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 하는 삶 ㅈㄴ 벅차겠음 中

ㅇㅇ2020.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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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와 다른 부분이 있을 수 있음*
*웹툰 경성야상곡을 보고 영감을 받아 쓴 글임*



- 한국어
“ 일본어


추천 BGM ) 천우희 - 조선의 마음



시간이 흐르고 중학교 3학년이 되었어. 일본의 식민지로 살아온지 어느새 9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이젠 ‘야 조.센징!’ 하고 자기들끼리 키득거리는 것 쯤이야 덤덤할 정도로 엿같은 이 생활에 익숙해지기 시작했어

“다케우치 요미코!!”

누구지? 보통 학생의 이름을 성까지 부르는 경우는 교사 빼고는 없는데. 혹시 모르는 선생일까 도시락을 까다 말고 고개를 들어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시선을 옮겨. 그러자 보이는 누가봐도 불량해보이는 남학생들

“너구나? 요미코.”
“맞아. 근데 너넨 누군데?”
“난 3반 노부키야. 니가 조선인중에 그렇게 부자라며?”
“그래서?”
“우리 친구할래? 그 부잣집 우리도 한 번 놀러가보자.”

니가 입을 가리며 풉 하고 웃었어. 좋다는 뜻인가 싶어 너와 같이 킥킥대던 노부키와 일행에 니가 숨 넘어가랴 푸하하하! 고개까지 뒤로 젖혀가며 크게 웃자 그제서야 뭔가 이상한걸 느낀 남학생들의 입꼬리가 내려갔어

“니놈들을 초대하느니 차라리 목구녕에 염산을 붓는 편이 낫겠다.”
“..뭐?”
“싫다는 뜻이야. 이 멍청한 일본ㄴ..”

아. 안되지. 순간 초등학교 시절 일본인 여자애 머리채를 잡았다는 이유로 한 학기 정학먹은 때가 떠올라 아차 하는 순간 열받은 노부키가 니 멱살을 잡고 나머지 남자애들도 니 옆을 둘러쌌어

“멍청? 이 미친년이..!”

흥분해 얼굴이 빨개진 노부키와 맞장구 치는 일행들에 너는 속으로 생각해. 아, 오늘 어디 한 대 맞겠구나. 머리? 뺨? 그것도 아니면 명치? 미친듯이 가슴이 쿵쾅대고 미세하게 몸이 떨렸어. 하지만 겁먹은 티 내면 안됐어. 그럼 내가 지는거니까

“왜. 때리게? 너네 일본인들은 미개한 조선 여자 한 명 못 이겨서 세명이나 몰려오니?”
“어차피 너같은거 줘도 안먹어..!! 이 더러운 조선년아 알겠어? 너 같은거 관심도 없고 가지고 놀려고 접근한거라고!”

노부키의 천박한 말씨에 인상을 저절로 찌푸리게 됐어

“아, 그래?”
“너.. 니네집 돈 좀 있다고 니가 우리랑 똑같은줄 알고있냐 혹시?”

멱살이 들린 니가 노부키를 내려다보며 살짝 웃으며 말해

“그럼 뭐가 다른데? 너도 나도 같은 사람일 뿐인데.”
“지 아빠가 나라 배신해서 잘사는 주제에. 그리고 넌 그래봤자 그냥 조.센징이라고..!”

노부키와 찌그래기들에 소란스러워진 교실. 옆 반 애들이 문 앞에 모여 싸움났다!! 라며 구경했어. 그 때 교무실에 용무가 있던 사토가 니 반 앞을 지나가다 남자애들에 둘러싸여 멱살 잡혀있는 너를 보고 기겁하며 몰려있는 아이들을 비집고 너에게 달려왔어

“그만해!!!”
“뭐야.”
“사토다! 야 빨리 멱살 놔..!”

사토라는 말에 노부키가 조금 머쓱한 표정으로 멱살을 놨어. 사토 또한 조선에 이주한 일본인들 사이에서 부유하기로 유명했고 너랑 친한 사토에게 괜히 까불다가 눈엣가시가 되어 자기들 부모님 일자리에 문제라도 가면 큰일나는걸 잘 알았기 때문이었어

일본인들끼리도 자기들이 얼마나 야비하고 정이 없던건지 잘 알고 있었던거지

“저 조선년 하나 때문에 ㅈ될 뻔 했네!”

분에 못이겨 괜히 발로 빈 책상을 차고는 양아치들이 자기반으로 사라졌어. 아무 표정 없이 옷매무새를 정리하고 자리에 앉아 도시락을 까먹는 너를 다들 존경스럽다는 표정으로 흘끗 흘끗 쳐다봤어

“역시 조선인이라 그런가 맷집이..”
“나였으면 울어버렸을지도...”
“에~ 히나짱 우는 모습 상상해버렸다!”

