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를 이해해주고 싶어요

2020.12.21
조회259

안녕하세요, 33살 여자입니다.
7년 전 저의 사랑하는 오빠를 잃고 할반지통을 겪은, 반쪽이로 살아가고 있는 여동생입니다.
유난히 친했던 남매인지라 정말 세상을 잃은 기분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직도요.
애착관계가 유별나서 그런지, 상담센터에서는 '지연된 애도'를 겪고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우울증까지는 아닌데, 기분부전상태라고 합니다.

여러 트라우마도 생겼고요,, 그 중 하나가, 죽음과 관련된 말을 듣는 것이 너무 불편하다는 것입니다.
피곤해 죽겠다, 배고파 죽겠다, 죽을래?(장난식), 등등,,,
평범한 사람들은 관용어처럼(?) 자주 쓰는 말들이지요.
하지만 저는 입밖에 내기 힘든 말이고, 듣는 것도 힘이 들어요.
오빠가 가던 그날 밤으로 순식간에 침잠되거든요.
사람이 죽는다는 것이 얼마나, 얼마나,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 모르는 평범한 사람들에게서 아주 멀어지는 거리감도 느끼게 됩니다. 사람들은 참 행복하구나.

그래서 남자친구에게 부탁을 했어요. 그런 말은 하지 말아달라고요.
정말 친한 여자친구들에게조차 하지 못 했어요. 여자친구들은 정말 가끔 만나니까요. 한달에 한 두번정도?
하지만 남자친구는 매일매일 대화를 하고 자주 보니까..
어쩔 수 없이 얘기를 꺼내고 부탁을 했습니다.
이것저것 노력 많이 하는 사람이에요. 하지 말라는 거 안하려고 노력하고, 자상하고, 표현 많이 해주는 정말 좋은 사람입니다.

하지만 이건 왜이렇게 안 되는 걸까요..?
하루에도 꼭 한 두번씩은 나오는 거 같아요. 버릇처럼.
대화를 제일 많이 하는 사람이라서 그런지, 유독 더 많이 하는 느낌도 들고..
십수번을 얘기하고, 정색도 해보고, 해봤는데
정말정말 안 되더라고요... 오늘도 통화하는데 또, 누가 이거 말하면 죽여버리겠다고 했다면서 웃어요.
하.. 왜이렇게 야속할까요.

여러분, 저는 정말 상상이 안 되어서 여쭙습니다.
이런 말들을 안 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지요?
나도 모르게 툭툭 튀어나오는 것이겠지만... 신경 써도 안 되는 것일까요?
남한테 특정한 말을 하지 말라고 하는 것도 진짜..ㅋ 제가 생각해도 좀 어이가 없을 때가 있어서
이제 더이상 말 꺼내는 것도 어렵습니다.
무슨 볼드모트도 아니고 말이죠 ^^;
남자친구를 이해해보고싶어서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저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