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숨기는건 사랑에 대한 반칙이다(26)

●이슬●2004.02.23
조회841

 

 

뜨거운 여름을 지나..쓸쓸한 가을을 지나 유난히 추운 겨울을 지나..
봄의 끝 문턱에 또 다시 서있습니다..벌써 일년이 지났구나..
작년 이맘때를 생각하면서 쓴웃음을 지어봅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묻습니다 선배 잘지내고 있나요?..

 

일년동안 어떻게 지냈는지..얼마나 바쁘게 정신없게 지냈는지..
시간이 모자를 정도로 바쁘게 움직였고 생각조차 할 시간이 없을정도로 정신없이 지냈습니다

태민이에게도 선배의 소식은 들을수 없었고..저 또한 묻지 않았습니다..

 

대학생활 4년을 마치고 계속 그곳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작년 선배가 다녀간 후 얼마 있지 않아 회사가 커졌고 직원들도 몇 명 늘었습니다

 

-채희씨 오늘 저녁에도 약속있어요?
매일 하루에도 몇 번씩 똑같은 질문만 하는 이 사람..

 

-네..약속있어요
그리고 매번 같은 답을 하는 나.,

 

저 사람 나와 같은 시기에 이 곳에 입사한 26살의 사내입니다
군대를 다녀와 복학을 하고 이제 졸업을 한 뒤 성범오빠와 안면도 있고해서 이곳에

바로 입사를 할수있었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실력이 없는 낙하산 같진 않습니다

솔직히 이곳에 몇 년동안 있었던 나보다 나으니까-_-;;

 

아무튼 이 남자 꼭 태민이를 보는 것 같습니다..처음 이곳에 와서 태민이를 만났을 때처럼..

그 녀석도 매일 졸졸 쫒아다니면서 이것저것 물어봐서 얼머나 귀찮았던지..

 

-채희야~
-혜연아 태민이는? 왜 혼자야?
-응 우리 먼저 만나고 있으라고 해서 곧있다 온다고.
-그럼 먼저 가자 저녁 뭐 먹을래?

-채희씨 송채희씨!

누군가 저를 부르며 헐레벌떡 뛰어오고 있습니다
땀방울이 방울방울 이마에 맺혀 숨이 차 헉헉 거리는 사내의 모습이 눈앞에 나타났습니다

 

-어머 승우씨 무슨일이예요?
-아..허..헉..왜 이렇게 빨라요...헉.. 계..단..계단으로 뛰어내려왔더니..헉...
-무슨일때문인데요^^;
-헉..잠깐 숨 좀..헉..

 

혜연이가 자꾸 제 옆구리를 쿡쿡 찌릅니다
-누구야? 응?
-아..같이 일하는 사람이야

-채희씨 어디가요?
-약속있어서 친구 만났어요^^
-아앗..안녕하세요^^
이 남자 머리를 긁적되며 머쓱하게 웃는모습이 참 마음에 와닿습니다

 

-참 채희씨 이거요..이거 잊어버리고 갔죠?
그의 손에는 내 다이어리가 들려있었습니다..

 

-아..이거.. 고마워요 꼭 가져다 주지않으셔도 됐는데..
-저녁 먹으러 안가요?
-지금 가려던 참이예요..
-그럼 나도 같이가요 필요하건 안필요했건 내가 채희씨 물건 챙겨다 줬으니깐 밥사줘요^^
-나중에요,,지금 친구가 있어서..
-맨날 약속있다고 하잖아요 친구분 가치 가도 될까요?
-네?....네 그러세요^^

 

그렇게 데이트 같이 않은 첫 데이트를 했습니다
매일같이 노래를 부르더니..훗..그래도 밉지는 않은 사람입니다

간단하게 식사를 마치고 차한잔 하자는 그의 제안에 카페에 들어갔습니다

-음..승우씨 어떤걸로 ..채희야 너는?
-헤이즐럿..

동시에 대답을 한 후 승우씨와 눈이 마주쳐서 싱긋 웃어보였습니다

승우씨도 헤이즐럿향을 좋아하는구나..훗..어딘가 모르게 선배와 닮은 사람인 것 같습니다

웃음소리도 이미지도..선배가 더 어른스러운 면이 있긴 하지만

선배와 닮은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혜연아 태민이한테는 아직 연락없어?
-아까 밥먹을 때 통화하고 아직 연락이 없어 아까 출발한다고 했는데..
-아 또 일행이 있으시가봐요
-네 친구예요 혜연이 남자친구^^
-그럼 채희씨는 만나는 사람 없나봐요?
-네 아직이요^^
-다행이예요^^
-뭐가요?
-아..아니예..요

 

얼굴이 발그레지면서 손을 내젓는 모습을 보니 더 이상 물어봤다가는 이 남자 얼굴이

더 발그레져서 뛰쳐나갈 것 만 같습니다 훗..

 

-태민이가 나오래 다왔데 이 근처로 온데
-그럼 그만 일어나자 승우씨 차 잘마셨어요^^
-아..일행이 도착했나봐요?
-네^^

 

카페를 빠져나오니 태민이 차가 카페앞에 세워져있었습니다
-태민아~~
기집애..저렇게 반가울까..훗..

