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은 말이야

쓰니2020.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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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말이야
100% 너의 모든 것이 좋다는 거
솔직히 거짓말이였어
감정적으로 조금이라도 언짢으면 홱 돌아서는 거
진짜 별로고
내 기분에 따라 본인 감정상태가 결정 되는 것도
정말 귀찮고
자기 뜻대로 될 때까지 끊임없이 끈질기게
강요하는 것도 너무 짜증나고
주기마다 질투 유발, 짜증 유발 같이 시험하듯
사람을 극한까지 몰아붙이는 거 정말 뭣같애
그래 이런 것들 좀 뻔하고 전형적이지
좀 더 솔직해져볼까
내가 워낙 털이 없는 스타일이라 그럴 수도 있겠지만
가까이서 보면 꽤 많이 보이는 네 솜털, 솔직히 정 떨어져
그리고 눈 위로 올려다보면서 짓는 그 특유의 표정도 그만,
사랑스러워 보이려는 노림수가 너무 티나잖아,
솔직히 별 감흥없어 우리가 몇년을 만났는데..
식탐은 어찌나 강한지 눈에 보이는 건 꼭 다 먹어야해?
또 그거면 다행이게 죄책감 덜려고 같이 먹자고 강요 좀 마
미련해보여
그래 너라고 나의 모든 게 다 좋아보였겠어?
너 역시도 분명 내 미운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을테지
이해해, 사람이 다 그렇지
그냥.. 뭐 우리가 이렇게 긴 시간동안 만날 수 있던 건
그저 우연일 뿐이야
우연찮게 우리 둘 모두 익숙할대로 익숙해진
서로의 빈자리를 견딜 수 없어하는 겁쟁이들이어서고
단점까지 사랑할 수 있는 인간들이 아닌
이해할만한 단점이라고 조금은 너그럽게 생각할 수 있는
인간들이었기 때문이야
우연찮게도 말야
....라고 지난 십수년간 생각해 왔다
가능한 한 차갑고 악의적이게
그래야 다시 널 만났을 때 마음이 흔들리는 게
좀 덜 할까 싶어서..
근데 이게 뭐야
여전히 눈이 부신다
너를 만날 수 밖에 없게 만들었던 기억이 떠오르고
이해득실 따지지않고 나를 위해 주었던 너의 모습도 기억나
서로가 서로에게 주고 또 주어도 아쉬워하고 미안해하던
우리가 생각나
너 역시 지금 나랑 같은 걸 떠올리고 있으려나?
분명.. 분명 그럴 거야
아..
아마 난 두 번 다시 너 같은 사람을 만나지 못할테지
정말.. 정말로 큰 행운이였다고 생각하고 있어
진심으로


- ‘당신의 과녁’ 17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