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일은 내가 중학교 1학년때 일어났던 일이다. 그러니까 벌써 7년나 지났다. 그런데 나는 아직도 어젯밤에 일어난 일 처럼 생생하게 기억이난다. 나는 어렸을때부터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이었다. 그런 성격탓에 요즘 흔히 말하는 인싸와는 다르게 친구가 많이 없었다.그래서 그런지 학교다닐때 나와 반대인 성격인 아이들이 부러웠다. 나와 반대의 성격을 가진 아이들은 주변에 항상 친구들로 둘러 쌓여있었으니까. 하지만 그 아이들에 비해서 내 주변에는 어렸을 때 부터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 3~4명 뿐이였다.그리고 그 날이 와버린거다. 초등학교 졸업식.. 나와 많이 친하고 편하게 지낼수 있었던 친구들이랑 헤어지게 되어버린거다.그 친구들이랑 연락하고 지내면 되지않냐고?다들 알겠지만 연락하고 지내면서 가끔씩 만나는친구들과 학교생활을 같이 할 수 있는 친구들은 완전 다른 부류이다..그렇기 때문에 나는 중학생이 되어서 교복을 입는다는 설렘, 기대보단 또 어떻게 친구들을 사귀어야 할까 걱정이 더 앞서갔다.봄방학 내내 고민만 하느라 방학인데도 마음껏 쉬지도 못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시간은 빠르게 흘러 어느덧 새학기가 되었고.역시 나는 걱정했던것 처럼 친구들을 쉽게 사귀지 못했다.다른 아이들은 뭐가 그렇게 신났는지, 또 언제 그렇게 친해졌는지 자기들끼리 떠들기 바빴고, 나는 교실 한 구석에 앉아서 다른 아이들을바라보기에 바빴다.그렇게 새학기는 자기소개, 자리정하기, 청소당번 정하기 등으로 정신없이 흘러갔고.그러는 동안 난 역시 예상대로 친구한명 제대로 사귀지 못했다.. 새학기 스트레스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느날은 자다가 처음으로 가위도 눌려봤다. 주말에 가족들 다 놀러나가고 나는 내 방 침대에서 낮잠을 자고 있었는데 누가 날 흔들어 깨우는 느낌이 들었다.집에 아무도 없는데 뭐지? 싶어서 슬그머니 눈을 떴는데 왠 처음보는 여자가 다홍색 원피스 같은 것을 입고 춤을 추고있었다.순간 너무 무서웠다. 누구세요 외치고 싶었다.그런데 몸이 움직이질 않았다. 그때 느꼈다.아, 내가 지금 가위에 눌린거구나..사람들이하는 얘기중에 가위에 눌렸을때는 손가락 부터 움직이면 가위가 풀린다는 얘기를 몇 번 들은적이 있어서 손가락부터 움직이려고안간힘을 썼다.그렇게 몇분동안 손가락과 씨름을 하다가 드디어 가위에서 깼다.가위에서 깨자마자 춤을추던 여자는 사라졌고 나는 안도감을 느꼈다.그런데 이 가위가 이번 한번뿐은 아니었다..매일은 아니지만 일주일에 두 세번은 가위에 시달렸고..가위 눌리는것 말고도 또다른 기이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평소에 나는 핸드폰으로 예쁜 풍경사진을 찍는것을 좋아했다.집 앞에있는 산이 사계절마다 바뀌는 모습을 찍어 두기도 했고,하늘에 떠 있는 별들은 물론 달, 구름, 해 등등 자연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것을 좋아했다.그러던 어느날은 아빠가 나에게 심부름을 시키셨다.그것도 이른시간이 아닌 늦은저녁 7시쯤.서류를 집에 놓고왔다고 좀 가져다달라고..내가 무슨 이시간에 심부름을 시키냐며 내일 가져가면 안되겠냐고 물어봤다. 그러자 아빠는 급해서 어쩔수 없으니 한번만 부탁한다고 퇴근하면 용돈을 주겠다고 하셨다.' 용돈? 나쁘지 않은 거래네 ' 생각 하며 아빠 서류를 챙겨들고 집을 나섰다. 집과 아빠 회사는 차로 이동하면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였다.나는 학생이고 차가 없었기에 택시를 타고 출발했다. 택시를 타고 가는 동안 창밖을 구경하는데 빠른속도로 지나가는 나무들과 가로등들이 너무 예뻐 보였다.난 바로 핸드폰 카메라를 켜고 동영상녹화 버튼을 누른 후 창밖 풍경들을 찍기 시작했다.그렇게 한 30초 찍었을때쯤 빠르게 지나가는 나무들 사이에 무언가를 보았다.난 내가 잘못봤나 싶어서 동영상 녹화를 바로 끝내고 앨범에 들어가 방금 찍힌 동영상을 재생했다.그런데 핸드폰 화면에 나타난것은 그 수많은 나무들 사이에 한 나무에서 목을 메달고있는 여자였다..설마 내가 자살하는 사람의 모습을 녹화한것인가.그리고 난 아빠회사에 도착할때 까지 아무것도 하지못했다. 핸드폰도 그대로 가방에 넣어둔 채..그렇게 아빠회사에 도착했고, 아빠에게 서류를 전해주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려고 하는데아까 그 상황이 생각 나 도저히 혼자 택시를 탈 수가 없었다.그래서 난 아빠에게 말했다." 아빠, 퇴근할때까지 기다릴테니까 아빠차 타고 집 같이가면 안돼? "사춘기라고 매일 방에만 쳐박혀서 게임만 하던 애가 그렇게 물어보니 아빠도 의아했나보다.