋은 분으로 비춰지게 하고 싶었습니다. 제 걱정은 하지 마시라구요.

 

그랬기에 상견례 문제로 통화 후 시댁에서 사유를 조작해서 혼인신고 무효소송을 할 것을 강요하고, 합의 이혼을 종용해올 때도 할머니께서는 마음 아파하시며 내가 다 미안하다고 전해달라고, 이혼하지 말고 잘 살았으면 하니까, 네가 사과드리라고.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그래서 어머니 아버지께도 남편에게도 떠오르는 수없이 많은 억울한 일들을 덮고 그저 죄송하다고 했습니다. 제가 잘못했다고 용서해달라고 다시 생각해달라고. 부부상담이라도 받아보자고,나를 버리고 집도 마음대로 처분해버리고 본가에 갔지만 언제라도 돌아오라고 애원하고 부탁하고... 정말 많은 분들의 표현을 빌어 구질구질하게 굴었어요.

 

남편은 제가 미안하다고 이야기한 그 모든 카톡들을 총동원하여 우리 엄마가 얘한테 이렇게 잘해줬고, 사이가 좋았다고 주장하며 제가 보낸 소장의 모든 내용들은 근거 없고, 본인들이 피해를 입었으니 위자료 3천만원을 달라네요.

 

세상은 자기 잘못 인정하지 않고 뻔뻔하게 자기 잘못도 남에게 뒤집어 씌워 죄인 만들고 거짓말 하는 사람에게 유익하게 돌아가는건가 싶은 생각이 들어 허탈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때로는 말하기 어려운 일들을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편하게 할 수 있다고 하던 말들이 이해가 되는 요즘입니다.

 

소송이 진행 중이라 결말이 난 것도 아니고, 갈 길이 멀지만 저를 걱정하셔서 달아주신 댓글들, 보여주신 마음들이 감사해서 후기글을 적었습니다. 다들 제가 이혼 안 할까봐 걱정하셔서요. 이번에도 구구절절 제 마음을 길게만 늘어놓아 죄송합니다. 남편과 주위 지인들이 겹쳐 어디다 말도 못하고 답답한 속, 가족처럼 지인처럼 걱정해주셔서 저도 가족, 지인들에게 털어놓듯 속상함 내려놓고 갑니다. 좋은 결과가 생긴다면 또 전하러 오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