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족 힘들게 하는 할머니

2021.01.09
조회7,162
안녕하세요. 우선 방탈 죄송합니다.

여기에 올리면 더 많은 조언받을 수 있을 거 같아서 올려봐요. 
판은 글만 읽다가 정말 고민하고 참다가 가입해서 여기다가 이야기를 털어봅니다... 

저는 대학생이고 지금은 휴학하며 돈 벌고 있어요. 
서울에서 부모님이랑 외할머니 모시고 같이 살고 있어요. 
원래는 할머니가 따로 지방에 사셨는데 연세도 있으시고...
할머니가 항상 혼자 늙어간다고 자식들한테 버림받았다고 저희 엄마에게 매일 이야기하셔서.. 
모시고 살아야겠다 부모님이 결정하시고 같이 서울에 살자고 할머니에게 물어보셨어요. 
저희 집 사정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어서 조그만 아파트 집에 살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할머니 모시고 살려면 방 하나는 더 있어야겠다 해서 이사 가자고 결정했어요. 
할머니도 동의하셨고요. 

그래서 대출받고 할머니가 임대해주시는 건물이 있으셔서 거기서 받은 임대료(다는 아니고 조금만요)로 매달 대출 조금씩 갚아 나가자고 이야기했어요.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시작됐어요. 

할머니가 돈은 엄청 좋아하셔요. 
절대로 돈 안 쓰시고 아껴 쓰시고 그러셔요.
뭐 거기까지는 이해라도 해요. 
그런데 전에 동의하셨던 대로 할머니가 받으시는 임대료로 같이 대출 갚기로 했는데 갑자기 안 갚겠다고 하시는 거예요. 
전에는 매달 임대료가 통장에 쌓아갔는데 이제는 매달 거기서 조금씩 돈이 없어진다고 생각하셨는지 속이 타셨나 봐요. 
애초에 생활비 등등 하나도 안 내시고 그것만 쓰는 건데 그렇게 싫으셨나 봐요. 
매일 울고불고 돈 빼먹었다고 저희 부모님께 화내시고.. 도둑들이라고 욕하시면서..
주위 사람들에게도 우리 가족 사기꾼이라고 소문내고 다니셔요... 동네 어르신들 보기도 정말 창피해요.. 

하도 울고불고하셔서 어쩔 수 없이 부모님이 매달 대출 감당하기로 하셨어요. 
그런데 금액이 부모님 월급을 모아도 생활비 등등 빠져나가면 부족해서... 
어쩔 수 없이 제가 휴학하고 돈 벌기로 했어요. 
제가 번 돈 다 대출 갚는 걸로 나가는 거.. 부모님 힘드신 거 도와드린다고 생각하면 상관없지만..
할머니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셔서 너무 얄미워요. 

여기서 끝이 아니에요. 

할머니 성격 상 많이 다그치시고 주위 사람 피곤하게 하셔요.
맘에 안 들면 욕하시고 흉보시고.. 
그래서 저희 다른 외갓집 친척들은 (엄마 외 아들 3명 있으셔요) 할머니하고 손절하고 지내요. 
정말 저희 외할머니가 맞나 싶을 정도로 저희 가족 힘들게 해요. 

할머니가 엄마를 엄청 무시하셔요.
이유는 딸. 이. 여. 서.  

딸이니까 부모에게 무슨 일이 있어도 잘해줘야 한다고 이야기하셔요. 
부모가 무슨 잘못을 해도 부모니까 잘해주고 모셔야 한다고... 생일, 명절이면 꼬박꼬박 두툼한 돈봉투 원하시고.
사정이 힘들어서 못하면 엄청 괴롭히셔요. 
빛을 내서라도 돈봉투랑 대접해줘야 한다고요.

저희 엄마도 할머니가 이렇게까지 못된 줄 모르셨대요...
그래서 엄마니까 예전에는 그냥 넘어갔는데 요즘은 나이 드시면서 더 그러시는 거 같아요. 

엄마가 할머니에게 그런 취급받고 사는 게 아빠도 보기 불편하셨는지 한마디 하시니까 할머니가 어디서 사위가 장모님에게 그런 말 하냐고 화내셨어요. 
아빠도 화나셔서 어떻게 자기 딸을 그렇게 대하냐고 한판 싸운 뒤로 두 분은 서로 쳐다보지도 이야기하지도 않으셔요.. 
그런데도 할머니는 아빠고 무릎 꿇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이야기하시고 자신이 잘못한 거는 생각도 안 하셔요. 

매일 저에게 엄마 아빠 흉보시고 욕하시는 것도 정말 듣기 싫어요. 
한 번은 저도 "그런 말 계속 들으면 기분 안 좋아요" 하니까 저를 째려보시더니 "그래 너도 그 사람들이랑 똑같지. 지 부모 욕하는데 좋겠어" 그러시더라고요.
정말 기가 차서... 