아이들이 웅성거리는 가운데 꿋꿋이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도시락을 먹는 너. 사토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어

“괜찮아? 쟤네가 혹시 때리진 않았지?”
“넌 내가 맞을 애로 보여?”
“아니.. 그래도 괜찮아 보여서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야.”

괜찮지 않았어. 몸이 오들오들 떨리고 가슴은 아직도 진정하지 못하고 콩닥콩닥 뛰었어. 하지만 내가 만약 나약한 모습을 보이면 그땐 지는거니까. 그게 내가 살아오면서 배운거니까. 겁 먹지 않은 척 괜찮은 척 해야된다고 계속 되뇌였어

선생님의 부름에 옆반 반장인 사토가 급히 교무실로 돌아갔어. 질겅질겅 도시락에 들어있는 고기를 씹으며 중학교에 올라와 겪었던 지난일들을 생각하자 분노가 치밀어올랐어

.

1년전

중학교 2학년의 넌 늘 조선인이라는 이름에 피해가 가지 않게 항상 모든 것에 최선을 다했고 성적도 좋았어. 조금만 실수해도 ‘역시 조선인’ 이라며 손가락질 할 것이 뻔했기에 더 악착같이 열심히 살아왔어

그러던 어느날, 사토와 복도를 걸으며 대화하던 니가 실수로 복도에 장식된 학교 교장이 가장 아끼던 수입산 도자기를 깨트렸어. 그리고 그 교장은 당연히 일본인이었지

“..요미코! 안 다쳤어?”

재수도 없게 곧 이어서 식사를 마치고 이쪽으로 걸어오는 교장과 교감과 동시에 눈을 마주쳤어. 곧바로 교장은 소리치며 깨진 도자기 앞으로 달려왔고 화가 잔뜩 나 너에게 따지기 시작했어

“이게 얼마짜린데..!!! 저 버러지같은 조선년이..!”
“물어드릴..”

그때 사토가 니 말을 끊고 어색하게 하하 웃으며 어설픈 말투로 교장에게 말해

“제가 그랬어요..! 정말 죄송합니다. 저희 부모님께 말해서 똑같은걸로 다시 수입해드릴게요.”
“사토, 정말 니 짓이니?”
“네.. 바닥이 미끄러워서 그만..”

자신의 짓이라는 사토의 말에 급히 점잖아진 교장이 크흠 하고 목소리를 가다듬고 옆에 서있는 너에게 말해

“..그렇다면 할 수 없지. 뭐해? 안 치우고.”
“제가 깨트렸는데, 제가 치워야죠..! 어서 들어가세요.”

그 때 교감이 조심스럽게 교장에게 귓속말로 말해

“선생님. 저 조선아이는 다케우치 겐지의 딸입니다.”
“겐지? 아아.. 그 매국노 말인가? 제가 아무리 날고 기어봤자 일개 조선인 아니겠나?”
“선생님도 참..! 듣겠어요.”
“들으라고 한 얘길세. 지 아비가 나라 팔아서 배 불렸으면 창피한 줄도 알아야지. 하하하!!”

깔깔거리며 교장과 교감이 교장실로 사라졌어. 살얼음 같은 분위기에서 눈치만 보던 사토가 그제서야 숨을 돌리며 쭈그려 앉아 널 올려다보며 어색하게 웃으며 말해

“이거 언제치우냐.”
“..왜 니가 한거라고 했어?”
“응..? 그거야..”
“내가 조선인이라서? 일본인인 니가 대신 그렇게 말해주면 고마워 할 줄 알았니? 말해봐..!”

당황한 사토가 깨진 도자기 조각을 덜그럭 거리며 줍다 놀라 니 얼굴을 살펴. 주먹을 쥔 채 입술을 꽉 깨물고 부들거리며 미세하게 몸을 떠는 니 모습에 놀라 말해

“요미코.. 왜그래..”
“내가 물어줄거였어!! 내가 물어줄 수 있다고..! 내가...!”
“....”
“..넌 참 좋겠다. 일본인이라서 다 괜찮고. 난 조선인이라서 다 안괜찮은데.”

.


1년전의 수치가 떠올라 기운이 쭉 빠진 채로 차에 내려 집에 도착했어

- 다녀왔습니다

집에 돌아왔는데 다들 마중도 나오지 않고 코빼기도 보이지 않아. 무언가 쎄한 느낌에 거실 쪽으로 걸어가보자 누군가 흑흑 거리며 흐느끼는 소리들이 가까워지기 시작해. 무슨일인거지? 점점 보폭을 넓혀 뛰어가자 보이는 것은

- 꺄아아아아악!!!!!!

