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중독으로 이혼까지 간 아빠가 정신을 못차려요.

바이라니2020.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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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20대 초반, 아이 키운지 2년차 주부입니다.
저에게 벌어진 황당하고도 속상한 상황 때문에 가슴이 답답해 글을 올려봅니다.
저희 아빠는 직장인이고, 현재 엄마와 맞벌이 중입니다. 아빠가 소비패턴이나 경제적으로 지식이 많이 없어 엄마가 전반적인 가정문제들은 모두 책임지고 살았었죠. 아빠는 월급을 가져다주면 돈 관리는 엄마가 했다는 셈 입니다.
2019년 말에 일이 터졌습니다.
근 10년 간 아빠가 지인들과 은행에 진 빚이 자그마치 1억원이 넘는다는 소식을 엄마에게 전해들었습니다. 엄마는 당연히 모르고 있었죠. 하지만 엄마쪽 부모 형제들과 아빠쪽 형제들 그리고 지인들은 돈을 빌려주고도 다 쉬쉬하며 그동안 그 사실은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던 것 입니다. 아빠가 말 못 할 사정으로 돈을 빌리는 터이니 엄마에게는 절대 얘기하지 말라고 미리 말을 해두었던 거에요. 그 사건이 자그마치 6년전 쯤 입니다. 6년동안 그 사실을 숨기고 있었던 거에요.
그리고 지금까지 아빠가 월급을 제대로 가져다 준 적이 얼마 되지 않는다. 차를 타고 가다 사람을 쳐서 보험사를 통해 해결하지 않고 바로 합의하겠다고 합의금을 급하게 보내준 적이 두번정도 있다. 등등 그런 말을 엄마에게 듣고 전 충격에 휩싸여 남편에게 그 사실을 어렵게 꺼냈습니다. 그 뒤에 오는 남편의 말은 절 더 놀라게 했어요.
저희 남편에게도 피치 못할 사정이 있다고 말하며 두번이나 돈을 빌렸다는 것 입니다..
합의금 사건들은 돈이 필요했던 상황의 핑계였고,당연 거짓말이었어요.
그 때 사건 이후 엄마는 아빠와 이혼할 준비를 했습니다. 아빠의 통장, 카드 내역서를 뽑아 저희에게 보여줬죠. 정말 어이가 없더군요. 어플결제 내역이 300만원이 넘고, 어플에서 사용한 게임머니들..아빠말로는 내기 골프까지 했다네요. 그게 자그마치 1억이 넘는다는게 이해가 안되네요.
지금까지 이런 상황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니고, 비슷하지만 강도 약했던 사건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아빠는 저지르고 엄마는 뒤를 치우는 거죠.
전 아빠에게 전화를 해 상황을 물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폭언이었습니다. 문자로 딸에게는 하지 못할 말들을 잔뜩 하더군요. 엄마에게도 마찬가지로 그 일 이후 잘됐다 이혼하면 된다 라고 하며 당당하게 나오면서 욕설 등이 담긴 문자를 보냈습니다.
그렇게 전 이혼이 진행되는 줄 알았는데, 몇주 뒤 놀랍게도 엄마는 공증(게임 다시 시작시 2억원 청구 후 이혼)을 쓰고 아빠와 다시 합치겠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엄마 말로는 아빠가 반성하고 엄마와 다시 잘해보겠다는 말이 어려워 표현방식을 그렇게 난폭한 문자로 하였다는 것입니다..변호사 사무실 까지 같이 찾아가서 공증서에 싸인도 했다고 합니다.
저는 이미 엄마에게 충분한 조언을 했고 아빠와 다시 만나는 걸 원치 않았지만, 엄마의 결정이니 내가 관여할 부분이 아닌 것 같아 화가 나지만 가만히 있었죠.
저는 아빠를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아 엄마에게 제 앞에서 아빠 얘기는 절대 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아빠는 그 후 저와 남편을 만나지 않았고요.
엄마와 아빠는 원래 주말부부 였지만 이 사건 이후 한집으로 다시 합쳤어요. 아빠가 반성하고많이 변한 것 같다고 엄마가 자꾸 저에게 말을 하더라고요. 저도 그말을 듣고 엄마와의 사이도 불편해 지는 것 같아 남편과 마음을 열어 아빠를 용서했습니다. 그리고 6개월 만에 아빠를 만났습니다.