할머니는 식탐도 엄청 많으셔서 자기 입에 먼저 음식 들어가야 하고 주위 가족들 절대 안 챙겨요. 
하나 남은 반찬, 과일... 재빨리 집어서 드셔요. 
그리고 자기 말곤 다른 사람이 뭐 먹는다는 생각(?) 자체를 싫어하셔요. 
할머니는 친구들이랑 밖에서 고기도 먹고 외식도 하고 오시면 절대로 이야기 안 하시고 저희가 밖에서 일 보다가 너무 늦어서 어쩔 수 없이 밖에서 밥 먹어야 하는 상황이면 화내셔요.
자기 혼자 빼고 밥 먹었다고.. 

언제 한 번은 제가 방에서 옷 갈아입다가 할머니가 보셨어요 (문이 열려있었어요). 
그러더니 어떻게 다 큰 아가씨가 아빠 있는 집에서 문 열어놓고 옷 갈아입냐고 욕하셨어요. 
거기까진 이해해요.
그렇게 생각할수도 있죠.하지만 할머니가 거기에다 더 붙여서 "니 애비가 눈 돌아가서 너 강간하면 어쩌려고 쯧쯧" 그러셨어요. 
원래 제가 소리 지는 성격이 아니지만 그때는 너무 화가 나서 처음으로 소리 질렀어요. 
어떻게 그렇게 이야기하냐고. 아무리 그래도 할 말 있고 못할 말 있는데 그런 막말을 하냐고. 
그랬더니 왜 유난이냐고 자기가 잘못 말한거 있냐고 그런 뉴스 많이봤다. 
평소에 얌전하던 제가 소리 질러서 깜짝 놀라셨는지 중얼중얼하셨어요. 
다행히 저희 엄마 아빠는 못 들으셨어요. 말도 안 했고요. 들어섰으면 정말 가슴 아프셨을 거예요.

가끔 말다툼은 하셔도 사이좋은 부모님이었는데 할머니 모신 뒤로는 부모님도 자주 싸우셔요. 
엄마는 할머니가 밉지만 어쩔 수 없이 해주는 부탁 들어줘야 한다고.. 안그럼 피곤해진다고..아빠는 왜 그런 취급받으며 사냐고.. 무시하자고 그러시고.. 

저도 그 사이에서 정말 하루하루가 괴롭습니다. 할머니 얼굴은 정말 보기도 싫고요. 

할머니도 그런 걸 느끼셨는지 같이 살기 싫다고 하셔요. 
그래서 다시 지방에 내려가신다고 하시는데..
아파트는 부모님 보고 구해달라고 요구해요.
절대로 그 전에는 못 간다고.. 자기돈 못쓴다고.

그러면서 여기가 감옥이라고 자기는 서울에 갇혀서 노인학대 받고 있다고 이야기해요. 
매일 눈물 흘리면서 자기가 피해자라고 생각하고.. 
자신 때문에 휴학하고 돈 버는 손녀는 생각 안 하시고.. 자신 때문에 뼈 빠지게 일하시는 저희 부모님 생각 안 하시고.. 주위 사람들은 자신 때문에 얼마나 스트레스받는지는 상상도 못 하겠죠. 
자신만 생각하니까요.

그리곤 저랑 장 보다가 할머니 친구 만나면 그렇게 친한 척하는데 정말 싫어요. 
친구에게 자기 손녀 공부 잘해서 장학금 받고 좋은 대학 다닌다고 자랑하고.. 이럴 때만 절 이용해요. 
(제가 학생 때는 뭐하러 손녀 대학 보내냐고 돈 많은 남자랑 결혼하는 게 여자의 삶이라고 욕하셨으면서.. ) 
그래서 "저는 할머니 때문에 그 좋은 대학 휴학했어요"라고 나중에 이야기했어요. 
그랬더니 그건 네가 엄마 아빠 잘못 만난 탓이라 대답하셨어요. 
정말 어이가 없어서 말도 안 나오더라고요..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요? 
할머니 때문에 부모님도 매일 힘드시고 싸우시고... 
저희도 일찍 손절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엄마 탓일까요... 
엄마도 지금은 너무 질려서 할머니가 지방으로 가시면 손절한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도 그 전까지는 같이 살아야 하니까 너무 힘들어요. 
어디 가서 이야기도 못하고 답답하네요.여기서라도 이야기 해보니 마음이 조금 홀가분 하네요.

판에서도 다른분들 글 읽다보면 정말 못된 할머니들 많더라고요. 
우리 할머니만 그런게 아니구나 생각들면서 위로도 되더라구요... 
정말 못된 생각이지만 빨리 늙어서 돌아가셨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비슷한 경험하신 분들도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