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이어서 미안했어

ㅇㅇ2020.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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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반년만에 또 널 생각하며 글을 쓴다. 이 글을 니가 볼지 안 볼지는 모르지만 일단 하고싶은 말을 적어볼게. 정말로 내가 고백을 해도 됐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내가 다 깔아놓은 판에 사귀자 라는 말만 부끄럽게 던진 그날의 네가 아직도 생각 나. 여자에게 한없이 서툴렀던 너에게 하나부터 열까지 다 가르쳐주겠다며 나는 네 고백을 수락했어. 그렇게 100일이 되어가던 날, 사랑보단 학업이 먼저였던 난 시험이 다가온다는 이유로 널 내 우선순위에서 밀어냈어. 너는 사귀기 전부터 내가 학업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걸 알았기 때문에 다 이해한다고, 괜찮다고 공부 열심히 하라면서 뒤에서 묵묵히 날 응원해줬어. 근데 내 스트레스 때문인지 나는 점점 연애하기가 힘들어졌고 결국 너에게 100일이 되던 그날 새벽 이별을 통보했어. 너는 다 이해한다고 기다릴 수 있다면서 나를 잡았지만 나는 끝끝내 잡히지 않았고 너와의 이별 후 나는 학업에 전념하며 그렇게 2주를 보냈어. 처음 1주는 정말 아무 생각 없이 공부만 했는데, 1주가 지나니까 공부도 잘 되지 않고 네 생각이 그렇게 나더라. 결국 성적도 바닥을 보았고 내 정신상태도 바닥이였어. 당연히 연락 하고 싶었지. 그런데 어떻게 연락을 하겠어. 내가 먼저 헤어지자고 했는데. 하루에 카톡을 쓰고 지우고를 수십번을 반복하고 연락을 할까 말까, 내가 해도 되는걸까를 그렇게 고민을 했어. 그런데 내가 고민에 결론을 내리기도 전에 친구가 장난을 친다며 내 폰을 가져가 너한테 연락을 했더라. 그 문자를 본 순간 내가 얼마나 당황했는지 넌 모를거야. 급하게 친구가 보낸거라며 둘러대고 과연 너에게 답장이 올까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넌 바로 나한테 전화를 걸었어. 고작 2주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 2주의 공백이 꽤 컸는지 오랜만에 듣는 네 목소리에 난 울음이 터졌고, 울면서 내가 미안했다고 나만 힘든 거 아니었을건데 내 생각만 했다면서 너에게 하지 못했던 말을 다 했어. 내가 너한테 다시 연락해도 돼? 라고 물어봤을 때 너는 당연하지 라고 얘기 해 줬고 그렇게 우리는 그 다음날 바로 재결합을 했어. 재결합 후 또 100일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내 시험기간도 다시 찾아왔어. 나는 또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더 노력했어. 공부시간을 쪼개가면서 너에게 연락했고 공부시간을 제외한 모든 시간을 너에게 쏟아부었어. 그런데 한 번 데여본 경험이 있어선지 너는 나에게 더 많은 연락을 요구하더라. 물론 연인 사이에는 그 정도 연락은 당연했지만 그때까지도 학업이 우선이었던 난 너의 요구에 응해주지 못 했어. 너는 점점 나한테 집착하기 시작했고 나는 그 집착을 이기지 못하고 다시 한번 너의 생일이자 199일이었던 날 너에게 헤어지자는 말을 했어. 너는 전보다 더한 충격을 받았는지 정말 횡설수설하며 나를 또 다시 잡았어. 연락도 바라지 않겠다고,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기다리겠다고 헤어지는 건 못하겠다면서 그렇게 나를 잡더라. 넌 자존심도 없냐. 이미 지칠때로 지쳤고 나는 내가 내 우선순위를 바꾸지 않는 이상 똑같은 일이 반복 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또 다시 잡히지 않았어. 그렇게 약 하루동안 눈물 없인 못 볼 대화들을 끝으로 너는 날 포기하겠다는 내용의 장문을 보냈고, 나는 그 장문에 답장조차 하지 않았어. 그게 우리의 끝인 줄 알았는데 말야. 정말 너에게 이기적이기만 했던 나는 한달 뒤 또 다시 너에게 연락을 했어. 물론 맨정신은 아니였어. 맨정신이였다면 연락 못 했을거야. 내가 한달만에 다시 한 연락은 씹혔고, 내가 한번 더 보낸 카톡에 너는 정색을 하며 연락하지 말라고 답장했어. 그 뒤로도 나는 아직 너를 잊지 못하고 반년을 보냈어. 너는 다른 사람이랑 행복하게 살고 있더라. 미안했어 나만 생각해서. 내가 이기적이었던 거 나도 알아. 매 시험기간마다 예민했던 나 받아줘서 고마웠고 이런 이기적인 나랑 만나느라 정말 수고 많았어. 난 이제 이 글을 끝으로 널 잊으려 노력해볼게. 미안하고 고마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