변하라고 노력하는 것 같더라구요. 연민과 분노 모든 감정들이 뒤섞여 이상했습니다.

그렇게 잘 지내는 것 같았죠.
이번 크리스마스 연휴를 맞이하여 엄마 아빠가 저희집에 내려왔어요.
아빠는 아이코스라는 전자담배를 피우는데 한번 밖에나가면 최소 30분 동안은 안들어옵니다. 그 주기가 20-30분에 한번이구요. 아버님과의 식사자리에서도 항상 그렇게 행동해 부끄러웠던 적이 여럿 있었습니다. 저희 아버님도 담배를 태우시는 분이지만 사돈간 만남의 자리에서는 예의를 갖추어 담배를 들고 오시지 않더라고요.
이런 비정상적인 행동에 몇달 전 남편이 먼저 저에게 얘기를 꺼냈어요. 아버지 다시 게임 시작한것은 아니시냐. 혹시모르니 뒤를 쫓아 확인 해 보면 어떻겠냐 라고 하더라고요. 그딴 차마 딸로서 그 사단이 났는데 아빠가 다시 그럴까 믿고싶지않아서 그랬는지 의심을 하지 않았어요.
어제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아버님과 엄마아빠 모두 모여 가족 식사를하는데 아빠의 태도와 행동이 도가 지나친 것 같아 엄마와 얘기를 했습니다.
담배 피러 나갔다 늦게 들어오는 것은 물론이고, 아버님이 얘기하시는데 자꾸 딴짓을 해서 아버님 까지 눈치보게 만드는 상황이 벌어져 딸로서 너무 부끄럽다. 오죽하면 남편이 나한테 아빠를 확인해보라고 했겠느냐. 라고 엄마에게 말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일주일정도 전쯤에 아빠가 부엌에서 핸드폰을 갑자기 닫아 엄마가 느낌이 이상해서 핸드폰을 뺐어 봤더니 인베이젼(혹시 아는 분은 댓글 바랍니다.) 이라는 게임을 하고 있더라는거에요. 그것도 랭크 3위에 등록돼 있었고, 그러면 시작한지 꽤 됐다는 말이죠.
엄마는 그날 핸드폰과 패드를 다 던져서 부쉈다고,
결혼 후 아빠를 처음 슬리퍼로 때려봤다고 하네요.
전 도저히 이상황을 그냥 넘어갈 수 없어 아빠에게 어제 말을 꺼냈습니다. 담배 끊고 게임끊고 제발 새로운 인생으로 시작했으면 좋겠다. 지금 아이코스 다 버리고 담배끊는다는 결단을 우리 앞에서 내려달라 그러면 용서해주겠다. 아니면 더이상 아빠 보고싶지 않으니까 집에서 나가달라고 했는데 , 아빠는 선택을 바로 못하더라고요.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담배와 가족 이 둘중에 선택을요.
엄마의 태도도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이제 너무 반복돼서 무뎌졌답니다. 얘기는 니가 잘 꺼냈다고 해요. 아무래도 엄마가 저에게 말하지 않은 것도 아빠와 이혼하고 싶지 않아서 그런걸까요. 아직도 아빠는 담배를 끊겠다는 답변을 내리지 않고 있어요. 이것도 시간이 필요한 문제인가 의문이 듭니다. 제가 생각하기엔 엄마가 원하는 결론도 아빠가 담배를 끊겠다고 말하고 엄마와 다시 잘 지내는 상황인 것 같네요.
어제 대화 끝나고 혹시나 아빠가 새로 폰을 개통해서 다시 게임 하는 게 아닌가 의심이 들어 아빠 주머니를 몰래 뒤져봤는데 아빠가 항상 사용하는 터치 패드가 달린 볼펜이 들어있어 엄마 차에 가서 새벽 3시에 트렁크 밑창까지 플래쉬 키며 뒤지고 있는 제 모습이 차마 표현을 못하겠습니다.
몇일전 부부의 세계 정주행을 했는데 문뜩 떠오르더군요. 아직 3년차인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부부관계의 무엇이 있는건가. 전 이 상황에서 엄마를 벗어나게 하지 않아도 되는 건가요.. 한숨도 못자고 글을 적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