밧줄로 목을 매단 채 거실 천장에 둥둥 떠있는 끔찍한 모습의 엄마였어


_


더이상 이렇게 살고싶지 않아요.

학부모 모임에 참석하자 화장실에 간 틈을 타 모두 나를 조선인 여자라며 욕하고 있더군요

시장에 과일을 사러 가자 배가 고파 구걸을 하러 이 먼 경성 중앙까지 족히 세 시간 이상은 걸어내려온 불쌍한 조선인 아이들을 걸리적거린다며 칼로 베어버리더군요

배고픔에 굶주리고 일본군에게 아무렇지 않게 죽임당하는 동포들을 모른채 하면서까지 이렇게 살아야하나요?

당신이 나보고 이기적인 여자라고 했었죠
아니요. 여보, 당신이 틀렸어요

난 더이상 일본인들에게 조롱받고 싶지 않아요
더이상 일본어를 쓰고 싶지 않아요

더이상 살고싶지 않ㅇㅏㅇ

_


식탁 위에 올려진 엄마의 유서 마지막엔 자포자기 한듯 글자 조차 제대로 쓰지 못하고 흘겨쓴 글씨가 쓰여있었어. 16살의 넌 그저 그런 엄마에게 달려가 허공에 둥둥 떠있는 엄마의 종아리를 부둥켜잡고 엉엉 우는 것 밖에 할 수 없었지

정신없이 오열하다보니 5분도 채 지나지 않은 채 공중에 매달려진 엄마의 시체는 걷어졌고 흰 천으로 덮어졌어. 곧이어 아빠가 집에 도착하고 태어나서 처음 보는 굳은 얼굴을 한 채 집 밖으로 나가버렸어. 엉엉 울고있는 널 남겨둔 채.

.

“아가씨..”
“에리... 제발 가지마.”
“하지만 저는 제 방에 가서 자야하는걸요.”
“내가 이렇게 빌게.. 내 목걸이 줄까? 이거 전부 다 에리 줄게, 응?”
“아가씨.. 진정하세요.”
“그니까 제발.. 오늘만 같이 있어줘.”

에리가 곤란한 표정으로 자길 부둥켜 잡고 눈물 콧물 범벅이 되며 흐느끼는 너에 결국 니 침대 밑에서 니 손을 잡아줬어. 그렇게 다음날 아침이 되어 일어나 보니 옆에 니가 잘 때 까지 손을 잡아주던 에리는 없었고 아빠는 집에 들어오지 않았어


당연하게도 장례식은 일본식으로 치뤄졌고 엄마의 무덤 또한 경성의 한 산에 묻어졌어. 부인의 죽음은 안타깝지만 조선인은 일본인이랑 같은 공간에 무덤을 놓을 수 없다는 식장 직원의 말을 듣는둥 마는둥 술에 잔뜩 취해 정신도 못 차리는 아빠가 아무 말도 없이 서 있었어

“가엾군. 조선인 치고 꽤나 조신하고 아름다운 여자였는데.”
“..감사합니다.”

정신없이 장례식이 끝나곤 집에 돌아가는 너와 아빠. 서로 아무 말이 없이 차를 탔어. 집에 도착하고 아빠는 곧바로 술을 꺼내 겉옷도 벗지 않은채 술병에 입을 대고 꿀꺽 꿀꺽 마셔댔어. 그리곤 방으로 들어가려는 너를 불러세웠어

- ...앉아봐. 요미코.

몇년만에 듣는 아빠의 조선말에 니가 멈칫 하고는 발걸음을 돌려 식탁 앞에 앉았어

- 넌.. 내가 이러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묻고싶구나
- ..취하셨어요. 이만 주무세요
- ...난 조선을 버린게 아니야.. 난 그저 우리 가정을 지켜야 했을 뿐인데

아빠가 눈물을 흘리며 혼자 중얼거리기 시작했어. 조선을 버린게 아니라는 아빠의 말에 어처구니가 없는 니가 말해

- 버린게 아니라고요?

주먹을 꽉 지었어. 차를 타고 지나가도 먹고 살기 힘들어 머리가 산발이 된 채 과일이라도 하나 구걸하려고 내려온 동포들이 수두룩한데, 추하고 지저분하다며 저리 치우라고 인상쓴게 누군데? 분노에 차오른 너가 주먹을 너무 꽉 지어 손바닥에 손톱자국이 났어

- ..이젠 다 떠나버렸어... 너도 날 떠날거지?
- 이 모든건 아빠가 만든거에요. 모두 다 아빠 책임이라고요
- 내가 도희를 죽게했어..
- ..짜증나니까 우리 엄마 이름 입에 담지 마요
- 흐흑.. 내가... 내 아내를...

