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오늘에서야 깨달은 한가지

2021.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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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연애 경험이 되게 없어
대신 한 남자랑은 길게 만났지
20대초반에 만나서 앞자리수가 바꼈고
결혼얘기 구체적으로 나눌만큼 꽤 진지하게 사겼어
근데 성격이 안 맞아도 너무 안 맞는거야
좋을땐 정말 좋았는데 나쁠땐 거의 최악
헤어질까도 수십번 고민해봤어
그럴때마다 정신 붙들면서 '아니다'
내가 얘 없이 당장 어떻게 살아
너무 좋아하는데..
한번만 꾹 참으면 또 어떻게든 지나가는거 잘 알잖아
다른사람 만나도 다른 면에서 갈등은 똑같이 생길거야
그렇게 스스로를 합리화하면서 지켜온 관계거든 이게.
근데 여느날처럼 별거 아닌 일로 또 별거 아니게 다투고 전화를 끊었단말야?
고작 한살 더 먹었다고 그러는건가?
뭔가 다른 기분이 들어..
이렇게까지해서 지켜야 하는 관계는 나한테 있어서 뭘까
그러고보니 내가 오랫동안 착각한 게 있더라고
이 관계를 유지하게 해준 유일한 이유는 '내마음'이었어
'걔마음'이 아니고.
걔만큼 나 사랑해줄 사람 또 없지
걔도 이렇게 노력하는데 내가 그러면 안 되지
그런 생각은 단한번도 한 적이 없는 것 같아
흔히 나만 놓으면 끝나는 관계라고 하잖아
내 오래된, 길고 긴 연애가 그거일 줄은
이미 남들은 다 알고 나만 바보처럼 몰랐지
이제라도 눈떳으니 다행이구나 해야하는데
왜이렇게 씁쓸하지..?
나는 뭐 때문에 그렇게 즐거웠고
뭐 때문에 그렇게 울었던걸까?
속이 텅 빈 껍데기가지고도 그렇게 행복했다 내가..
처음 만났었던 전경련회관에 다시 가보고 싶어졌는데
이제 거긴 없을 것 같아
그때 설렘, 그날 날씨, 바람, 냄새 다 너무 오래되버렸어
언제 그렇게 시간이 지나가버렸는지 너무 야속하다
헤어지자고 해야할 것 같아ㅠㅠ
위로가 절실한 새벽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