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가 불안정한 아이돌에 대해

ㅇㅇ2021.01.08
조회607
나는 첫 덕질이 슈퍼 1군이었어
콘서트 티켓도 겨우 구할 정도의 1군
고등학생 때쯤 새로 데뷔한 아이돌 좋아하게 됐는데
대중 인지도는 높지만 팬싸컷은 대학생 알바로 감당 가능할 정도여서
고등학교 졸업 후부터 알바해서 팬싸도 많이 가고 행사나 시상식도 열심히 다니다가, 질리기 시작해서 다른 아이돌들을 알아보기 시작했어

그러던 중 한 그룹에 입덕하게 되었는데
내가 최애그룹 말고는 케이팝 덕질에 대해 무지한 상태라 그정도로 팬이 없을거라고는 생각 못했는데 진짜 없더라고..
팬싸 미달은 기본이고 공방 신청 기간 끝나기 직전에 해도 당연히 들어가고
일본에서는 지하아이돌로 활동해
난 일본 공연장은 돔, 아레나만 가봤고 제일 작은 공연장 가본게 오사카 성 홀이었거든

한국 팬들이 일본에서 인기가 많다고 얘기해주길래 티켓 예매도 미리 해놓고 갔는데
막상 가보니 홍대 작은 클럽공연장 느낌의 공연장이었고
그마저도 다 채워지지않았어
공연 끝나고 특전회 라고 해서 멤버들과 함께 폴라로이드, 셀카 촬영..

처음엔 좋았지
팬싸도 한두장이면 가고 일본가면 같이 셀카도 찍을 수 있었고
전에 좋아했던 그룹은 기억시키는데 몇 달 이상 걸렸고 3년간 거의 모든 스케쥴을 갔음에도 최애 아닌 멤버는 나를 기억하지 못했는데, 이 그룹은 팬싸 한두번만에 내 이름 나이 다 기억해줬으니까.

그런데 내가 최애를 좋아할 수록 점점 힘들어지는거야
공연 하나 스케쥴 하나에 의무감이 생기고
나 아니면 이런거 해줄 사람 없다는 생각에 생일 서포트, 광고 하느라 무리하게됐어
학교 졸업하고 직장인이 된 후로는 내 미래를 위해 저축하느라 소비를 많이 줄였는데
소비를 줄이게 되는거에도 되책감이 들더라..ㅎㅎ

무엇보다 최애가 너무 힘들어보여
한국과 일본 계약이 조금 달라서
그나마 일본에서 특전회 하면 거기에서 인센 받아갔었는데
코로나때문에 일본 못가니까 수익이 없잖아
그래서 최애가 원래도 씀씀이가 크지 않았는데 거기에서 더 줄고 돈 아끼려는게 보여

중학생 때부터 연습생하느라 학교 잘 안나갔고
대학은 군대 미루려고 사이버대학 다니는게 전부
생계 유지도 힘든 수익을 받는 불안정한 직업
얼굴만 반반하지 할 줄 아는건 음악뿐이고
모아놓은 돈은 없는데 이젠 이십대 중반이 된 사람..

이게 내 최애의 현실인게 너무 슬퍼
난 최애가 너무 좋고 성공했으면 좋겠는데
회사도 ㅈ소여서 회사에서 노력해도 안되고
최애도 열심히 노력하는데 안되고..

제일 두려운건 팀이 해체됐을 때 모든게 사라질 것 같다는거야
슈스는 해체돼도 개인활동을 하거나
일반인이 돼도 SNS로 소식이 볼 수 있거나,
알아보는 사람들이 있으니 목격담이 뜨기도 하잖아
그런데 내 최애는 팀이 없어지면 모든게 허상으로 돌아갈 것 같아
아무도 기억하지못하고 활동 당시 사진 찾으려 해도 몇장 안나오고
그나마 좋아했던 사람들만 가끔 추억으로 떠올리는 해체한 망돌 정도..

코로나때문에 1년동안 최애 얼굴도 못보고 일본 특전으로 영상 받아보는게 다여서 마음이 많이 불편해서 주저리주저리 써봤는데
공감하는 사람들 있으면 댓글좀 써주라
주변 친구들은 다 슈스 좋아해서 최애랑 친하다고 부러워하기만 하지 공감은 못해줘서 좀 힘들거든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