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학생입니다 우울증이 있습니다

2020.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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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초반 대학생입니다. 고민이 있어서 글 올려요.

고등학생 때부터 우울감이 심해졌고 20대 초반인 지금은 심한 우울증에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처음 우울감이 시작된 건 위협적인 아빠로부터 였어요.

툭하면 때린다거나, 술마시고 행패부리는 그런 아빠가 아닌

전형적인 가부장인 아빠였어요. 하지만 그런 가부장적인 사람들보다 더 다혈질적이었어요.

 

 

말대답을 하거나 고집을 부리면 위협적인 말투로 혼내고 그럼에도 제가 말을 듣지 않으면 때렸어요. 어릴 땐 내가 잘못했으니 그러는거라고,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어요.

 

 

그런데 사춘기로 접어들고 부모님과 의견이 맞지 않거나 다툼이 일어나는 일이 잦아지기 시작했고 위협적인 아빠의 태도가 너무 싫었어요. 무릎을 꿇리고 나무막대로 혼내는 건 아무렇지 않았어요. 혼내기 보다 분풀이에 가까웠지만요. 아빠나 엄마나 제 말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고 무조건 일을 해결하려고만 해서 제 상황을 설명하려고 했는데 아빠는 제가 변명하려고 한다고만 생각했는지  더 날뛰었어요. 청소기로도 위협하고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고 제가 쓰고 있던 안경을 벗겨서 던져버린다든지 앉아있던 의자를 발로 찬다던지. 그렇게까지 심각한 상황이 되면 잘못했다고 빌어야 했어요 맞지 않으려면. 저는 아빠에게 혼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고 오히려 아빠가 저에게 분풀이를 하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이때가.. 18살 때였어요.

 

 

심하게 혼내고 나면 문을 닫고 들어가지 말라고 으름장을 놨어요. 제가 죽기라도 할까 봐 그랬던 건지는 아직도 모르겠어요. 심하게 혼낼수록 저는 더 심하게 발악하고 반항했어요. 그런 날들이 반복되고 19살 때부터는 새벽이 되면 이상하게 우울해지는 기분에 힘들었어요. 자연스럽게 아빠를 먼저 원망하게 됐었고요. 아빠는 왜 그렇게 위협적인 말투로 말했는지, 그땐 왜 그렇게까지 혼낸걸까. 왜 그렇게까지 한걸까. 저한테만 유독 더 예민하게 화내기도 했어요. 아빠가 저 때문에 화나 있을 땐 밥먹다 다른 일 때문에 웃기만 해도 웃지 말고 밥먹으라고 정색했던 적도 있었어요. 어쨌든.. 어릴 땐 그렇게 울기도 하고 일기도 쓰고 몇 시간 동안 그렇게 하면서 우울한 기분을 떨쳤어요.

 

 

언제부턴지 시끄러운 소리와 폭력적인 영화나 드라마 장면들을 꺼려하게 됐어요. 그것도 아빠때문이겠죠. 시끄러운 소리나 폭력적인 장면들을 보면 가슴이 답답해졌어요. 밤이 되면 아빠를 원망하게 되는 날들이 늘어났고 극도로 예민해져있었어요. 악몽을 꾸고 소리를 지르면서 깨는 일이 잦아졌어요. 죽으려고 벨트를 목에 매보기도 하고 눈이 퉁퉁 부을 때까지 몇 시간이고 울어도 봤는데 달라지는 게 없더라고요. 저를 아프게도 해보고.. 다시 나아지려고 발버둥도 쳐봤어요. 운동도 하고 취미생활도 하면서 스트레스 풀려고. 그런데 그렇게 해서 기분이 나아지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소용 없더라구요.

 

 

그렇게 또 반복 반복.. 저는 지금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어요.

 

 

요즘은 저도 성인이고 혼날 일도 없지만 옛날 일들이 자꾸 생각나서 화나거나 우울해질 때가 많아요. 전혀 슬프지 않은 장면에서도 막 눈물이 나고 슬픈 일이 없어도 3초만에 울 수 있을 정도로 예민해요. 스트레스 때문인지 위염은 달고 살고 생리통도 심해서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경련통이 심해요. 정신과 진료 받는다해도 제 의지가 없는데 달라질 게 있을까요. 남들이 보기엔 행복해보일 저라도 이렇게 하루하루 버티는 게 지쳐요. 도망치고 싶어요. 자기혐오도 날이 갈수록 더 심해지고 자존감도 계속 낮아지고.. 제발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