니가 눈물이 차오른 채 슬픔에 잠겨 웅얼대느라 제대로 들어먹지도 못하는 아빠한테 말했어

- 장례식도 일본놈들에 맞춰 비싼돈 들여 절에서 했는데, 우리 엄만 더럽고 미개한 조선인이니까. 그 이유 하나만으로 결국 조선인들 전용 무덤에 묻히셨다고요
- ....
- 아빠가 아무리 발버둥치고 비위맞춰도 우리 현실이 그래요. 지금 우린 그들이랑 같은 위치가 될 수 없어요. 이제 그만 깨어나세요 아버지
- 도희는... 나때문에...

왜일까. 혼자 고개를 떨구고 흐느끼는 아빠가 불쌍해보이면서도 동시에 역겹게 느껴져

나라를 팔아먹은 매국노인 아빠 덕에 넌 이렇게 비싼 옷을 입고 잘 살아가고 있어. 어쩌면 아빠가 아니었다면 일본군이 집 앞에 차를 세운 그 날 너희 가족은 개죽음을 당했을 지도, 아니면 성노예로 끌려가 고문당하고 처참히 버려졌을 지도 몰라

그런데도 자신의 딴에선 가정을 지킨다는 명목으로 최대한 노력해온 그런 아빠가 진절머리나게 싫은 너야


.

“저기.. 혹시 잠깐 얘기 할 수 있을까?”
“누구였지?”
“아직 우리 대화해본 적은 한 번도 없는데 이상한 사람은 전혀 아니니까 안심해도 돼!”

자기 입으로 이상한 사람 아니라 하는 사람 치고 이상하지 않은 사람은 본 적이 없는 너가 경계심 가득한 표정으로 너에게 말을 건 남자애를 스캔했어. 그러자 남자애가 말해

- 아, 나도 조선사람이야! 조선말로 얘기하자
- ..들키면 벌점인데?
- 괜찮아! 여긴 아무도 안오는 곳이거든

헤헤 웃으며 말하는 남자애에 갑자기 숙연해진 니가 말해

- 참 웃기지, 여긴 조선 땅인데 조선말로 말하면 안된다니..
- ..그러게

처음 만나도 조선 사람들 끼리는 통하는 동지애가 있었어. 대화를 하면 할수록 일본이 침략하기 전 그 시절 조선이 너무나 그립고 그리워. 사실상 너네 나이 또래는 기껏해야 7년 밖에 못 살아봤지만 그 당연했던 것이 이제는 닿을 수 없는 신기루라는게 말이야

- 난 강시월이야. 넌 이름이 뭐야?
- 난 호타로야. 조선이름은 이태헌.
- 태헌이 너네 부모님도 우리 아빠같은 사람이겠지?
- ..사실 나는 반반이야. 반은 일본인 반은 조선인.

니가 고개를 갸우뚱 하며 물었어

- ..그럴 수도 있어?
- 태어나보니 이런걸. 근데 난 조선편이야. 태어나고 자란 곳도 조선이고. 일본인들은 날 잡종이라고 불러
- ...잡종..?
- 내가 조선인이랑 섞인게 기분나쁘대. 그 탓에 일본인인 우리 엄마도 도망가버렸어. 참 불행하지?
- ...
- 또.. 일본인들은 너무 잔인하니까..

아무말도 없는 너에 태헌이 머뭇거리더니 말해

- ..그래서 혹시나 나중에 조선의 독립을 위한 운동이 일어난다면 난 기꺼이 돕고싶어
- ..정말?
- 응. 그리고 우리학교 조선인 친구 세 명도 이미 확보해 뒀어

태헌의 말에 감명깊은 니가 불쑥 태헌이의 두 손을 잡고 진지하게 말해

- 너 진짜 좋은놈 같다
- 앗, 깜짝이야..
- 우리 친하게 지낼래?
- ..응!
- 너, 그 마음 절대 변하면 안돼. 알았지?

니가 태헌의 눈을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어. 태헌도 처음엔 부끄러워 하는 듯 하더니 곧이어 말했어


- 반드시 같이 찾아내자. 우리의 조국을.



