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으면 사람이 예민해지는 건 맞는 듯

ㅇㅇ2021.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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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슴체로 간다.

흔한 이야기처럼 집안이 망하고 하루하루 벌어먹는 일로 살았을 때, 아버지가 엄청 예민하시고 속에 분노가 많았음. 아버지랑 밥 먹을 때 눈도 못 마주치고, 아버지가 손만 들어도 몸을 움추리고, 아버지가 말만하면 무섭고 공포스러워서 눈물만 흘렸음. 다행인건 술 먹고 때리지는 않았다는 것 정도임. 술은 안 먹었음.
근데 시간 지나고 해결할 일 해결하고 사정이 조금이나마 나아지면서, 아버지가 여유가 생기심. 아직도 몸으로 먹고 사는 일 하시지만, 화도 안 내고 집안일도 하심. 집에 오시면 설거지 하고 때로는 레시피 찾아서 밥도 해주심.
나 원래는 아버지 너무 무서워하고 공포스러웠고, 나에게 공포를 학습시킨 아버지 엄청 원망했었음. 근데 이런 나를 위해서 몇 년간 노력해주셨다. 소리지르면 부들부들 떨거나 울면서 공황 비슷하게 빠지는 나를 위해서 소리 지르고 싶어도 참고 방에 들어가서 스스로를 진정 시킴. 아버지 성격에 어려웠을텐데 계속 바뀌려고 노력심. 원래 나이 먹으면 아버지랑 손절하고 엄마랑만 만나면서 평생 살려했는데 저렇게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니까 그런 마음 사라지더라. 용서하게 되더라고.
엄마한테도 잘하는 모습 보면서 진짜 가끔 눈물이 나옴. 우리 집안에 평화가 찾아와서 너무 좋음. 아버지가 말하길 여유가 생기니까 주변을 돌아볼 수 있었데. 그제서야 우리가 보였다더라. 그 때 난 돈이 중요하다고 생각함. 진짜 없을 땐 몰랐는데 조금 생기니까 알겠더라고 그게 얼마나 큰 지. 돈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고, 나도 돈이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하지는 않음. 근데 진짜 먹고 살 수 있고, 어느정도 욕구 충족이 가능한 돈은 있어야함을 뼈저리게 느끼는 중임.
요즘 집안 분위기 너무 좋고 평화로움. 아버지한테 스킨쉽이라고 하기도 웃긴 포옹도 시작했음. 1n년 만의 신체 접촉임. 진짜 앞으로도 이렇게만 지냈음 좋겠다


+돈이랑 이혼 어쩌구 그러고 자식 버리니 어쩌니 이러는 댓글 기분 굉장히 불쾌함. 우리 엄마 아빠 사이 원래 좋으셨고, 아빠는 아무리 화나도 엄마 한테 함부로 안 했음. 우리 앞에서 싸운 적 2번 밖에 없고. 둘이 사랑하는데 이혼 웅앵웅 거리는 것 개빡침. 할 말, 못 할 말 구분하셈. 그리고 나도 할 도리 하고 장학금 받으면서 초중고 나왔음. 교내 성적 장학금, 교외 장학금 받았고 거의 다 생활비에 보탰음. 시험 기간에 동생들 모르는 것 알려준 것도 나고. 아무것도 모르면서 아무 말이나 하지마셈.

++경제적 문제 아빠만 책임진 것 아님. 집 안 좋아진 이후로 엄마도 계속 일 나가심. 왜 아빠만 일한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