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때 사촌오빠한테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ㅇㅇ2021.01.11
조회6,555
안녕하세요 20대 중반 사람입니다.

어디 털어놓을 데가 없어 익명의 힘을 빌려 이렇게 글을 씁니다.

다른 사이트로 퍼가지 말아주세요.. 저는 제 얘기가 퍼지는걸 원하지 않습니다.


삶의 지혜가 많으신 분들의 생각을 듣고싶어 카테고리와 맞지 않는 주제를 올린 점 죄송합니다..



깊은 곳에 묻어뒀던, 다시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일을 꺼내 쓰려니 손이 떨리네요



초등학교 고학년 때 사촌오빠한테 두 번의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어쩌면 그 이상일수도요


초등학교 고학년 때의 일이니 지금으로부터 10여년 전 일이네요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날의 공포와 수치스러움이 잊혀지지 않고 점점 더 진하게 남는 기분입니다.


지난 일을 떠올리며 상세히 적었으나 그 과정이 너무 괴롭고 제 자신한테 또 다시 상처를 주는 일 같아 간략히 다시 적습니다.. 이해 부탁드립니다



사촌오빠는 저보다 한 살 많습니다. 그 당시에 오빠도 똑같은 미성년자였어요.

이모네 식구와 친하여 왕래가 잦았습니다.

처음 그 일이 일어난 날은 낮이었습니다.

학교 활동을 끝내고 온 저는 피곤해서 침대에서 잠이 들었습니다.


제가 잠에서 깬 건, 옷 속으로 들어와 저를 만지고 있는 오빠의 손 때문이었어요.

머리 속은 하얘졌고 어떻게 행동해야 할 지 생각도 안 들고 온 몸이 굳었습니다.

오빠는 제 몸을 구석구석 만지며 입맞춤도 여러번 했습니다..

오빠의 그 행동은 이모가 집에 가자고 부를 때까지 계속 됐습니다.

다시 생각하며 그 일을 풀어쓰려니 너무 괴롭네요..



후에 두 번째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 날은 오빠가 저희 집에서 자고 가는 날이었습니다.


엄마도 걱정이 되셨는지

저랑 제 동생, 오빠를 불러 엄마랑 한 방에서 잤습니다.

엄마랑 같은 방에 있다고 안심하고 잠든 제 잘못이었을까요...
그날도 첫번째와 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제가 아는 것만 두 번. 늘 제가 잘 때만 노렸습니다

첫 번째 일도, 두 번째 일도 모두 저랑 오빠 단 둘이 있지 않았습니다.


그 당시엔 가족들에게 알릴 생각은 못했습니다.. 너무 수치스러웠고, 많은 사람이 알까봐 겁도 났던거 같습니다.


오빠는 뻔뻔하게도 제가 모른다 생각하는지
그 일들을 저질러놓고도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행동합니다. 지금까지도요.




묻어뒀다고 생각하고 여태 담담하게 잘 지내왔는데.. 담담한게 아니었나봐요.


이걸 쓰는데 가슴 깊은 곳에서 북받쳐 올라 눈물이 펑펑 흘러
쓰다 멈추기를 반복하여 이 짧은 글을 쓰는데만 며칠이 걸렸네요..


없는 일로 만들고 싶어 떠오르면 생각에서 지우고, 머리에서 밀어내고.. 얼른 다른 생각 떠올리려 노력하고..

평소엔 괜찮지만 이 일 때문인지, 성 관련된 것은 안좋게 인식되고 생각만 해도 가슴이 꽉 막힌 것처럼 답답합니다


언젠간 벌 받겠지, 권선징악을 믿었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그러지 않은거 같아요.


몇 주 전, 오빠가 준비하던 시험 필기를 붙었다 했을 때, 못된 마음이지만 마음 한 구석에서 오빠가 잘 안되길 바랐던거 같습니다..

면접까지 최종합격하고 신원조회만을 기다리는 오빠를 보며 여태 참아왔던 마음이 터져 나오는거 같습니다.



그 때 일이 다시 떠올라 괴롭고
잘못을 한 사람은 잘 살고, 당한 사람은 고통을 눌러 사는 이 현실이 너무 억울해요.


나만 알고, 묻어두기로 어린 마음 결심한걸 지금까지 지켜왔는데 이제와서 말하고 싶은 마음이 훅훅 치고 올라옵니다..


엄마한테도 말할까 목구멍까지 넘어왔지만 겨우겨우 삼켰습니다..
저희 엄마는 저를 많이 사랑하셔서 이 사실을 알면 굉장히 마음 아파하고 자책하실거 같아요..
충격도 크게 받으실텐데 걱정이 되어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이모와 엄마는 여전히 우애가 돈독하고 자주 왕래합니다.
이 관계를 깨뜨리기도, 일어날 뒷 일도 무섭습니다...
시간이 많이 흘러버리기도 했구요...


다른 부분에선 성인이 되었다 생각했는데 이부분은 아직 그 일을 당한 애로 멈춰있는 기분이에요..



심리치료를 받아야 하나 생각도 해보았지만,
눈에 보이고 소식이 들리는 이상 이 감정은 사라지지 않을걸 알아요. 점점 익숙해질 뿐이죠..


미성년자 때부터 술마시고 사고치고, 성인이 되어서는 음주운전 하며 산 오빠도 저렇게 당당하게 살아가는데
전 숨기며 심리치료를 다녀야 한다는 사실도 화가 나요


어디 털어놓을데가 없어 터져나오는 마음을 여기다 털어놓습니다..

제가 어쩌고 싶은지, 어떻게 해야하는지 아무것도 모르겠습니다...


답답함을 옮긴 것 같아 죄송스러운 마음이에요
귀한 시간 내서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