잠시 놀란 표정을 지으시더니 곧 " 용돈 더 받으려고 애교 부리지 말어 " 라고 대답하셨다.' 아빠 사실 나 무서운것을 봤어 '라는 말이 당장이라도 튀어나올것 같았지만그렇게 말해봤자 아빠는 얘가 무슨 개똥같은소리냐며 믿지도 않으실거고.. 또 내가 겪은 상황을 다시 상상하기도, 말하기도 힘이빠져 그냥 조용히 기다렸다가 가기로 했다.그렇게 시간이 지나 아빠 퇴근시간이 되었고 나는 아빠차를 타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다.나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방에 들어가 이불을 뒤집어 쓰고 조심스레 핸드폰을 꺼냈다.그 후 떨리는 손으로 갤러리에 들어가 아까 찍은 동영상을 다시 재생해봤다. 혹시라도 내가 잘못 본거일수도 있으니까.. 아니 잘못본거라고 그렇게 믿고싶었다.달라진건 없었다 여전히 그 부분을 재생하면 나무에 목을 메달아 흔들거리는 여자가 찍혀있었으니까.. 난 바로 그 동영상을 삭제했다.얼마 안되는 시간동안 잦은가위와, 귀신을 보거나하는 이런 기이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니 도저히 나 혼자 참고 넘어갈 수가 없었다.나는 고심끝에 엄마에게 지금까지 일어났던 일들을 다 말하였고,엄마는 헛것을 보는게 아닌 귀신을 보는것이니 정신병원보다는 무당을 가야한다며 나를 데리고 무당을 찾아갔다.엄마가 나를 무당 앞에 앉히자마자 무당은 나를 안쓰러운 눈빛으로 쳐다보았다.엄마도 그런 무당의 눈빛을 읽으셨는지" 얘가 자꾸 귀신을 보는데 무슨 일 있는거 맞죠? "라고 조심스레 물어보았다.그러자 무당은 쯧쯧 하고 혀를 차며 말했다." 사람관계 때문에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했겠네 기가 아주 허약해졌어 " 내가 친구 관계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것을 알면 부모님께서 걱정하실까봐 그 누구한테도 말하지 않았는데..무당이 나를 보며 그런 이야기를 하자 나는 소름이 돋으며 몸이 축 늘어지는 이상한 기분이였다.무섭고 소름이 돋다가도 막상 내 상황을 알아주니 슬프기도한 그런기분이라고 해야할까..? 무당은 마저 이야기를 이어갔다." 심각한 문제는 아니고 사람에 치여서 기가 많이 허약해졌어. 그래서 귀신도 보이고 가위도 눌리는거고..어려운 문제는 아니야. 그냥 사람 많이 붐비지 않는 시골같은곳 내려가서 일주일 정도만 쉬고와도 많이 나아질거야. " 엄마와 나는 무당의 말을 따르기로 했고..다음날 학교에 전화를 해 일주일만 결석을 한다고 전했다. 그렇게 나는 일주일간 시골에 있는 할머니댁에 다녀오기로 했고부모님은 직장때문에 같이내려가지 못해 나만 다녀오기로 했다.시골 할머니댁에 가면 와이파이도 안되고 컴퓨터도 없고 뭘 하면서 보내나 싶었지만어렸을떄 부터 할머니댁에서 자란 사촌오빠가 있었기에 무료함에 대한 두려움에 떨 필요는 없었다. 시골 할머니댁에 도착하자마자 맞는 상쾌한 공기, 그리고 그런 시원한 기분은 오랜만에 느껴보는 기분이었다.나는 집에 들어가자마자 짐을 풀기위해 빈방을 찾다가햇빛이 잘 들어오지 않아 아침에도 늦잠을 잘 수 있을것같은 그런방을 찾았다.그러다가 어렸을 때부터 할머니집 놀러 오면 사촌들과 놀고 먹고 자고 했던 추억이 가득한 방이 보였다. 방문을 열기위해 문 손잡이를 잡는 순간" 거긴 건들이지마! "라고 고함 치시는 할머니의 목소리가 들렸고, 그 목소리의 화들짝 놀라 나는 문 손잡이에서 손을 떼었다.내가 놀라는 모습을 보았는지 할머니는" 거긴 할아버지 제사 지낼때만 쓰는 방이야 어지간하면 거긴 들어가지 말어. "라고 차분하게 말씀하셨다. 나는 그 말에 수긍하면서도 뭔가 찝찝함을 느꼈다.' 뭐야.. 저렇게 까지 소리치실 필요는 없는데..' 라고 중얼거리며 바로 옆에 작은방으로 옮겨갔다.작은방 문을 열자마자 썰렁한 기분이 들었다.침대도 없고 TV도 없고 있는거라곤 할머니가 젊었을 시절 쓰셨던 화장대 하나와 낡은 옷장 뿐이였다.난 침대없으면 푹 자기 힘든데..쉬러왔는데 잠도 푹 못잔다 생각하니 한숨만 나왔다. 그렇게 저녁이 됐고,저녁을 먹고 난 후 사촌오빠는 저녁운동을 하러 나갔고, 할머니는 동네 할머니친구 집에 놀러가셨다.안그래도 조용했던 집에 나밖에 없으니 조용하다못해 고요해졌다.30분이 지나고, 1시간이 지나도 할머니와 사촌오빠는 감감무소식이였다.할것도 없이 뒹굴거리고 있던 그때 굳게 닫혀있던 방문이 보였다,할머니가 들어가지 못하게 했던 방이였다.문득 아까 있던 일이 생각나 호기심이 생겼다.나는 뒹굴거리던 몸을 일으켜 조심스레 그 방에 다가갔다.'아 어렸을 때 여기서 진짜 많이 놀았는데..' 라고 생각하며 방문을 열었다. 방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장난감들과 만화책. 그리고 내가 많이 자고 일어나던 침대가 보였다.예전과 다를 거 없는 모습에 잠시 추억에 잠겨 웃음이 나왔고,아까 전에 이 방에 들어가지 못하게했던 할머니도 이해가 되질 않았다.이런 방을 나에게 내주지 않다니.. 