 

차에서 내려 잔뜩 구겨진 얼굴을 한 태민이 녀석이 우리쪽으로 걸어옵니다
-너네 나 없으니깐 너 재미있었지? 난 밥도 못먹었는데 치-_-
-사내녀석이 밥한끼 굶는다고 죽니?

 

우리 혜연이 오랜만에 본모습을 대찾았습니다 큭
만나는  횟수가 늘어나다보니 그만큼 편해졌다고는 하지만..변해도 너무 많이 변했습니다

태민이 녀석 어떻게 적응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처음에 참으로 힘이드는데 -_-

 

-아앙~~나 배고프단말이야

헉-_-이녀석 지금 저걸 애교라고 부리는 것인지..혜연이를 대응하는 대응책이

저 어설픈 애교라니 훗..아무튼 엽기적인 커플들입니다

 

태민이 혜연이에게 속닥속닥
태민이왈
-저 놈은 누구얏-_-

저렇게 말하면 안들립니까! 다 들립니다
그 때 때마침 전화통화를 마치고 뒤돌아서는 승우씨

-혹시...
-혹시..
-어엇!!!!!
-형!!!!!!!!!!!!!!

엥?..이건 또 무엇인지..

 

-잘지냈냐? 임마 우와 오랜만이다 정말 이게 얼마만이야~
-형 잘지냈어요? 진짜 소식 궁금했는데 이게 어떻게 된거예요

그 둘은 나와 혜연이를 번갈아가면서 보았습니다

 

-흠..그러니깐 이쪽은 제 남자친구이고..
-이쪽은 우리 회사 동료..

 

-아 형 그 이벤트회사에서 다니는거예요?
-응^^ 임마 너는 변한게 없냐
-형도요..큭

 

결국 일행이 하나 더 늘어서 넷이 자리를 옮겨 시끌벅쩍한 술집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정말 오랜만이야 형 정말 궁금했었는데..
-그래 나도 너 정말 궁금했었다 임마

-도대체 둘이 어떻게 아는사이야?
-아.나 고등학생때 형이 잠깐 과외봐줬거든 그때가 언제였지 형 군대가지 전까지였지?
-그렇지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너를 만났으니깐 가치 공부한건 2년정도 되겠지
-아..그렇구나

-그때 형이 나한테는 좋은친구였거든^^

 

태민이녀석 정말 좋은가봅니다..하긴 보고싶었던 사람이고 궁금해왔던 사람을 만났는데..

당연히 기쁘겠죠..

 

-참 태준이형도 잘있지?

승우씨의 한마디에 혜연이도 태민이도 내 눈치를 보는 것 같습니다

이윽고 태민이가 입을 열었습니다

 

-형 지금 여기 없어 미국에 갔어 간지 벌써 2년째야
-거기는 왜
-친아버지 때문에..
-아..

 

승우씨도 태준선배에 대해 잘알고 있고 태민이네 집에 대해서 모르는게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또 오랜만에 선배의 이름을 들으니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바보 잊었다고 했으면서.. 시간이 다 치유해준다고 했으면서...

 

시간가는줄 모르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벌써 시간이 늦었습니다
또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꼭 이렇다니깐 선배 이야기만 나오면..바보같이..
그냥 내일은 오랜만에 푹쉬고 싶어..

 

얼굴이 발그레해진 승우씨가 뜬근없이 나를 뚫어져라 바라보더니
내 어깨로 픽~쓰러지는 것이였습니다

 

-어어 어떻게!!

-형 형 일어나요 괜찮아요?
-야 많이 취했나봐 어떻게...이봐요 승우씨 괜찮아요?


그 때 아주 작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승우씨가 내 귀에 속삭였습니다

 

-나 채희씨 좋아해요..
 

 

 

 

오늘도 변함없이 글이 늦었죠 게으른것 어쩔수 없나봐요-_-;;

그리고 더더군다나 오늘은 하루종일 꾸벅꾸벅 졸았습니다 훗..

일하다가 말고 꾸벅 또 꾸벅..

도대체 세수를 몇번을 하고 커피를 몇잔을 마셨는지..아직도 자꾸 눈이 감깁니다

정말 쉬고싶습니다 ..일이 힘이 든다거나 피곤하다는 건 핑계일뿐..

사실은 삶에 지치고 일상에 지겨워..

스피드을 내야만 하는 100M 달리기는 이제그만..

더 이상 여기서 스피드를 낸다면 넘어질지도..결승점에 가기도 전에 지쳐 쓰러질지도..

 

              더 이상 서두르지마 ..결승점을 지나야지만 하는 거라면

                     조금씩 천천히 다가가..그 곳에 도착 할 시간이 중요한 건 아니라

                                아직은  그 곳을 향해 다가감이 더 중요할때이니깐..  

                       Start 가 늦었다고 의기소침하면 그 순간 난 꼴지가 되는거야 ..   by+이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