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짐 후 폭풍

ㅇㅇ2020.12.08
조회20,718

그사람을 만났을땐 20대 후반, 어느 덧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고

결혼까지 생각했지만 한달내내 삐걱거리다가 결국은 어제 끝이 났습니다.

 

사람이 참 웃긴게 끝날때가 되니

울면서 가는 그사람 뒷모습을 보는데 아 저게.. 마지막이겠구나

느껴지더라구요

 

공무원 부모님 밑에서 바르게 또 곱게 자라온 그 사람

부모님의 기대가 너무 컸던 외동아들

그래서 부모님과 주변사람들한테 자기 속을 내비치지 못하던 사람

 

유일하게 저를 만나 시시콜콜한 얘기,속 얘기

다 내비치던 천진난만한 사람

 

전문대 졸업에, 홀어머니 가난한 집 딸..

변변찮은 직업이지만 성실하나로 버텨왔던 저

버는거 족족 모으고 계절 옷 하나씩으로 4계절을 보내고

그런 제가 안쓰럽다고 가끔 백화점가서 옷도 사주던 그사람..

 

사실 연애할때부터 제 주제를 너무 잘 알고 있었어요

우리 결혼은 절대 이루어질수 없었다고

 

그런데 사람이 참.. 웃긴게

계속 욕심나고 또 욕심나고

그사람 집에서 결혼 좀 하라는 불화가 떨어졌을때

비로소 저희는 현실에 마주하게 됐고

그렇게 마무리가 됐네요

 

그냥 자기를 원망했음 좋겠다- 라며 하염없이 울고 가는 뒷모습에

아무말도 하지못하고 덜덜 떨면서 울기만 했어요

출근해서도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아 연차 하나 내고

그렇게 집에와서 누워있다가 누구한테도 말하지 못하는 얘기를

익명에 힘을 빌려라도 얘기하고 싶었습니다

 

지금이라두 너무 보고싶고 하지만

저도 단호하게 잘라내야한다는 생각에 다신 우리 연락하지말자

오빠도 나도 너무 단호하지 못하니까 정말 우리 이 시간 잘 버티고

절대 연락하지말자. 흔들리지 말자. 라고 얘기하고 보냈는데

어린아이처럼 눈물콧물 쏟는 오빠를 보내면서도

바보같이 싸우던 기억은 생각도 안나고

행복했던 기억만 떠올라서 그냥.. 살고싶지가 않네요..

 

진짜 이제 끊어내야지, 그사람을 위해서라도.. 싶다가도

연락이 왔으면 좋겠고 다른마음으로는 나를 위해서 연락이 안왔음좋겠고

이 하루가 어떻게 갈지,

앞으론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그사람은 저한테 전부였는데

 

그저 막막해요..

 

저한테 봄이 올지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