*

4년뒤 경성


카페 Intrépide

모자를 푹 눌러쓰고 머플러를 칭칭 감은 너가 close 표시가 붙어진 카페의 문 앞에 서서 주위를 살피곤 문을 두 번 두드리며 작게 말해

- 디 휸 슈 륨

이 네 글자는 아무 의미가 없는 말이 아닌 ‘대한사람’ 네 글자의 모음을 바꿔 일본인들이 알아채지 못하게 만든 암호와 같은 것이었어

또 다른 방법으론 자음을 바꿔서
대 한 사 람 -> 매 찻 아 갈

자음과 모음 모두 바꿔서
대 한 사 람 -> 미 츗 유 귤

등과 같이 쓰이는 어려운 암호도 있었어. 이건 모두 김구 선생님께서 지은 암호였어

- ..얼른 들어와

암호를 말하자 문이 열리고 넌 누가 볼새라 재빨리 카페 안으로 들어갔어. 모두가 모여있는 2층으로 걸어가는 그 순간 독립이 한 발걸음 더 가까워 졌다는 생각에 심장이 터질 것 같이 쿵쾅댔어

- 늦었네. 얼른 앉아
- 미안. 그래서 사진은 어딨어?
- 자. 여기

태헌이 보여준 작은 테이블 위에 올려진 사진을 보곤 눈을 의심했어. 테이블 위의 사진 속 남자는 다름아닌 사토의 아버지였으니까

- ..이 사람은 왜 죽어야 하는데?
- 그야 이 자가 바로 조선총독부 정무총감이니까

누가.. 뭐라고? 적잖이 놀랐지만 최대한 아무 내색 없이 사진을 가만히 내려다보는 너. 태헌이 말을 이어나가

- 미즈노 렌타로, 이 자가 군사를 제외한 행정이나 사법은 모두 맡아. 개같은 법도 다 이새끼가 지은거야
- 이 자를 시작으로 빠른 시일내에 경무국장, 경무총감, 경무부장까지 싸그리 잡아야해
- 총독은 가장 마지막에 잡아야 하겠지. 이 자가 가장 중요한 인물이니까. 어쩌면 많이 길어질거야

태헌과 친구들의 말에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져와. 지난 10년동안 사토와 너는 결혼을 약속한 사이이자 소꿉친구였는데. 아빠의 바람대로 사토와 결혼 할 작정은 아니었지만 하나 뿐인 소중한 친구와 다름 없는 그런 사토의 아버지를 죽여야한다니. 믿기지 않는 너였어

차라리 다른 사람이면 좋을텐데

왜 하필


- 잠시만.. 이 놈. 자세히 보니 뭔가 낯이 익은데?
- 이 자의 아들은 미즈노 사토. 실제로 우리학교 학우였지. 그 덕에 이 자도 학교에 자주 오갔어
- ..그러고 보니 시월이 너. 사토랑 친하지 않았어?

니 맞은편에 앉은 산애 언니의 말에 니가 멈칫 했어. 태헌도 나머지 친구들도 모두 너가 사토와 가깝게 지냈고 친한 친구사이라는 것을 아주 잘 알고있었지. 하지만 사토와 넌 어렸을 때 부터 약혼자 사이라는건 다들 상상도 못했어

- ..전...

이 사진을 보기 전까지 사토의 아버지가 그런 직급의 사람이라는 사실 조차 전혀 몰랐던 너야. 무지했던 거였어. 약혼자의 아버지의 직급 하나 모르고 결혼을 하려 하다니. 그것도 부잣집 일본인의.


.

집에 돌아오자마자 술을 왕창 들이켰어. 그냥 지금 사토의 집에 찾아가서 솔직하게 말할까? 하고 즉흥적인 기분까지 들었어. 사토라면 과연 뭐라고 대답 할까

자기 아버지가 죽어야 우리 나라가 독립 할 수 있다는 말을 들으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 걔도 날 죽이려 들겠지..

그때 서재에 있던 아빠가 나와 술냄새에 코를 막고 인상을 쓰며 말해

“나이도 스물인데 연애도 하고 그러는게 어떻니? 아까도 사토는 너 보고싶어 찾아왔었다.”
- ...걔가요?
“그런데 계.집년이 이 모양 이 꼴로 있는걸 보면.. 나같아도 온갖 정이 다 떨어질 터이니, 차라리 잘 된 건가.”

사토가 날 찾아왔다고? 걔 요즘 바쁜데.. 터덜터덜 방으로 들어가 옷도 갈아입지 않고 대 자로 뻗어 아무생각 없이 누워 잠이들어


.

- 제발 도와주십시오.. 저는 여동생이 있습니다
“뭐라는거야? 이 조선놈.”
- 부탁드립니다.. 오,오네가이시마스
“푸하하핫! 조선인이 꼴에 일본어를 짓껄이는구나! 내 기특해서 하나 던져주려 해도 이건 모두 수입산 과일이라 니놈에겐 어울리지 않는구나.”
- 제발 부탁드립니다..