이런 저런 생각에 빠져 장난감도 만져보고 침대에 누워 만화책도 보았다.한참을 만화책을 보며 깔깔 거리며 웃고 혼자 떠들다가 잠이 들었던거 같다. 그렇게 한창 잠에 빠져 있을때쯤 갑자기 땀이 흘러내렸다.잠옷으로 갈아입지 않고 잠들었던 터라 자면서 더위를 느꼈던거 같다.나는 잠결에 여름도 아닌데 왜이랗게 덥냐고 짜증을 내며 창문을 열었다.그렇게 또 잠들었다. 한참을 잠을 자는데 또 다시 땀이 흘러내렸다." 아 뭐야 창문까지 열어놨는데 왜이렇게 더운거야 " 라고 짜증을 내며 침대에서 일어났다.그리고 창문을 보았다. 그런데 창문이 닫혀있었다.' 어? 분명 내가 더워서 창문을 열어놨었는데..' 혹시 내가 잠결에 또 닫았나 라고 생각했지만 그렇다고 하기엔 창문에 달린 잠금장치까지 굳게 닫혀있었다.조금 이상함을 느끼며 시계를 보니 저녁 8시였다.분명 내가 잠들었던 시간이 8시였는데.. 그때부터 조금씩 이상함을 느끼며 핸드폰을 찾아 사촌오빠한테 전화를했다. " 여보세요? "" 오빠 혹시 지금 어디야? "" 나 집인데? 너야말로 어디야? 방에 없던데 "" 나 사실 아까 할머니가 들어가지 말라고 했던 방에 들어왔다가 잠들었는데 무서워서 못나가겠어.. "" 야 너 미쳤어? 왜 들어가지 말라는 방에는 들어가고 난리야. "" 심심해서 들어왔다가 잠든거야. 그러니까 일단 방으로 와줄래? 너무 무서워서 침대에서 못일어나겠어 "" 으휴.. 알겠어 기다려 " 그렇게 통화를 마치고 얼마 뒤 오빠가 방 문을 두드리는 소리다 들렸다." 나 들어간다 " 철컥철컥- 오빠가 방문을 열기위해 문고리를 당겼지만 방문은 열리지 않았다. " 아 오빠 장난치지좀 마 나 무섭다니까 "" 야 이거 장난 아니야 문이 안열린다니까? 그러게 왜 거길 들어갔어 "방 밖에서 오빠가 짜증 섞어 소리쳤다. 난 침대에서 일어나 방문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문고리에 손을 올리고 돌렸다.열리지 않았다. 분명 문은 잠겨있지 않았는데 말이다.오빠와 나는 각각 서로 방 안과 방 밖에서 문과 씨름을 했다. 제발 열려라.. 제발 열려라.. 그렇게 한 5분이 흘렀을까? 갑자기 문이 철컥 하더니 방 문이 순식간에 열렸다. 아무일도 없다는 듯이.. 내가 식은땀을 흘리며 방에서 나오자 오빠는 한심하다는 듯이 쯧쯧.. 혀를 차고는" 그러게 들어가지 말라는 방을 왜 들어가냐 " 라며 핀잔을 줬다. 난 그런 오빠한테 가까이 붙었다. 무서웠다.지금 까지 가위도 여러번 눌려봤고 이상한 형상도 내 눈으로 직접봤지만이번 일은 무언가 알 수 없는 공포였다. " 바람 쐬고 올래? " 내가 무서워하는 모습을 본 사촌오빠가 바람을 쐬고 오자고 말했고, 난 바로 알겠다고 했다.그렇게 사촌오빠랑 집에서 나와 느리적 느리적 동네를 걸었다.그렇게 걷다보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그러다 문득 그 방에 들어가면 안되는 이유가 궁금해졌다. " 오빠 근데 아까 그 방은 왜 그렇게 못들어가게 한거야? 예전에는 거기서 다 같이 놀고 자고 했었잖아. 그냥 단지 할아버지 제사 때문에못들어가게 하는건 아닌 거 같은데. ”“ 그건 나중에 알려줄게 안그래도 쉬러 왔는데 그거 까지 알게되면 더 머리 아플거야” 나는 오빠의 말을 듣고 궁금했지만 나중에 알게 되겠지 하고 넘겼다.그렇게 동네 한바퀴를 돌고 집앞에 다 왔을때 쯤뒤에서 자동차가 빵빵 거렸다. 나는 깜짝 놀라 뒤돌아 보았고 차에 타고 있던 사람은 나에게 가까이 와달라며 손짓을 했다. 혹시 길을 모르나 하고 가까이 갔더니 아니나 다를까 길을 물어보았다. “ 학생 혹시 00낚시터 가는 법 알아요? 시골이라 그런지 네비게이션이 말을 안듣네 허허” 그 차 안에는 나에게 길을 물어본 아저씨 한 명 그리고 친구들로 보이는 아저씨들이 조수석에 한명, 뒷좌석에 한명 총 세명이 타고 있었다.어렸을 때부터 우리가족들도 낚시를 좋아하여 시골에 내려오면 그 낚시터를 종종 찾고는 했다. 그렇기 때문에 난 길을 잘 알고 있었다. “ 아 00낚시터요? 앞으로 쭉 직진하시면 마을회관 보이실건데 거기서 좌회전 하면 다리가 나와요 그 다리만 건너시면 바로 보이실거에요!” “ 그렇게 설명해도 잘 모르겠네.. 학생 그럼 혹시 차에 같이 타서 길 좀 알려줄 수 있어요?” “ 네? 같이 타서요?” 난 그 말을 듣고 오빠를 한 번 쳐다보았다. 멀리 있어서 그런지 아저씨와의 대화소리가 잘 안들리는듯 싶었다. 하지만 뭔가 불길한 예감에 나는 아저씨의 부탁을 정중히 거절하였다. 죄송하지만 그건 안될것같다고 가다가 길 모르시면 또 다른 분한테 여쭤보시라고.. 그러자 아저씨의 표정이 싹 바뀌었다. 사람좋은 웃음을 짓고 있던 아저씨 얼굴이 싸해졌다. 난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쳤다.이어 아저씨는 “어이, 이거 안보여?” 하며 칼을 내밀어 보였다. 일반 가정집에서 쓰는 칼이 아니었다. 아주 길고 뾰족한..회를 뜰 때나 사용하는 그런 칼이였다. 칼을 보자 숨이 턱 막히고 몸이 덜덜 떨렸다. 칼이 보인다고 하면 큰 일이 날것 같아서 칼이 보이지 않는다고 거짓말을 했다.