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가 있는 사람과 교제했다 헤어졌어요

Rehotklatinac2020.12.25
조회361
이 글을 그 사람이 볼 날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크리스마스가 되니 그 사람이 생각나 이렇게 글을 적습니다.

오픈단톡 동호회를 통해서 그 사람을 알게 됐어요.
오프라인 모임에서 본 그 사람의 이미지는
온라인을 통해서 알게 된 그 사람의 이미지와는 사뭇 달랐죠
온라인에선 누가 봐도 웃음이 예쁜 사람이었던 그는
만나보니 예쁜 얼굴에 묘하게 그늘이 있는 사람이었어요.
외롭고, 서글프고, 인내에 익숙한 사람에게서 있을 법한 그늘..
사람을 볼때 그런 부분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 편이라
이렇게 예쁜 사람이 어떤 시간을 이겨내며 살았을까
궁금함이 생기게 됐어요.

어찌저찌 그 사람과 저는 가까워지게 되었고
알게된지 한달이 조금 넘었을때 교제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달 정도 만나고 저희는 헤어지게 되었어요..

저는.. 그 사람을 아주 많이 사랑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도 그랬다는 것 확신할 수 있어요.
그런데 왜 헤어졌냐구요?
그 사람에겐 큰 상처가 있었거든요.
어떤 상처였는지는 쓰지 않을게요..
만약 이 글을 그의 지인들이 본다면 우리의 얘기인걸 알테니까요.

그는 상처를 이겨내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했다고 했어요.
죽어라 운동도 하고
사람들을 열심히 만나고
이 여자 저 여자 만나도 보고
정신과도 다녔다고 하더군요.
방황하던 시간 속에서 저를 알게 된 이후로
마치 물 속에 잠수해있는 것처럼 편안함을 느꼈다던 그 사람..

하지만 그의 상처는 큰 흉으로 남았는지
그는 교제 내내 저에게 굉장히 방어적인 태도를 보였어요.
그의 삶에 대한 질문은 전혀 허용하질 않았죠.

저는 누군가를 받아들이려면
그 사람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모두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다는 뜻으로 생각하고 교제를 하는 사람입니다.
어떤 모양의 상처도 받아들이며 그 전의 연애들을 해왔었는데
그는 제가 이런 설명을 해도 받아들이지 못하더군요.
물론 제 욕심에 너무 성급히 다가가진 않았나도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점점 더 강도가 세지는 그의 방어막에 저도 지쳐갔어요.

오늘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그가 크리스마스에 항상 안 좋은 일이 있었다는 말을 한 적이 있고
저 이후에 아무와도 교제를 하지 않는다는 것 같아
걱정이 되는 맘에 올려요.

저는 아직도 당신을 아주 많이 사랑합니다.
당신도 그랬다는거 잘 알아요.
당신 지인들로부터 당신 소식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저리는게 사실이에요.
하지만
당신이 잔뜩 겁먹고 있는 어떤 것들로부터
성급히 당신을 도망치게 한다면
당신은 다시금 아플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건 저의 빗나간 추측일수도 있겠지만요.

저는 당신 곁을 오래 지키지 못했지만
부디 저보다 훨씬 좋은 사람을 만나 행복을 누리길 바래요.
당신은 그럴 권리가 있어요.
당신만큼 귀하고 인자하고 현명한 사람을 고르고 골라서
당신이 원하는 변하지 않는 사랑을 꼭 받길 바래요.

당신은 제게 많은 노랠 불러주었는데
저는 그러질 못했네요.
그게... 가장 마음이 아픕니다.

올 크리스마스는 행복하게 지내고 있길 바래요.
잘 지내요. 나의 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