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의 사소한 습관들이 싫다면,

ㅇㅇ2020.12.22
조회25,768
오모나.. 안 본 사이에 댓글이 엄청 많이 달렸네요.
다 읽어봤어요. 걱정스런 말들 감사합니다.
비꼬는 듯한 댓글들이 있는데 알아서 지워주세요 부탁드립니다.

대학교 새내기때 만나서 지금은 저만 사회에 나온 상태예요.
신기한 게, 사귀기 전에는 몰랐다가 사귀고 나니까 보이더라구요? 동기들은 얘가 이러는 거 몰라요ㅜ 여자애들한테 인기도 많았어요 심지어.. 그래서 제가 예민한 건가 라는 생각도 들었죠. 그럴수록 ‘내가 마음이 식었구나’하면서 마음 다잡으려고 하고. 근데 같이 오래 있는 사람만 알 수 있는 거였어요.

사귀고 나서 한달 쯤에 그런 행동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하면서 5년 내내 잔소리를 했던 것 같네요.. 그리고 중간 중간 심각하게 헤어질까 고민했죠. 그때 그냥 헤어질걸. 아니 대학생 때 선배들이 걔 만나지 말라고 했을 때 만나지 말걸. 이제와서 후회해봤자 뭐하나요ㅜ

허리좀 펴라, 계속 훌쩍거리지 말고 비염을 고쳤으면 좋겠다, 운동 다녔으면 좋겠다, 식사할 때는 팔꿈치를 들고 먹는 거다 등등.. 아이를 교육시키는 것 같았어요ㅜ
그래도 콩깍지라는 게 있었나봐요. 키도 크고 얼굴도 반반하고 착하고 나를 너무 좋아하고 등등 이런 걸로 가려도 보고, 합리화도 해보고, 참아도 봤는데 이젠 말그대로 한계에 다다른 거죠. 못 참겠더라구요. 그런 습관같은 거 못 고치나봐요.

그리고 사랑하면 그런 것을 참고 고쳐줘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아요. 사람은 단점이 당연히 있다. 받아들여야 한다. 이런 식으루요.. 그런 생각은 왜 한 건지 정말ㅜ 심지어 이 친구한테 동정심이 생겨서 제가 챙겨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동생 어렸을 때부터 예의범절 교육 시켰는데, 이 친구도 교육 잘 하면 동생처럼 말 잘 듣고 잘 클줄 알았나봐요ㅋㅋㅋ

..제가 좀 미련해요. 한 번 연이 닿은 사람을 잘 못 끊어내요. 그래서 계속 질질 끌고왔나봐요. 친구는 뭐 그렇다 쳐도 남자친구만은 냉정하게 쳐냈어야 했는데ㅜ

댓글들 보니 갑자기 정신이 확 차려지네요ㅋㅋㅋ ‘내가 얠 왜 여태까지 만났지?’ 하구요. 헤어질 용기가 없었나봐요. 주변에서 소개팅 제의 들어와도 그냥 다 쳐냈어요. 왜그랬지? 하..
근데 댓글 중에 공감이 된 게, 남들에게 불쾌감을 주는 행동을 알아서 교정하지 못할 정도면 그 사람의 수준이 보인다구요. 그게 곧 됨됨이고 배려인 것 같아요.
제가 그동안 뭐에 씌여서 제대로 된 사고를 못했네요. 헤어짐을 결정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래는 본문 원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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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탈 죄송합니다ㅜ 조언을 좀 얻고 싶어서요..

남자친구의 사소한 쪼..? 들이 넘 거슬려요..

코를 자꾸 훌쩍대고, 콧물 나오지도 않는데 손으로 코를 자꾸 만지고, 괜히 머쓱하면 기침 콜록콜록 하고, 자세도 항상 흐트러져있고, 뭘 먹을 때면 팔을 들어서 먹지 않고 두 팔꿈치를 꼭 책상에 고정하고서 숟가락만 그릇-입으로 왔다갔다하고, 늘 거북목에, 다리는 항상 꼬아져 있고, 물 하나를 먹어도 한 번 오글오글 하고 나서 삼키고... 그냥 뭔가 자세나 예의에 대한 가정교육을 못 받은 느낌이랄까요? 깨끗하고 단정하지 못해요.

5년 연애했는데요, 콩깍지가 벗겨진 건 아니고..
원래 콩깍지는 없었어요ㅠ 연애 초반에도 이런 것들이 너무 거슬렸기 때문이죠.. 생활방식이나 청결에 있어서 관리 가 안 돼요.
근데 그냥 사람은 좋으니까 계속 참았던 것 같아요. 언젠간 자기관리 하겠지.. 단정해지겠지..
근데 계속 안 되니까 저도 참다참다 못 봐주겠는 것 같아요ㅠ 한계가 왔달까요.

이 모든 것들이 너무너무 거슬려요.
특히 제 삼촌이랑 너무 비슷해서요. 삼촌은 할머니 때문에 열등감을 가지고 자랐고, 자기의 행동을 전혀 살펴보거나 자기관리를 하지 않아요. 좀 더 단정하게, 바르게 하는 것들이요. 제가 여러 이유로.. 삼촌을 많이 싫어하는데, 그 삼촌이랑 자꾸 겹쳐보이면서 너무 짜증이 나는 거예요..

제가 유난히 그런 사람들을 견디기 힘들어하는 건지ㅠ
막 깔끔떠는 것까지는 바라지도 않아요.
그냥 적당히 깨끗하고 단정하게, 바르게만...
ㅎ.. 그냥 제가 남친을 싫어하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