그러자 아저씨는 칼을 내 눈앞에다 가져다대고 흔들었다.“이게 진짜 안보인다고?”아저씨는 낄낄 거리며 물었다.운전석 아저씨 뿐 아니라 나머지 두명의 아저씨들도 재밌다는 듯이 웃고있었다. 그때 멀리서 보고있던 사촌 오빠가 내 손목을 잡고 뛰기 시작했다.한참을 뛰다보니 차는 사라져있었고 오빠와나는 헥헥 거리며 숨을 돌렸다. “ 야 넌 그걸 봤으면 도망쳐야지 거기서 얘기를 하고 있으면 여떡해! ” 라고 오빠가 소리쳤다.무슨 상황인지도 몰랐으면서 무턱대고 화부터 내는 오빠가 짜증이났다.“아 그럼 칼을 눈앞에 들이미는데 거기서 무작정 튀라고? 무슨일이 일어날줄알고!!” 나도 오빠에게 소리를 쳤다.그러자 오빠가 갸우뚱 했다.그리고 뒤이어 나에게 하는 말.. “칼이라니? 사람머리였잖아..” 난 그 말을 듣고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사람 머리라니? 분명 칼이였는데..” 마음을 조금 진정 시킨 뒤 오빠한테 상황을 들어보았다. 그 사람들이 나를 부르길래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고 한다.하지만 길을 알려주는거 같길래 아 길을 물어보는거구나 하고 가볍게 생각했다고..하지만 1분 2분 시간이 지날때마다 길 알려주는게 왜이렇게 오래 걸리나 느꼈다고 했고..그러다가 내가 뒷걸음질 치는 모습이 보였으며 뒤이어 나에게 사람 머리를 내밀어 흔드는 모습을 보고 날 데리고 튀었다고 했다. 어떻게 이런일이 있을 수 있는지.. 그렇게 바로 할머니 집에 들어가 있었던 일을 얘기했다. 그러자 할머니는 나에게 잠시동안 귀신이 씌인것같다고 하셨다. “ 혹시 저 방에 들어갔었니?” 할머니는 아까 내가 잠들었던 방을 가르키시며 말씀하셨다.나는 솔직히 말했다. 궁금해서 들어갔다가 잠이 들었다고..방문이 열리지 않았던것과 창문이 닫혀있었다는것도 모두. 그러자 할머니는 지금까지 일어났던 일들에 대해 설명을 해주셨다. 우리 가족이 시골에 내려 오지 않았던 1년 동안 앞집에 살던 가족중 큰 아들이 조선족 3명에게 살해 당하는 토막 살인이 일어났었는데 시신의 다른 신체부위는 발견 되었지만 머리만 사라져있었다고.. 그리고 할머니 집 그 방에 창문을 열면 보이는 집이 바로 그 집이라고 하셨다. 그 토막 살인 사건의 유가족분들이 피해자의 그런 죽음을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지 않았으면 했다고..그 범인들은 아직 잡히지 않았고 피해자의 머리도 아직 찾지 못하였는데 내가 보고 들었던 것들이 다 그 사건과 관련이 있는것 같다고 하셨다.아마 그 피해자분도 자신의 죽음을 동네에 알리고 싶지 않아서 내가 자던 방문을 계속 닫았던 것 같다고 하셨다.아마 내가 기가 허약해질 대로 허약해져 잠깐 귀신이 씌인것 같다고.. 난 그 일을 겪고 다음날 바로 우리집으로 올라갔다.더 이상 할머니 집에 머물지 못할거 같았으니까.. 내가 겪은 일을 엄마에게 말했더니 내 상태를 돌릴 수 있는 법은 친구를 많이 사귀어 친구관계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것이라고 판단하셨고 엄마는 그 이후로 내가 친구들을 많이 사귈수 있게 집에 친구들을 초대해 맛있는 음식도 해주셨고 부모님들 끼리도 친하게 지낼수있게 많은 노력을 해주셨다. 그 결과 얼마 지나지 않아 친구가 한 두명씩 생겼고, 물론 나도 스트레스가 많이 줄어 평소처럼 지낼수 있게 되었다. 무당의 말대로 내가 기가 약해졌던것은 사실이지만 내가 스트레스만 안받으면 그만일뿐 시골가서 쉬고 오라던지 그런건 다 오버하는 말이였다. 몇년이 지난 일이지만 그때의 소름과 공포는 아직도 잊을수 없다. 짧은 시간동안 이렇게 많은 무서운 경험을 했으니 기가 허약해지긴 엄청 허약해졌나보다.다른 사람들에겐 이런 경험들이 트라우마로 남을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는 친구들끼리 무서운 이야기 할 때 가끔 이야기 할 수 있는 웃지못할 추억으로 남아있다. 인간관계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던 나에게 그런일이 일어났던건 그런 인간관계에 지친 나보다, 억울하게 죽은, 살기싫을만큼 자신들이 더 힘들다는것들을 나에게 알려주려 했던것 같다.나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별것이 아니라고..이제와서 생각하면 맞는것같다. 앞으로 살아갈 인생에서 생길 스트레스와 죽고싶은만큼의 힘듦은 그 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얘기하고싶다.그리고 억울하게 죽은, 너무 힘들었을 그 영혼들이 다음 생에서는 힘들지 않기만을 기도한다.아 물론 지금도 할머니 댁에 가면 그 방은 들어가지 않고..택시를 타면 창밖을 쳐다보는 일이 거의 없다. 15
사람이 기가 약해지면 일어나는 일들
이 일은 내가 중학교 1학년때 일어났던 일이다. 그러니까 벌써 7년나 지났다. 그런데 나는 아직도 어젯밤에 일어난 일 처럼 생생하게 기억이난다.
