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때문에 연을 끊을 것 같아요

qjxj2020.12.27
조회77
밖에선 성인군자
집에선 표독스러운 왕, 백성위에 군림하듯 명령하며
매순간 자기 기분대로 화를 내던 그런 아빠
이유없이 맞기도 하고 자기 기준에 못미치면 창피해하고
매번 다른 누군가와 비교당하는 인생을 살면서
나는 입을 닫을수 밖에 없었고 무서워서 벌벌 떨었고
예민하고 눈치보는 성격으로 자라 소극적인 아이였습니다

별거중이던 엄마는 내가 18살에 돌아가셨고
17살부터 만나던 그 아줌마는 그이후로 새엄마가 됐습니다
그분은 사별하고 아들 둘이 있었고 언니와 나, 비슷한 또래였습니다
어찌된일인지 혼인신고는 하였지만
각자의 집에서 생활하였고 새엄마는 두집살림을 하였습니다
우리는 서로 불편한 상황을 만들지 않았습니다
어느정도 벽을 느꼈을때 허물려 할수록 더 높은 벽을 만들어주셨습니다
37살이 될때까지 새엄마의 아들들은 만난 횟수는 5번도 채 안됩니다.. 누군가의 경조사에 1분 정도의 인사가 전부인것 같습니다

새엄마와의 삶은 아빠에게 제 2의 인생같습니다
새엄마는 착한척 우리에게 친절하지만 마음에 없는 소릴하면
우리는 새엄마가 최고인것 마냥 치켜세워줍니다
아빠는 행복해합니다
완벽하게 가식적이죠...

오해와 불만은 어떤 경우에서 생길수도 있고
대화로 풀수도 있지만
대화를 하지 않았습니다
서로가 불편해지기 싫어서요

계속 그랬습니다
너무 서운한적이 많았지만 많이 참았습니다

아빠와 새엄마가 우리집에 온적은 이사하던날 한번,
점심한끼 먹고 1시간 만에 갔습니다
우리가족이 놀러가면 눈치가 보입니다
오래 있을수가 없습니다

어쩐일로 이번에 김장한 다음날 김치를 가지고 우리집에
오셨습니다 신김치 큰통에 하나 담아오시고
락앤락통에 생김치 하나 가지고 오셨습니다
이번엔 너무 서운해서 저녁드시고 가라고 나도 모르게 3번 얘기하니
아빠가 화를 냈습니다 안먹는다는데 왜자꾸 먹으라고 하냐고...
그리곤 10분만에 가셨습니다
뭐가 불편한걸까요..

며칠뒤 김치찌개을 하려고 김치통을 열었는데
1년지난 굴김치였습니다
새엄마는 굴김치 한달만에 다 먹어야 한다고 했었는데
왜 이걸 저한테 준걸까요?
너무 많은 생각을 하다가
그동안 한번도 한적 없던 속마음을 문자로 얘기 해버렸어요
“힘들게 김장하셨을텐데 도와드리지 못해 죄송스러워서 달라고 하지 않았는데 먼저 챙겨주셔서 정말 감사했지만 내가 싫으면 남도 싫어하는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몇시간 뒤 아빠가 화를 내는 문자를 저한테 보냈네요
취향에 안맞는 김치때문에 그런 문자를 보내냐고
자기한테 불만있으면 자기한테 얘길 하라고 합니다

그냥 참을걸 그랬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