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성폭행 피해자 ‘괜찮다’는 말, 동의 아니다”

precioqq2020.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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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성폭행 피해자 ‘괜찮다’는 말, 동의 아니다”

 

술에 취한 채로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가 “괜찮다”고 말했어도 이를 성관계에 동의한 것으로 봐선 안 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준강간) 혐의로 기소된 육군 하사 A씨의 상고심에서 무죄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6일 밝혔다.
A씨는 2014년 7월 여고생이던 B양 등과 함께 술을 마시던 중 술에 취해 화장실에 앉아 있던 B양을 성폭행한 혐의로 군사법원 재판에 넘겨졌다. B양은 시간이 지나 사건 당시의 기억으로 우울증을 겪으며 사과를 요구했지만 A씨가 거절하자 그를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B양이 성관계 후 “괜찮다”고 여러 번 말했고, B양을 집에 직접 데려다주는 길에 서로 키스도 했다는 사실 등을 이유로 “자발적인 성관계였다”고 주장했다.
1심과 2심은 A씨의 주장을 대부분 인정해 무죄를 선고했다. B양이 대부분의 상황을 잘 기억하면서도 성관계가 시작된 부분에 대해서만 기억하지 못하는 건 모순이라고 판단했다. 
또 군검사의 제출 증거만으로 피고인이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상태의 피해자를 간음해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하지만 대법원은 “성관계 후 ‘괜찮다’는 말이 성관계에 동의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원심 판단을 뒤집었다. 이어 “검찰 조사에서 B양이 ‘강간 피해자가 되는 게 무서웠고, 피해 사실을 외면하고 싶었다’고 진술한 사실에 비춰 ‘괜찮다’는 말은 형식적인 발언에 불과한 것”이라며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격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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