나는 어렸을때부터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이었다. 그런 성격탓에 요즘 흔히 말하는 인싸와는 다르게 친구가 많이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학교다닐때 나와 반대인 성격인 아이들이 부러웠다. 나와 반대의 성격을 가진 아이들은 주변에 항상 친구들로 둘러 쌓여있었으니까.
하지만 그 아이들에 비해서 내 주변에는 어렸을 때 부터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 3~4명 뿐이였다.
그리고 그 날이 와버린거다. 초등학교 졸업식.. 나와 많이 친하고 편하게 지낼수 있었던 친구들이랑 헤어지게 되어버린거다.
그 친구들이랑 연락하고 지내면 되지않냐고?
다들 알겠지만 연락하고 지내면서 가끔씩 만나는친구들과 학교생활을 같이 할 수 있는 친구들은 완전 다른 부류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중학생이 되어서 교복을 입는다는 설렘, 기대보단 또 어떻게 친구들을 사귀어야 할까 걱정이 더 앞서갔다.
봄방학 내내 고민만 하느라 방학인데도 마음껏 쉬지도 못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시간은 빠르게 흘러 어느덧 새학기가 되었고.
역시 나는 걱정했던것 처럼 친구들을 쉽게 사귀지 못했다.
다른 아이들은 뭐가 그렇게 신났는지, 또 언제 그렇게 친해졌는지 자기들끼리 떠들기 바빴고, 나는 교실 한 구석에 앉아서 다른 아이들을바라보기에 바빴다.
그렇게 새학기는 자기소개, 자리정하기, 청소당번 정하기 등으로 정신없이 흘러갔고.
그러는 동안 난 역시 예상대로 친구한명 제대로 사귀지 못했다..
새학기 스트레스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느날은 자다가 처음으로 가위도 눌려봤다.
주말에 가족들 다 놀러나가고 나는 내 방 침대에서 낮잠을 자고 있었는데 누가 날 흔들어 깨우는 느낌이 들었다.
집에 아무도 없는데 뭐지? 싶어서 슬그머니 눈을 떴는데 왠 처음보는 여자가 다홍색 원피스 같은 것을 입고 춤을 추고있었다.
순간 너무 무서웠다. 누구세요 외치고 싶었다.그런데 몸이 움직이질 않았다. 그때 느꼈다.
아, 내가 지금 가위에 눌린거구나..
사람들이하는 얘기중에 가위에 눌렸을때는 손가락 부터 움직이면 가위가 풀린다는 얘기를 몇 번 들은적이 있어서 손가락부터 움직이려고안간힘을 썼다.
그렇게 몇분동안 손가락과 씨름을 하다가 드디어 가위에서 깼다.
가위에서 깨자마자 춤을추던 여자는 사라졌고 나는 안도감을 느꼈다.
그런데 이 가위가 이번 한번뿐은 아니었다..
매일은 아니지만 일주일에 두 세번은 가위에 시달렸고..
가위 눌리는것 말고도 또다른 기이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평소에 나는 핸드폰으로 예쁜 풍경사진을 찍는것을 좋아했다.
집 앞에있는 산이 사계절마다 바뀌는 모습을 찍어 두기도 했고,
하늘에 떠 있는 별들은 물론 달, 구름, 해 등등 자연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것을 좋아했다.
그러던 어느날은 아빠가 나에게 심부름을 시키셨다.
그것도 이른시간이 아닌 늦은저녁 7시쯤.
서류를 집에 놓고왔다고 좀 가져다달라고..
내가 무슨 이시간에 심부름을 시키냐며 내일 가져가면 안되겠냐고 물어봤다.
그러자 아빠는 급해서 어쩔수 없으니 한번만 부탁한다고 퇴근하면 용돈을 주겠다고 하셨다.
' 용돈? 나쁘지 않은 거래네 ' 생각 하며 아빠 서류를 챙겨들고 집을 나섰다. 집과 아빠 회사는 차로 이동하면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나는 학생이고 차가 없었기에 택시를 타고 출발했다.
택시를 타고 가는 동안 창밖을 구경하는데 빠른속도로 지나가는 나무들과 가로등들이 너무 예뻐 보였다.
난 바로 핸드폰 카메라를 켜고 동영상녹화 버튼을 누른 후 창밖 풍경들을 찍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 30초 찍었을때쯤 빠르게 지나가는 나무들 사이에 무언가를 보았다.
난 내가 잘못봤나 싶어서 동영상 녹화를 바로 끝내고 앨범에 들어가 방금 찍힌 동영상을 재생했다.
그런데 핸드폰 화면에 나타난것은 그 수많은 나무들 사이에 한 나무에서 목을 메달고있는 여자였다..
설마 내가 자살하는 사람의 모습을 녹화한것인가.
그리고 난 아빠회사에 도착할때 까지 아무것도 하지못했다. 핸드폰도 그대로 가방에 넣어둔 채..
그렇게 아빠회사에 도착했고, 아빠에게 서류를 전해주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려고 하는데
아까 그 상황이 생각 나 도저히 혼자 택시를 탈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난 아빠에게 말했다.
" 아빠, 퇴근할때까지 기다릴테니까 아빠차 타고 집 같이가면 안돼? "
사춘기라고 매일 방에만 쳐박혀서 게임만 하던 애가 그렇게 물어보니 아빠도 의아했나보다.
잠시 놀란 표정을 지으시더니 곧 " 용돈 더 받으려고 애교 부리지 말어 " 라고 대답하셨다.
' 아빠 사실 나 무서운것을 봤어 '라는 말이 당장이라도 튀어나올것 같았지만
그렇게 말해봤자 아빠는 얘가 무슨 개똥같은소리냐며 믿지도 않으실거고..