짜증난 과일가게 남자가 소년을 발로 밀치며 말해

“빨리 안꺼져? 과일에 먼지 묻잖아!”
- 죄송합니다.. 스미마셍

그때 니가 누더기 옷을 입은 소년의 앞에 걸어가 아이를 일으켜주며 말해

- 니가 왜 사과를 해? 너 잘못한거 없어
- 저분이 뭐라고 하시는지 알지를 못하오니.. 제가 장사를 방해한 것 같습니다. 전 그저...
- 기다려

조선여자가 깔끔히 비싼 옷을 입고 조선아이와 이야기하는 꼴이 보기 드문지라 흥미로운듯 지켜보던 아저씨에게 다가가 니가 말해

“망고 열 개, 바나나 다섯송이. 총 얼마입니까.”
“뭐야 아가씨, 아는 사람이여? 아니면 너도 조선..”
“묻는 말에 대답이나 하세요.”
“15원이오. 망고는 희귀해 특히 더 비싸.”

니가 천원짜리 지폐를 건네며 말해

“다시는 아이들에게 손찌검이나 발길질 하지 않는다고 약속하세요.”

머쓱한 표정의 남자를 뒤로하고 시골로 내려가는 길 까지 소년을 데려다주자 말해

-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걸 어찌 갚아야할지..
- 아니 괜찮아. 누나 돈 많거든
- 어.. 그러고보니 처음 봤을때 일본인 아가씨인줄 알았습니다. 예쁘고.. 좋은 옷을 입고..
- 이거 받아. 지금 지갑에 든게 고작 이것 뿐이지만..
- 예? 이런 큰 돈을 어찌 저에게..
- ...누난 가볼게. 앞으로 누가 뭐라하거든 이 돈으로 다 사버려. 우린 그럴 자격 있어

니가 소년에게 지폐 꾸러미를 쥐어 주고는 눈물을 삼키고 카페로 걸어갔어

우울한 표정으로 카페 앞에 서서 문을 쾅쾅 두드리는데 아무도 나오지 않아. 손목에 찬 시계를 보니 9시가 맞는데. 못들은건가 싶어 다시 한번 문을 쾅쾅 두드리는데 순간 창문 사이로 보이는 어두운 카페 안 바닥 선명한 핏자국. 그 때 누군가 니 입을 막고 재빨리 어디론가 걸어가

- ....!!

놀라 쳐다보니 산애 언니였어. 눈에는 눈물이 뚝뚝 떨어져도 들킬까봐 한 마디도 내뱉지 않았어. 무슨일인가 어안이 벙벙해 멍하니 이끌려 걸어갔어

- ..너 조금만 늦었어도 우리 다 개죽음이었어
- 언니.. 이게 어떻게 된거에요?
- ...내부 고발자가 있었던 모양이야
- 네? 아니..
- 다들 오늘부로 저 카페 근처로는 얼씬도 하지마

말도 안돼.. 며칠 전 까지만 해도 다들 여기 모여 회의 했었는데. 허무한 마음에 고개를 떨궜어. 지금 경성에 남은 사람은 너,태헌,산애언니,정팔이,경운이 이렇게 다섯뿐. 급한대로 너네 집 니 방에 모여 문을 걸어잠구고 회의를 이어나가

- 갑수 그 개자식.. 일본놈들한테 돈을 받고 우리를 팔아넘겼어
- 개만도 못한 새끼. 그자식은 처음부터 불안했었어
- 그것보다 이 자는 언제 처치하지?

태헌이 자신 없는 표정으로 말해

- ..다음주 금요일 경성제국대학교 입학식이 열려. 원래는 다다음주 였으나 앞당겨졌대
- 대학교..
- 그곳 총장이 바로 미즈노 렌타로 그 자야. 학교 총장인 그 자는 무조건 참석하게 되어있어. 작전은 그 날 강당에서 실시한다
- 무기는?

산애언니의 말에 태헌이 고개를 떨구고 말해

- 상해로 떠난 경수에게 연락이 닿았는데 폭탄은 충분하나 총이 부족하대. 일본군들이 지키고 있어 최소 사람당 다섯자루 이상은 필요해
- 다른 애들은?
- ..배를 타고 다음주 일요일 저녁까지 경성으로 오기로 했는데. 입학식이 앞당겨져 상당히 골치아픈 상황이야
- 큰일이네..
- 이런 엿같은..!

다들 이번 건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며 좌절하고 있는 그 순간. 니가 말해


- 저한테 생각이 있어요


.

며칠 후


단발머리를 한 채 대기실에서 멍하니 앉아 멍때리고 있는 너. 다른 여자들이라면 예쁘게 꾸며진게 아까워 사람들과 하하호호 담소를 나누기 바쁠 오늘은 결혼식 3일 전 웨딩사진을 촬영하는 날이었어. 그 때 누군가 노크를 해 화들짝 놀라

“...누구야?!”
“앗, 미안. 스무살인데 아직도 노크를 까먹어.”
“..사토?”

