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400만원 받는 전업주부가 대단한건가요?

ㅇㅇ2021.01.06
조회352,171
이혼하자 하고 친정와있어요
남편은 이해 못하겠대요
이혼도 안할거래요
제가 그리 좋아하는 커뮤니티에 올려서
물어보래요
같은 여자여도 이건 편 안들어줄거래요
그래서 저 글써봅니다

저 28 남편 32
반반 결혼했어요
사실 남편쪽이 여유로워서 더 해준다고 했는데
제가 반대했어요
공평하게 반반씩 조금 작게 시작해서
같이 불려나가자 했어요
시작은 문제 없었죠
월급은 좀 작지만 저도 제 직업이 있었고
남편은 사업을 크게 했구요
집안일은 도우미 아줌마 불렀어요
근데 도우미 분들이랑 자꾸 마찰이 생겨서
(물건을 훔쳐가고 일 처리를 깔끔하게 안함)
남편이 그러더라구요
저보고 일 관두고 전업 해줬으면 한대요
생활비는 자기가 다 낸대요
그래서 다른집들처럼 꼴랑 100~150 주면서
전업 시키려는거면 말도 꺼내지말라 했어요
도우미 아줌마분들 250만원씩 드렸거든요
주6일 하루5.5시간
남편이 저에게 400 주겠대요
생활비 제하고 남은돈 제 용돈처럼 써도 되고
비상금으로 모아도 되고
전혀 터치하지 않겠대요
그래도 저 처음에 싫다 했어요
일하는게 좋았거든요
근데 집안일 안돌아가고 아침마다 전쟁찍다보니
결국 제가 두손 들었어요
퇴사하고 전업주부로 살겠다 했죠
꼬박꼬박 400만원씩 줬어요
제가 생각보다 요리에 소질이 있더라구요
근데 집안일이라는게 하루종일 해도 끝이 없더라구요
애도 없는데 뭐가 그리 힘든데? 라고 하시면
저도 할말 많아요
제가 전업으로 바꾸자마자 남편이 요구한게

1. 모든 옷은 다림질 할것 (속옷 제외)
2. 침대 시트는 매일 세탁할것
3. 같은 반찬 절대 금지, 국은 필수, 반찬4가지 이상
4. 매일 구석구석 쓸고 닦을것 (주방,화장실 포함)

뭐 문제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원래 저도 밖에서 9시간씩 근무했었으니까
집안일하는데 9시간 소요되는거 문제 없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제가 착각한게 있었죠
400만원이 제 순수한 월급이 아니잖아요?
만약 그렇다면야 제가 하는 일에 대해 불만 없었을지도 몰라요

아침에 일어나 국 끓이고 반찬4가지 이상, 메인메뉴 한가지씩 하고 (절대 냉동식품 안먹음. 모두 손으로 다 만들어야함)
남편 밥 먹는동안 출근복 다림질 하고, 남편 출근 시키면 8시30분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세탁기 돌려놓고 바닥 쓸고 닦고 합니다
(집 32평입니다)
세탁기 다 되면 마른 빨래 걷고
새 빨래 널고 침대 시트 다림질하고 정리하고
빨래 다림질 하고 화장실 청소 하면
이 추운 겨울에도 땀이 비오듯 납니다(보일러 안틈)
그렇게 끝내놓으면 11시쯤 되거든요
그럼 그날 장보러 가요
장보고 오면 12시
12시부터 저녁 메뉴 구상하고 반찬 만들어요
메인메뉴 손질과 국거리 손질까지 끝내두고
방청소 합니다
서재에 책에 먼지 한톨 없었으면 한다 해서 다 꺼내서
마른 수건으로 털고 닦고

융통성 있게 며칠에 한번씩 하면 된다구요?
남편이 매일 퇴근하고 검사합니다
꼭 학생이 된듯한 기분이죠
청소라는게 하루만 안해도 먼지가 쌓여서
평소엔 2,3일에 한번씩해도 몰랐는데
매일같이 하니 작은것도 눈에 띄더라구요
그렇게 정신없이 요리하고 청소하다보면
4시됩니다
이때부터 메인메뉴 만들고 국 끓여요
두명 먹는데 사실 그간 식비가 많이 들지 않았거든요?
근데 남편이 유기농만 고집해요
고기도 제일 좋은거 써야하고 제일 귀하고 맛있는거
싸구려 반찬은 쳐다도 안봐요
메인메뉴 제외하고도 밑 반찬은 다 생선이나 고기가 들어간
가격대가 있는 것들로 만들어야하구요
심지어 근처 사는 시누 반찬까지 해줘야합니다
계산해보니 한달 식비가 220만원~200만원 나오네요
제가 월급을 290만원~320만원 받았는데
이게 말이 되나요?
심지어 배달음식과 외식비용도 받은 생활비에서 냅니다
그렇게 하고 나니 제 수중에 떨어지는 돈이
100만원 선이더라구요
남편 퇴근해서 저녁 먹이고 설거지하고 주방청소 하고 나면
9시가 넘는데 그래도 일이 안끝나요
다음날 반찬 대강 만들어놔야하고 또 정리해야하고
하루에 노동시간이 12시간이 넘더라구요
최저시급은 커녕 열정페이 수준이죠?
근데 남편은 뭐만 하면 400만원이나 받는 전업주부가
어딨냐고 합니다
자기 친구들은 애가 둘씩 있어도 생활비로
200~250만원 주는데도 여자가 알뜰히 모아서
용돈하고 커피도 사 마시고 남편 옷도 사주고 애 옷도 사고
비상금 만들어서 남편한테 건네주고
그런다네요
월400만원 받는 전업주부가 어디 흔한줄 아냐고 합니다
참...
싸우고 화내고 울고 반복하다가
결국 전업한지 5개월차에 두손 두발 다 들고
그냥 그만하자 이혼하자 하고 친정에 와버렸어요
현재는 구직중인데 코로나가 심해져서 쉽지는 않네요
당분간 부모님 밑에서 쉬면서 일자리 알아볼 생각이에요

남편이 원하는대로 글 썼으니
댓글 달리면 링크도 보내줄 생각입니다

월 400
그게 뭐 그리 대단한 금액인가요?
대단해지려면
월 400만원씩 전업주부 용돈으로 주고
생활비는 별도로 줘야하는게 맞지 않나요?

얻은거라곤 허리디스크와 주부습진 뿐이네요
결혼이라는게
이런건줄 알았다면
남편이 저런 인간인줄 알았다면
절대 하지 않았을거에요
이혼녀 딱지가 무섭지만
사람답게 살고 싶어서 이혼하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