또 내가 겪은 상황을 다시 상상하기도, 말하기도 힘이빠져 그냥 조용히 기다렸다가 가기로 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아빠 퇴근시간이 되었고 나는 아빠차를 타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다.
나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방에 들어가 이불을 뒤집어 쓰고 조심스레 핸드폰을 꺼냈다.
그 후 떨리는 손으로 갤러리에 들어가 아까 찍은 동영상을 다시 재생해봤다. 혹시라도 내가 잘못 본거일수도 있으니까.. 아니 잘못본거라고 그렇게 믿고싶었다.
달라진건 없었다 여전히 그 부분을 재생하면 나무에 목을 메달아 흔들거리는 여자가 찍혀있었으니까..
난 바로 그 동영상을 삭제했다.
얼마 안되는 시간동안 잦은가위와, 귀신을 보거나하는 이런 기이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니 도저히 나 혼자 참고 넘어갈 수가 없었다.
나는 고심끝에 엄마에게 지금까지 일어났던 일들을 다 말하였고,
엄마는 헛것을 보는게 아닌 귀신을 보는것이니 정신병원보다는 무당을 가야한다며 나를 데리고 무당을 찾아갔다.
엄마가 나를 무당 앞에 앉히자마자 무당은 나를 안쓰러운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엄마도 그런 무당의 눈빛을 읽으셨는지
" 얘가 자꾸 귀신을 보는데 무슨 일 있는거 맞죠? "
라고 조심스레 물어보았다.
그러자 무당은 쯧쯧 하고 혀를 차며 말했다.
" 사람관계 때문에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했겠네 기가 아주 허약해졌어 "
내가 친구 관계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것을 알면 부모님께서 걱정하실까봐 그 누구한테도 말하지 않았는데..
무당이 나를 보며 그런 이야기를 하자 나는 소름이 돋으며 몸이 축 늘어지는 이상한 기분이였다.
무섭고 소름이 돋다가도 막상 내 상황을 알아주니 슬프기도한 그런기분이라고 해야할까..?
무당은 마저 이야기를 이어갔다.
" 심각한 문제는 아니고 사람에 치여서 기가 많이 허약해졌어. 그래서 귀신도 보이고 가위도 눌리는거고..
어려운 문제는 아니야. 그냥 사람 많이 붐비지 않는 시골같은곳 내려가서 일주일 정도만 쉬고와도 많이 나아질거야. "
엄마와 나는 무당의 말을 따르기로 했고..
다음날 학교에 전화를 해 일주일만 결석을 한다고 전했다.
그렇게 나는 일주일간 시골에 있는 할머니댁에 다녀오기로 했고
부모님은 직장때문에 같이내려가지 못해 나만 다녀오기로 했다.
시골 할머니댁에 가면 와이파이도 안되고 컴퓨터도 없고 뭘 하면서 보내나 싶었지만
어렸을떄 부터 할머니댁에서 자란 사촌오빠가 있었기에 무료함에 대한 두려움에 떨 필요는 없었다.
시골 할머니댁에 도착하자마자 맞는 상쾌한 공기, 그리고 그런 시원한 기분은 오랜만에 느껴보는 기분이었다.
나는 집에 들어가자마자 짐을 풀기위해 빈방을 찾다가
햇빛이 잘 들어오지 않아 아침에도 늦잠을 잘 수 있을것같은 그런방을 찾았다.
그러다가 어렸을 때부터 할머니집 놀러 오면 사촌들과 놀고 먹고 자고 했던 추억이 가득한 방이 보였다.
방문을 열기위해 문 손잡이를 잡는 순간
" 거긴 건들이지마! "
라고 고함 치시는 할머니의 목소리가 들렸고, 그 목소리의 화들짝 놀라 나는 문 손잡이에서 손을 떼었다.
내가 놀라는 모습을 보았는지 할머니는
" 거긴 할아버지 제사 지낼때만 쓰는 방이야 어지간하면 거긴 들어가지 말어. "
라고 차분하게 말씀하셨다.
나는 그 말에 수긍하면서도 뭔가 찝찝함을 느꼈다.
' 뭐야.. 저렇게 까지 소리치실 필요는 없는데..' 라고 중얼거리며 바로 옆에 작은방으로 옮겨갔다.
작은방 문을 열자마자 썰렁한 기분이 들었다.
침대도 없고 TV도 없고 있는거라곤 할머니가 젊었을 시절 쓰셨던 화장대 하나와 낡은 옷장 뿐이였다.
난 침대없으면 푹 자기 힘든데..
쉬러왔는데 잠도 푹 못잔다 생각하니 한숨만 나왔다.
그렇게 저녁이 됐고,
저녁을 먹고 난 후 사촌오빠는 저녁운동을 하러 나갔고, 할머니는 동네 할머니친구 집에 놀러가셨다.
안그래도 조용했던 집에 나밖에 없으니 조용하다못해 고요해졌다.
30분이 지나고, 1시간이 지나도 할머니와 사촌오빠는 감감무소식이였다.
할것도 없이 뒹굴거리고 있던 그때 굳게 닫혀있던 방문이 보였다,
할머니가 들어가지 못하게 했던 방이였다.
문득 아까 있던 일이 생각나 호기심이 생겼다.
나는 뒹굴거리던 몸을 일으켜 조심스레 그 방에 다가갔다.
'아 어렸을 때 여기서 진짜 많이 놀았는데..' 라고 생각하며 방문을 열었다.
방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장난감들과 만화책. 그리고 내가 많이 자고 일어나던 침대가 보였다.
예전과 다를 거 없는 모습에 잠시 추억에 잠겨 웃음이 나왔고,
아까 전에 이 방에 들어가지 못하게했던 할머니도 이해가 되질 않았다.
이런 방을 나에게 내주지 않다니..
이런 저런 생각에 빠져 장난감도 만져보고 침대에 누워 만화책도 보았다.
