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싱글분들 삶의 목적이 궁금합니다

ㅂㅈㄷ2021.01.28
조회9,887
30대 초반 싱글 여자구요.
다들 왜 사는지 이야기가 듣고 싶어서요.
글이 다소 부정적이지만 우울한 감정으로 쓴 건 아니고 진짜 궁금해서 물어보네요.

야근하고 퇴근하는데 문득 내 삶의 이유는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어요.
이 삶의 의미는 뭐지?
의미가 있긴 할까?

한달에 20일은 하루종일 스트레스에 치이고, 주말엔 하루종일 잠만 자는 삶.
자는 건 그나마 제일 좋아하는 일인데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다는게 좋아요.
요즘 제 삶의 유일한 목적인 것 같기도 합니다.

직장에서는 받는 건 스트레스와 등가교환하는 같잖은 월급 뿐인데 죽으면 스트레스도 월급도 없으니까 그게 더 공평한 교환같고요.
일을 배우는건 또 어차피 죽으면 그만인데 배워서 뭐하지? 싶고.

가족들과도 친구들과도 사이 좋습니다.
그런데 사는데 흥미가 없고 귀찮게 느껴지니까 가족도 친구도 신경 안쓰여요.

부질없는 인생
직장을 다녀서 뭐하나 그깟 돈 버는 것 보다는 죽는게 훨씬 편할듯 싶어요.
막상 그만두기에는 당장 월세에 학자금에 돈 나갈 구멍만 가득한데 하다가도 한편으로는 죽으면 어차피 다 신경 안써도 되는데 싶고...
저울질 하다가 그냥 잠자는게 일상이네요.
솔직히 그만 둔 이후의 인생도 기대 안되구요.

다들 이렇게 산다고 하는데, 너만 그런거 아니라고 하는데, 진짜 다들 이렇게 살아요?
연애는 할 생각도 없지만 그렇다고 남자가 따라다닐만큼 매력있는 스타일도 아니라 제 의사와 상관없이 안하고 있는데.
남자뿐만 아니라 그냥 새로운 사람 만나는거 자체가 너무 귀찮아서 앞으로도 연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냥 사람이라면 다 싫어요.
가족도 친구도 귀찮습니다.

그러다 문득 다른 분들은 왜 사시나 싶어서 댓글이 달릴지는 모르겠지만 써봅니다.

궁금해요.
살 이유도 딱히 없지만 굳이 죽을 이유도 귀찮고 편한거 빼면 못찾겠어서요.
댓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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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생각보다 많은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해요. 어쩌면 살면서 한 번도 마주치지 않을지도 모르는 다양한 분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서 너무 좋았어요. 댓글이 예상보다 많이 달려서, 이 나이 즈음에 한 번쯤 생각해보는 주제구나 싶기도 하구요. 
댓글처럼, 제 삶을 열심히 살지 않은 건 사실인 것 같아요. 주중에는 하루종일 일만 하고, 주말에는 귀찮다는 핑계로 누워만 있었으니까요.타인의 인생에서는 엑스트라였지만, 제 인생에서는 저라는 인물 자체가 없었네요. 그래서 공허함을 느꼈나봐요. 내 인생에 내가 없는데, 살아있다고 살아지는걸까? 하는 마음으로요. 
그렇다보니, 생존이나, 노후에 대한 이야기는 솔직히 크게 와닿지 않더라구요. 내가 없는 내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한테는 미래나 현재나 과거나 별 차이 없으니까요. 그냥 챗바퀴가 부셔진 느낌이겠다, 이 정도? 
귀찮아서 약속을 미뤄댔지만, 사실 그 와중에도 외롭긴 했나봐요. 얼굴도 모르는 분들 이야기에 웃다가 정색했다가 공감했다가 너무 재밌었어요.  특히 골프 대박 재밌다고 하신 분 보고 박장대소했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누군가는 본능적으로 살아가지만, 누군가는 인생에 있어 본인만의 철학이 있는 것 같아요. 댓글 읽다보니, 식견이 정말 대단하신 분도 있고, 마음이 정말 따뜻하신 분도 있고, 유쾌하신 분도 있고. 보다보니 사람 사는 것 같다 싶어요. 남겨주신 이야기들, 조언들 다 한번씩 생각해보고 찾아서 해보겠습니다. 골프는 아직 월세살이라 조금 힘들 것 같긴 하지만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30대 월세살이...제 주변에는 생각보다 흔해요 20대 후반에 늦게 취업해서 1년 좀 넘게 다니다가 그만뒀는데 이직도 실패했었거든요. 야근은 밥먹듯이 하지만 다행히 지금은 훨씬 더 좋은 조건으로 이직했네요.  여전히 돈 모은 시간보다 돈 까먹은 시간이 더 길긴 하지만요 그래도 아직 그렇게 늦지 않았다고 외쳐봅니다 30대긴해도 아직 초반이니까ㅎㅎ
마지막으로 전문가는 아니지만 감히 말해보자면 절대로 우울증은 아닙니다.우울증이 마냥 무기력하게 울기만 하고 집에만 박혀있는 형태로만 나타나지 않는다는 친구의 말이 생각나네요. 인생이 귀찮고, 지루하고, 의미없고.제가 쓴 내용은 전부 제가 느끼고 생각한 거지만, 텍스트만큼 우울하게 살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냥 야근하고 누워있다가 갑자기 궁금해서 쓴거거든요. 굳이 덧붙이자면, 처음 작성 당시에 가장 큰 감정은 우울보다는 야근에 대한 빡침...이었던 것 같아요.임진왜란 때 왜군을 대하는 마음으로 읽으시면 글의 톤이 더 잘 느껴지실거에요..ㅋㅋㅋ그래도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은 절대절대 지우지 않고 1년 뒤에 꼭 보려구요.다들 댓글 꼭 지우지 마시고 남겨주세요.
이번주 고생 많으셨고, 주말에 재충전 풀로 하시기 바랄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