안되는데.. 아직 들어오면 안되는데. 아직 뭐라고 말할지 생각도 못했는데..

“요미코. 보고싶었어.”

활짝 핀 장미 꽃다발을 들고 차려입은 모습의 사토가 니 앞에 서있어. 예상치도 못하게 찾아온 사토와 뜬금없는 꽃다발에 조금 당황한 너가 멍하니 사토의 얼굴만 쳐다봐

“예쁘게 머리도 잘랐네. 잘 어울려.”
“고마워.”
“아까도 찾아왔었는데. 어디 갔었던거야..?”
“....”
“...그 표정은.. 요미코는 나 안 보고 싶었구나.”
“..사토.”
“괜찮아. 하고싶은 말이 있어서 찾아온거니까.”
“사토, 실은 나도 너한테 할 말 있어.”

잔뜩 쳐진 눈꼬리의 사토가 불안한 눈빛으로 말해

“오늘은 내가 먼저 할래.. 그래야 할 것 같아.”
“..그래.”
“요미코 네가 갑자기 결혼하자고 해서 놀랐어. 혹시 너네 아버지 때문이야?
“....”
“..나랑 결혼하는거. 싫은거 아니지? 요미코.”

대답이 없는 너에 예상했다는 듯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해

“..역시 무리라고는 생각했어. 요미코는 아직 나를 안 좋아하니까.”

그때 문득 하늘이 내려주신 기회라고 생각한 너가 사토의 손에 들려있는 꽃다발의 포장지가 으스러질정도로 꽉 잡고는 사토의 눈을 똑바로 마주치며 말해

“너 아직도 나 좋아하니?”
“응. 엄청.”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 대자 살짝 놀라고 당황한 사토가 어색하게 널 쳐다봐. 비싸고 좋은 것만 바르고 먹어 평생 뾰루지라곤 올라온 적 없는 뽀얀 피부가 돋보이고 귀는 이미 빨개져 터지기 직전이었어. 살짝 광기어린 표정의 니가 사토의 눈을 마주치며 물어

“그럼, 선택 할 수 있어?”
“...뭘?”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눈을 깜빡이며 널 쳐다보는 사토. 솔직히 10년지기 친군데. 오늘 같은 날 그런 끔찍한 말을 하기엔 죽어도 싫었지만 말해야했어

“너희 아버지가 조선총독부 정무총감, 맞지?”
“..갑자기 그건 왜..?”
“대답해.”
“...난 아빠가 뭘 하는지 잘 몰..”

니가 사토의 말을 끊고 추궁하듯 물어

“왜 말 안했어?”
“...물어보지 않았잖아.”
“..그렇네. 할 말 없다. 그럼 그냥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
“....”
“네 아버지가 죽어야 우리가 살아.”
“....뭐..?”

충격받은 표정의 사토가 말해

“우리 아버지가.. 요미코, 우리 아빤 달라. 착한 분이셔. 너도 알잖아.. 우리한테도 엄청 다정하시고 또...”
“미즈노 렌타로 60세. 조선총독부 정무총감으로서 행정과 사법을 모두 담당한다지.”
“...그만해..”

꽃다발을 바닥에 떨군채 눈물이 고여 괴로워하는 사토. ‘제발 여기서 멈춰줘. 그냥 장난이었다고 해줘.’ 라고 부탁이라도 하듯 불쌍한 눈빛으로 널 쳐다봐

“너 도심 바깥으로 아니, 경성 바깥으로 한 번이라도 나가본 적 있어?”
“...”
“거기 조선인들은 다 소같이 일해. 어차피 마지막에 너네 일본인들이 다 빼앗아 가지만..”
“...요미코..”
“자꾸 빼앗아가니 결국 먹을 것이 부족해 도심으로 올라와 보지만 지저분하고 거슬린다며 죽임당하는게 지금 우리 조선인이야.”
“....”
“그 뿐만이니? 뭐만 하면 자기들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쉽게 목숨을 앗아가고.. 나보다 열살은 어린 아무것도 모르는 여자애들도 너네 일본군 성노예로 끌려가 고통받는데.”

충격적인 말에 놀라 고개를 떨군 사토의 얼굴을 니가 손으로 다시 들어 눈을 마주치며 말해

“심지어 우리 아빠같이 나라 팔아먹은 개만도 못한 놈들 자식들도..! 비싼 돈 주고 겨우 학교 가서 조선인이라고 차별받고 조롱받고 오는게 우리 조선인이라고..!! 니가 그 심정을 알기나 해?!!”

