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주식으로 이혼하게 생겼어요.

울울2021.01.18
조회56,044
안녕하세요.

결시친 분들께서는 그동안 잘 지내셨는지요.

어젯밤사이 전국적으로 눈이 많이 왔습니다. 다들 눈길 조심하셔서 폭설로 인해 아무탈이 없기를 바라겠습니다.

후기를 앞 글과 이어서 남기려고했는데 모바일에는 이어쓰기가 없는것같아 이렇게 따로 남깁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앞글
https://m.pann.nate.com/talk/356944494

저는 그 사이 배우자와 서너번의 대화를 했습니다.

일단 글을 올린 저는 아내입니다.

이렇게 해야 글을 쓰기 더 원활 할것같아서요.

저번에 성별을 안밝힌 상태에서 추가글을 쓰자니 많이 헷갈리더구요...^^;;

댓글이 150개가 거의 다 되어갈 시점에 남편에게 링크를 보내주었고 저는 거의 대부분의 댓글을 읽었습니다.

글을 보기전 이루어졌던 두 번의 대화에서 남편은 본인은 잘못이 없다는 입장이였습니다.

아직 결과가 안나온 상황인데 좀 기다리면 안되겠냐고 하더라구요..... 왜 계속 참견이냐고.... 이럴거면 이혼하자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살부대끼고 산지 10년이 넘어가는지라 어느정도 남편의 입장을 예상했던 저였지만 눈 앞에서 대놓고 당당하게 말하는 남편의 태도에 쓰러질것같기도 했고 무엇보다 대화가 진행이 안될것같았어요.

그래서 그 다음날 저녁에 올렸던 글의 링크를 보내주었고 그 후에 이루어진 대화에서는 마통으로 주식을 한것 자체가 다른사람들에게는 이렇게 보여질 수도 있구나를 느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자신은 같은 선택을 했을거라고 해요.

동시에 미안하다고 하지만서도 본인은 올 연말까지 마이너스통장을 다 갚아서 빛 없이 자본금 1억으로 주식을하는 상황을 만들자신이 있다고도 했습니다.

또 증권사 사이트 접속화면에 떠있는 마이너스금액은 전혀 신경않쓰인다고 하더라구요. 즉 주식용어로 물린금액은 언젠가는 회복 할테니 전혀 신경안쓰인다고 합니다.

주식이 멘탈싸움이다 하는데 자신은 멘탈싸움을 할 이유가 없다네요. 정말 하나도 신경안쓰인데요.

저에게 동의도 없이 마통한도 전체를 주식투자를 한 건 미안하지만 그것도 제가 빨리 더 좋은 집으로 이사하고 싶다고 말해서 최대한 빨리 수익을 많이 내려했다고 합니다.

처음에 워낙 수익률이 좋으니까 이렇게만 벌면 금방 더 좋은 집으로 이사 갈 수 있겠다고 말 한 적이 있습니다. 제가 부동산쪽으로 관심도 많고 실제로 3~4 년사이 남편과 조율해서 적당한 곳에 집을 매수했고 아시다싶이 집 값이 엄청 올랐어요. 정말 최저점에 사서 산 가격만큼 올랐죠...

그래서 나는 부동산으로 당신은 주식으로 돈 많이 벌면 우리가 사고 싶었던 곳에 집을 살 수 있겠다고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여러번 있었어요.

이걸가지고 제 탓을 하네요.

전 이제 뭐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이렇게 된게 제 탓인건지.... 이 결혼 생활을 아이들을 위해 나 죽었소 하고 유지해야되는건지... 아이들이고 뭐고 이혼해야 하는건지....

그나마 다행인건 어제는 또 남편이 들어가있는 돈 다 빼고 3~4 천가지고만 주식을 하겠다고 하더라구요.
이 약속은 꼭 지키겠다고 하는데....

직전까지 고수하던 남편의 생각이 전 너무 충격적이여서 아직 제정신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래서인지 그게 무슨의미인가 싶어요.

사실 제 입장에서는 그동안 남편이 사고를 많이 쳐왔다고 생각되어져요.

술문제도 있었고... 술 문제에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여러가지 문제들도 있었고...

여러분들이 예상하듯이 이러다가 수익안나면 나중에 제탓할텐데 이런 패턴들이 참 많았기도 했구요...

가장 큰 건 죄책감이 없다는거... 그리고 내가 마치 이 사람 인생에 필요한 존재여서 결혼한것같다는 생각이 저를 너무 힘들게 해요. 사랑해서가 아닌 이정도면 적당하고 가성비? 괜찮다싶어 결혼한 듯한 느낌을 자꾸만 받네요.

그래도 좋아지는듯 싶었는데....

몇 년전에 남편의 후배 부모님께서 모두 돌아가셔서 남편이 장례식장을 갔다왔는데 혼자 아무도 없이 상주석에 앉아있는 후배를 보니 첫째 생각이 나더래요.
저희가 친인척도 하나 없어요. 정말 오롯이 저희 부부 둘 만이 아이들의 버팀목인데 첫째 혼자서 인생의 이런저런 크고작은 일들을 헤쳐나가야하는게 마음에 걸린다고 이제부터라도 본인이 정말 잘할테니 둘째를 가지자고 했고

실제로 일년정도는 잘 하는듯했어요. 그런데 둘째 낳자마자 주식으로 이렇게 뒷통수 칠 줄은 몰랐네요.

아직 전 혼돈속에 있습니다. 여러가지를 생각중에 있어요. 감정적이지 않고 지혜롭게 헤쳐나가고 싶어 계속 마음을 다잡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힘을 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남편은 지금까지 자본금 1억으로 4~5 천을 벌었고 물린액수중에 마이너스가 4천정도 되는거예요. 코스피에 따라 -2800만원에서 -4천 왔다갔다 하네요.
1억 넘는 돈이 전부 테마주에 들어가있고 나름 안정적인 회사로만 들어가있다고 다시 회복될거라고 하는데 저는 겁나는 거구요.
남편이 주식시작한 다음부터 저도 주식공부를 조금씩 하고있었는데 사실 1월 중순이나 말부터 코스피 코스닥 둘다 계속 내려갈거라고 저는 예상하고 있었는데 그와중에 남편이 1억 넘게 주식에 물려있으니 화가 더 났던것도 조금 있었어요. 전체적인 흐름이 안좋을때는 장사 없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라서요. 그런데 실제로 북한영향받은 이후부터 시장상황이 안좋은것같아서 더 걱정입니다.

최대한 이성적으로 생각하려고 애쓰고 있어요.

이번에도 정 안되면 수습은 제가하고 이혼해야겠지만서도.... 그 와중에 아이들이 피해는 안봤으면하는 마음때문에 너무 걱정되고 힘드네요...ㅠㅠ

앞 글에 댓글달아주신분들 너무 감사합니다.
그럼 편안한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