한참을 만화책을 보며 깔깔 거리며 웃고 혼자 떠들다가 잠이 들었던거 같다.
그렇게 한창 잠에 빠져 있을때쯤 갑자기 땀이 흘러내렸다.
잠옷으로 갈아입지 않고 잠들었던 터라 자면서 더위를 느꼈던거 같다.
나는 잠결에 여름도 아닌데 왜이랗게 덥냐고 짜증을 내며 창문을 열었다.
그렇게 또 잠들었다. 한참을 잠을 자는데 또 다시 땀이 흘러내렸다.
" 아 뭐야 창문까지 열어놨는데 왜이렇게 더운거야 " 라고 짜증을 내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창문을 보았다. 그런데 창문이 닫혀있었다.
' 어? 분명 내가 더워서 창문을 열어놨었는데..'
혹시 내가 잠결에 또 닫았나 라고 생각했지만 그렇다고 하기엔 창문에 달린 잠금장치까지 굳게 닫혀있었다.
조금 이상함을 느끼며 시계를 보니 저녁 8시였다.
분명 내가 잠들었던 시간이 8시였는데..
그때부터 조금씩 이상함을 느끼며 핸드폰을 찾아 사촌오빠한테 전화를했다.
" 여보세요? "
" 오빠 혹시 지금 어디야? "
" 나 집인데? 너야말로 어디야? 방에 없던데 "
" 나 사실 아까 할머니가 들어가지 말라고 했던 방에 들어왔다가 잠들었는데 무서워서 못나가겠어.. "
" 야 너 미쳤어? 왜 들어가지 말라는 방에는 들어가고 난리야. "
" 심심해서 들어왔다가 잠든거야. 그러니까 일단 방으로 와줄래? 너무 무서워서 침대에서 못일어나겠어 "
" 으휴.. 알겠어 기다려 "
그렇게 통화를 마치고 얼마 뒤 오빠가 방 문을 두드리는 소리다 들렸다.
" 나 들어간다 "
철컥철컥-
오빠가 방문을 열기위해 문고리를 당겼지만 방문은 열리지 않았다.
" 아 오빠 장난치지좀 마 나 무섭다니까 "
" 야 이거 장난 아니야 문이 안열린다니까? 그러게 왜 거길 들어갔어 "
방 밖에서 오빠가 짜증 섞어 소리쳤다.
난 침대에서 일어나 방문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문고리에 손을 올리고 돌렸다.
열리지 않았다. 분명 문은 잠겨있지 않았는데 말이다.
오빠와 나는 각각 서로 방 안과 방 밖에서 문과 씨름을 했다.
제발 열려라.. 제발 열려라..
그렇게 한 5분이 흘렀을까? 갑자기 문이 철컥 하더니 방 문이 순식간에 열렸다. 아무일도 없다는 듯이..
내가 식은땀을 흘리며 방에서 나오자 오빠는 한심하다는 듯이 쯧쯧.. 혀를 차고는
" 그러게 들어가지 말라는 방을 왜 들어가냐 " 라며 핀잔을 줬다.
난 그런 오빠한테 가까이 붙었다. 무서웠다.
지금 까지 가위도 여러번 눌려봤고 이상한 형상도 내 눈으로 직접봤지만
이번 일은 무언가 알 수 없는 공포였다.
" 바람 쐬고 올래? "
내가 무서워하는 모습을 본 사촌오빠가 바람을 쐬고 오자고 말했고, 난 바로 알겠다고 했다.
그렇게 사촌오빠랑 집에서 나와 느리적 느리적 동네를 걸었다.
그렇게 걷다보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그러다 문득 그 방에 들어가면 안되는 이유가 궁금해졌다.
" 오빠 근데 아까 그 방은 왜 그렇게 못들어가게 한거야? 예전에는 거기서 다 같이 놀고 자고 했었잖아. 그냥 단지 할아버지 제사 때문에못들어가게 하는건 아닌 거 같은데. ”
“ 그건 나중에 알려줄게 안그래도 쉬러 왔는데 그거 까지 알게되면 더 머리 아플거야”
나는 오빠의 말을 듣고 궁금했지만 나중에 알게 되겠지 하고 넘겼다.
그렇게 동네 한바퀴를 돌고 집앞에 다 왔을때 쯤
뒤에서 자동차가 빵빵 거렸다.
나는 깜짝 놀라 뒤돌아 보았고 차에 타고 있던 사람은 나에게 가까이 와달라며 손짓을 했다.
혹시 길을 모르나 하고 가까이 갔더니 아니나 다를까 길을 물어보았다.
“ 학생 혹시 00낚시터 가는 법 알아요? 시골이라 그런지 네비게이션이 말을 안듣네 허허”
그 차 안에는 나에게 길을 물어본 아저씨 한 명 그리고 친구들로 보이는 아저씨들이 조수석에 한명, 뒷좌석에 한명 총 세명이 타고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우리가족들도 낚시를 좋아하여 시골에 내려오면 그 낚시터를 종종 찾고는 했다.
그렇기 때문에 난 길을 잘 알고 있었다.
“ 아 00낚시터요? 앞으로 쭉 직진하시면 마을회관 보이실건데 거기서 좌회전 하면 다리가 나와요 그 다리만 건너시면 바로 보이실거에요!”
“ 그렇게 설명해도 잘 모르겠네.. 학생 그럼 혹시 차에 같이 타서 길 좀 알려줄 수 있어요?”
“ 네? 같이 타서요?”
난 그 말을 듣고 오빠를 한 번 쳐다보았다.
멀리 있어서 그런지 아저씨와의 대화소리가 잘 안들리는듯 싶었다.
하지만 뭔가 불길한 예감에 나는 아저씨의 부탁을 정중히 거절하였다.
죄송하지만 그건 안될것같다고 가다가 길 모르시면 또 다른 분한테 여쭤보시라고..
그러자 아저씨의 표정이 싹 바뀌었다.
사람좋은 웃음을 짓고 있던 아저씨 얼굴이 싸해졌다.