결국 눈물을 뚝 뚝 흘리며 사토가 니 허리를 껴안고 얼굴을 파묻고 말해. 눈물자국에 비싼 드레스가 엉망이 됐어

“미안해.. 요미코... 다 내가 미안해.. 정말 미안해..”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하며 어린아이처럼 우는 사토에 복잡한 마음이 들어 다른 곳을 쳐다봤어

“사토, 우린 이제 어린아이가 아니잖아.”
“내가 어떻게 하면 너를 도와줄 수 있어?.. 우리 아빠가 죽는 것 말고는 뭐든지 다 할게... 부탁이야..”
“사토, 네 아버지는 악마야.”
“그럴리가 없어.... 요미코.”
“내가 진즉에 알아봤어야 했는데. 다 내 잘못이야.”

자기 아버지가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다 큰 성인인 사토가 겁먹어 울기 시작해. 사토는 착하고 순정남이지만 부모에게 세뇌받아 정치나 자기 일본인들이 조선인들에게 어떤 끔찍한 짓을 저지르는지 모르고 있었어. 오늘 니가 말한 극히 빙산의 일각도 사토에겐 크나큰 충격이었지

“사토.”

니가 니 허리를 껴안고 주저앉아 엉엉 우는 사토를 단호하게 떼어냈어.

“3일 후야.”

그리곤 드레스 안에 지니고 있던 작은 칼을 꺼내 사토의 목에 가져다대고 매정한 말투로 말해

“...요미코?..”
“날 도울거야 말거야?”


.


경성야상곡 웹툰과 비슷하다는 말이 많은데 표절할 의도는 전혀 없었고 실제로 재밌게 보고 감명깊어 글 쓰게 된 것도 맞아. 비슷하게 느끼는 것도 이해해

내가 역사에 대해 자세히 모르는 편이라 다루기가 조심스러워 웹툰이나 지식인을 많이 참고해서 나도 모르게 영향을 많이 받았나봐.

앞으로는 최대한 비슷하다고 느끼는 부분 없도록 쓸게. 또 지금 이 글도 표절이라고 느낀 애들이 많으면 그냥 글 삭제할게

불편했던 애들 미안해

댓글 134

ㅇㅇ오래 전

Best사토 태헌 추반좀 나만 사토파냐 강경 사토파.. 사토야 조카 믿는다.

ㅇㅇ오래 전

Best사토는 애같고 요미코는 스무살인데도 세상 다 산 사람같이 성숙함.. 사토같이 온실 속 화초처럼 자란 애들은 요미코가 느끼는 감정이나 책임감,부담감 전부 평생 깨닫지 못할듯 확실히 사토가 착한데 애같은 면이 있음 도자기 깨졌을때도 자기가 대신 했다고 얘기하면 요미코가 좋아한다고 생각하는것도 그렇고 마지막에도 우리아빠 죽이는거 빼면 다 도와줄게 하고 우는것도 그렇고 확실히 어린게 느껴짐

ㅇㅇ오래 전

Best근데 진심 개재밋음ㅋㅌㅋㅌㄹㅋㄹㅌㅊㅋㅋㄹㅌ

ㅇㅇ오래 전

Best왜 사과했는데도 언급하냔 애들이 보여서 처음 댓 달아보니까 의견이 달라도 너무 욕하진 말아줬음 좋겠어 이게 꼭 실질적인 이득을 얻고 얻지 않고를 떠나서 경성야상곡 보는 사람으로서 너무 많이 비슷하다 생각되는건 사실이야 누군가 너희가 쓴 글을 이렇게 많이 비슷하게 참고해서 사용한다하면 기분이 나쁠거라고 생각해 밑에 댓 답댓 전부 읽었는데 내 개인적인 생각은 1순위는 작가분의 생각과 입장이겠지 그치만 첫화부터 봐왔던 독자로서는 기분이 좀 묘한건 사실이야 단순히 참고했다고 표기했다는 이유 하나만로 이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의식은 버렸으면 좋겠어 물론 쓰니에대한 비난과 심한 비판도 있어서는 안될거라 생각해

ㅇㅇ오래 전

추·반표절해서 보기싫음

ㅇㅇ

삭제된 댓글입니다.

ㅇㅇ오래 전

그래서 한 거야 안 한 거야 뭐야;;;; 웹툰 보고 왔는데 ㅈㄴ 다르다는 애들도 있고 반응도 반반이라 모르겠음

ㅇㅇ

삭제된 댓글입니다.

ㅇㅇ오래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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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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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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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오래 전

.

ㅇㅇ오래 전

얘 말 안 통하는게 민서공이 같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ㅇㅇ오래 전

차리리 김민규 빌런이 더 재밌을듯

ㅇㅇ오래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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