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끊긴지 10년도 넘었구요ㅠ
돈 한번 안벌어오고 술먹고 엄마랑 갓난쟁이인 저를 두들겨패기 일쑤였죠
결국 저 다섯살때 이혼하고 엄마가 저 데리고 나왔어요
산전수전 다 겪었어요
양육비를 받지못해 경제적으로는 어렵게 컸지만 엄마가 열심히 일하고 키워주신 덕분에 심적으로는 행복하게 잘 컸습니다
그리고 20대 중반 지금의 남자친구와 첫 연애를 시작하게 됐어요
정말 행복했죠
친구처럼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 얼굴만 봐도 즐거워서 2년을 잘 만났어요
저번달 초 남자친구네 집에 처음 인사를 드렸고 그 다음주에 남자친구 어머님이 저에게 따로 연락이 왔어요
연락이 왔을때 어느정도는 예상하고 만나뵈러 갔죠
제 예상대로 헤어졌으면 좋겠다 하셨어요
아가씨가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너무 예쁘고 착하게 성장해서 이런말 하고싶지 않은데 엄마 마음이 또 안그렇네요. 우리 아들이 온전한 가정에서 사랑받고 자란 아가씨를 만났으면 해요. 정말 미안해요.
저에게 정말 미안해하시며 조심스럽게 말씀하셨어요
다른 이유로 절 거절하셨으면 노력해보기라도 하겠는데 부모님 이혼한 부분은 제가 어찌할수 없는 부분이잖아요ㅎㅎ
또 남친을 사랑하는만큼 남친네 부모님에게 상처 드리고 싶지 않았고
또한 이혼가정자녀를 원하지 않는 분께 매달리면 저를 혼자 열심히 키워주신 소중한 울 엄마를 부정하게 되는것만 같아서
그래서 애써 웃으면서 걱정하지마시라고 좋게 정리하겠다고 인사하고 나왔어요
어머니가 정말 미안해하시면서 우시는데 저도 맘이 안좋더라구요
남자친구한테는 그냥 내가 아직 결혼할 준비가 안된거 같다고 그만 만나자 했어요
남자친구가 처음엔 이해를 못하다가 나중에는 눈치를 챘는지 저에게 미안하다 하더라구요
자기가 부모님을 제대로 설득 못해서 제가 괜한 소리를 들었다고 미안하다고 무릎꿇고 펑펑 울더라구요
2년 사귀면서 우는 모습 처음봤어요
180이 넘는 남자가 콧물까지 흘리면서 바닥에 주저 앉아 우는데
그 모습에 저도 같이 주저앉아서 울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웃기네요..ㅎㅎ
그렇게 울다가 남자친구가 조금만 시간을 주면 부모님 마음을 돌리겠다, 그리고 나서 저랑 제 어머니한테도 진심으로 사과하고 다시 시작할수 있게 애쓰겠다 며 기다려달라고 했어요
솔직한 제 심정은 기다리고 싶어요
근데 한편으로는 이게 될까? 이렇게해서 결혼하면 행복할수 있을까? 그런 생각도 드네요
이혼가정 자녀를 선호하지 않는 이유도 알거 같아요
이왕이면 내 자식이 온전한 가정에서 자란 사람과 만나길 바라는 마음도 충분히 이해하구요
그렇지만 다른 이유도 아니고 부모님의 이혼은 제가 어찌할수 없던 부분이라...이게 참 어렵네요
결혼하게 된다 치면 행복해질수 있을까요?
제가
남자친구 부모님과
또 저를 열심히 키워준 우리엄마에게
감사한 마음가지고
다른사람보다 더 많이 노력하면
세 분 모두에게 상처드리지 않고 인정 받을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