난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쳤다.
이어 아저씨는 “어이, 이거 안보여?”
하며 칼을 내밀어 보였다.
일반 가정집에서 쓰는 칼이 아니었다. 아주 길고 뾰족한..
회를 뜰 때나 사용하는 그런 칼이였다.
칼을 보자 숨이 턱 막히고 몸이 덜덜 떨렸다.
칼이 보인다고 하면 큰 일이 날것 같아서 칼이 보이지 않는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러자 아저씨는 칼을 내 눈앞에다 가져다대고 흔들었다.
“이게 진짜 안보인다고?”
아저씨는 낄낄 거리며 물었다.
운전석 아저씨 뿐 아니라 나머지 두명의 아저씨들도 재밌다는 듯이 웃고있었다.
그때 멀리서 보고있던 사촌 오빠가 내 손목을 잡고 뛰기 시작했다.
한참을 뛰다보니 차는 사라져있었고 오빠와나는 헥헥 거리며 숨을 돌렸다.
“ 야 넌 그걸 봤으면 도망쳐야지 거기서 얘기를 하고 있으면 여떡해! ” 라고 오빠가 소리쳤다.
무슨 상황인지도 몰랐으면서 무턱대고 화부터 내는 오빠가 짜증이났다.
“아 그럼 칼을 눈앞에 들이미는데 거기서 무작정 튀라고? 무슨일이 일어날줄알고!!”
나도 오빠에게 소리를 쳤다.
그러자 오빠가 갸우뚱 했다.
그리고 뒤이어 나에게 하는 말..
“칼이라니? 사람머리였잖아..”
난 그 말을 듣고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사람 머리라니? 분명 칼이였는데..”
마음을 조금 진정 시킨 뒤 오빠한테 상황을 들어보았다.
그 사람들이 나를 부르길래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길을 알려주는거 같길래 아 길을 물어보는거구나 하고 가볍게 생각했다고..
하지만 1분 2분 시간이 지날때마다 길 알려주는게 왜이렇게 오래 걸리나 느꼈다고 했고..
그러다가 내가 뒷걸음질 치는 모습이 보였으며
뒤이어 나에게 사람 머리를 내밀어 흔드는 모습을 보고 날 데리고 튀었다고 했다.
어떻게 이런일이 있을 수 있는지..
그렇게 바로 할머니 집에 들어가 있었던 일을 얘기했다.
그러자 할머니는 나에게 잠시동안 귀신이 씌인것같다고 하셨다.
“ 혹시 저 방에 들어갔었니?”
할머니는 아까 내가 잠들었던 방을 가르키시며 말씀하셨다.
나는 솔직히 말했다. 궁금해서 들어갔다가 잠이 들었다고..
방문이 열리지 않았던것과 창문이 닫혀있었다는것도 모두.
그러자 할머니는 지금까지 일어났던 일들에 대해 설명을 해주셨다.
우리 가족이 시골에 내려 오지 않았던 1년 동안 앞집에 살던 가족중 큰 아들이 조선족 3명에게 살해 당하는 토막 살인이 일어났었는데 시신의 다른 신체부위는 발견 되었지만 머리만 사라져있었다고..
그리고 할머니 집 그 방에 창문을 열면 보이는 집이 바로 그 집이라고 하셨다.
그 토막 살인 사건의 유가족분들이 피해자의 그런 죽음을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지 않았으면 했다고..
그 범인들은 아직 잡히지 않았고 피해자의 머리도 아직 찾지 못하였는데 내가 보고 들었던 것들이 다 그 사건과 관련이 있는것 같다고 하셨다.
아마 그 피해자분도 자신의 죽음을 동네에 알리고 싶지 않아서 내가 자던 방문을 계속 닫았던 것 같다고 하셨다.
아마 내가 기가 허약해질 대로 허약해져 잠깐 귀신이 씌인것 같다고..
난 그 일을 겪고 다음날 바로 우리집으로 올라갔다.
더 이상 할머니 집에 머물지 못할거 같았으니까..
내가 겪은 일을 엄마에게 말했더니
내 상태를 돌릴 수 있는 법은 친구를 많이 사귀어
친구관계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것이라고 판단하셨고
엄마는 그 이후로 내가 친구들을 많이 사귈수 있게 집에 친구들을 초대해 맛있는 음식도 해주셨고 부모님들 끼리도 친하게 지낼수있게 많은 노력을 해주셨다.
그 결과 얼마 지나지 않아 친구가 한 두명씩 생겼고, 물론 나도 스트레스가 많이 줄어 평소처럼 지낼수 있게 되었다.
무당의 말대로 내가 기가 약해졌던것은 사실이지만 내가 스트레스만 안받으면 그만일뿐 시골가서 쉬고 오라던지 그런건 다 오버하는 말이였다.
몇년이 지난 일이지만 그때의 소름과 공포는 아직도 잊을수 없다.
짧은 시간동안 이렇게 많은 무서운 경험을 했으니 기가 허약해지긴 엄청 허약해졌나보다.
다른 사람들에겐 이런 경험들이 트라우마로 남을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는 친구들끼리 무서운 이야기 할 때 가끔 이야기 할 수 있는 웃지못할 추억으로 남아있다.
인간관계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던 나에게 그런일이 일어났던건 그런 인간관계에 지친 나보다, 억울하게 죽은, 살기싫을만큼 자신들이 더 힘들다는것들을 나에게 알려주려 했던것 같다.
나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별것이 아니라고..
이제와서 생각하면 맞는것같다.
앞으로 살아갈 인생에서 생길 스트레스와 죽고싶은만큼의 힘듦은 그 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얘기하고싶다.
그리고 억울하게 죽은, 너무 힘들었을 그 영혼들이 다음 생에서는 힘들지 않기만을 기도한다.
아 물론 지금도 할머니 댁에 가면 그 방은 들어가지 않고..택시를 타면 창밖을 쳐다보는 일이 거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