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에 펑펑 움.

뉴비2021.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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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제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털어놓지 않는다면 마음이 터질 것 같아서 난생 처음에다가 이 곳에다가 저의 암울한 이야기를 흘려보냅니다. 한 1시간 정도를 세상에서 가장 서럽게 울었네요.
 저는 20대 초반 대학생입니다. 저에 대해 자세히 말하자면 저는 자기혐오로 똘똘 뭉친 대학생입니다. 저의 몸매, 생김새, 목소리, 성격 모든 것을 싫어하며 아주 심할 때에는 거울 보는 것이 굉장히 싫어했습니다. 지금은 여러 차례의 상담과 자기위로를 통해 한결 나아졌지만 여전히 거울을 쳐다보거나 제 사진을 찍는 것을 꺼려합니다. 이런 제 자신이 불쌍함과 동시에 또 못나서 싫어하는 것을 반복하는 아주 끔찍한 생활을 반복했습니다. 스스로 생을 마감할 자신도 없어서 밤마다 눈을 평생 감고 싶다고 생각하는 날도 아주 많았죠. 
 제가 처음으로 저를 싫어했던 것은 중학교 1학년 때였습니다. 저는 1학기 때 잠시 왕따였던 적이 있습니다. 돈을 뺏기거나 맞는 것만큼 다른 학생들에 비해 심한 편은 아니였지만, 같은 반 학우들의 배척과 뒷담화, 저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는 저를 위축시키고 저의 모든 행동에 큰 영향을 줬죠. 지금이라면 안 그랬을 수도 있지만, 당시 어렸던 저는 왕따를 당하는 이유가 저의 행동 때문이였던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어떤 것 보다 혼자 지내는 것이 가장 괴로웠던 저는 저에 대한 모든 뒷담화(당시에 만화를 굉장히 좋아해서 오타쿠라고 욕을 먹기도 하고, 당시에 숏컷에서 단발로 넘어가는 거지존이였어서 고아라는 루머가 돌기도 했습니다.)를 신경쓰며 제 자신을 욕하는 친구들의 입맛에 맞게 고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운이 좋게도 괴롭힘 당한지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선생님의 빠른 대처와 부모님의 금전적인 지지로 금방 왕따에서 벗어나게 되었지만, 그때의 일로 인해 저는 타인에게 마음의 상처를 받게 될까봐 비정상적으로 큰 불안감을 느끼게 되었고, 저의 모든 행동에 과도하게 신경을 쓰며 곧 저의 행동에 대해 혐오를 느끼게 되며 이는 곧 자기혐오로 바뀌게 되었죠. 참.. 왕따에 대한 트라우마가 이렇게 크네요... 아마 시간이 지나고 주변에 좋은 친구들이 있어도 이 신경증적 증상은 평생 남을 것 같습니다. 저는 평생 이로 인해 생기는 우울감과 싸우게 되겠죠.
 아무튼, 저는 그날 얻은 상처로 인해 저에게는 큰 두려움이 생겼습니다. 바로 친구들에게 버림받을까는 두려움이죠. 10대 또래집단들에 속해있는 친구들 몇몇도 느꼈을지도 모릅니다. 저의 담당 상담선생님께서는 이는 자연스러운 두려움이라고 설명해주시기도 했거든요. 하지만 저는 남들보다 정도가 심했고, 극단적이였습니다. 저는 그런 두려움에 과대망상이 섞여있었습니다. 처음 보는 친구와도 물론이고 좀 친해졌다는 친구에게도 저는 늘 ' 저 아이가 나를 내칠지도 몰라, 뒷담화 할지도 몰라'를 디폴트로 가지고 대했습니다. 거기에는 늘 '나는 어딘가 못난 애니까, 어디 하나 좋은 구석이 없는 애니까'라는 꼬리표를 달았었죠. 그렇기 때문에 친구를 사귀는 것도 힘에 가했고, 친구를 사귀어도 잘 지내다가 갑자기 벽을 쳐서 오히려 친구들에게 많은 상처를 주곤 했습니다. 비겁한 변명이긴 하지만, 저는 제가 먼저 친구들에게 내쳐질까봐 두려워서 먼저 내쳤습니다. 이로 인해 받을 상처가 너무 아플 것 같아서, 무서워서, 늘 도망치기 일쑤였습니다.
 저는 항상 다른 친구들이 나를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회 속 집단을 유지하는 친구라는 명목 하에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일 뿐, 진정으로 나를 친구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고, 언젠간 다 끊어지기 때문에 큰 애정을 갖지 말자고 늘 다짐하곤 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친구들이랑도 아주 재밌게 놀다가도 문득 순간에 사라질 거짓된 행복이라고 느껴 금새 공허함을 느끼곤 했습니다. 아무리 주변에 친구들이 많다고 해도 저는 마음 속 어디 한 부분에는 늘 외롭다고 느꼈습니다.
이런 외로운 삶 속에서 어제 1월 31일, 고3 때의 친구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단순히 생일을 축하한다는 내용이였습니다. 내가 생각나서 전화했다고, 미리 생일 축하하다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나중에 꼭 술 한 잔하자고 기약없는 미래를 약속하며 전화를 끊었습니다. 이 전화를 필두로 학창시절 때 친구들에게 문자랑 카톡이 오더라구요. 기프티콘과 생일카드 하나. 그리고 카드 속 '나와 친구해줘서 고마워, 태어나줘서 고마워.' 그 밖에도 대충 듣기 좋은 말이였습니다.  물론, 그냥 겉치레일 인사말이였을 수도 있지만, 그런 겉치레라도, 그런 말을 들으니 마음이 울렁거렸습니다. 한참을 축하를 받다가 알 수 없는 기분에 휩쓸려 이 울렁거림을 갖고 침대에 눕자마자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서러워져서 눈물 한 방울을 흘렸고 그 한 방울은 금새 홍수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많이, 서럽게 운 것은 고 3 때 엄마가 항암 수술 이후 원인 모르는 몸살에 시달리시다가 두 달 만에 이유모를 몸살의 원인을 알아냈을 때 이후로 처음이네요.
 물론 인기가 많은 친구들은 앞서 말한 글귀를 보고 제가 오버를 떤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울면서도 별 것도 아닌 것에 이렇게 서럽게 울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럼에도 울렁거리는 마음이 가라앉지 않아 집에 가족들이 저의 우는소리를 들을까봐 창피해서 이불로 입을 막고 한참을 울었습니다. 이렇게 들으니 굉장히 시시콜콜하고 그냥 겉치레에 과몰입하는 아웃사이더 같네요. 갑자기 창피하네요. 그래도 동시에 내가 많이 위태로웠고 외로웠나 싶습니다. 고작 나랑 친구해줘서 기쁘고 고맙다는 말 하나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니 말이에요.
 울면서 온갖 감정을 내뱉었던 것 같습니다. 몇 년 동안의 설움, 나의 얄팍한 의심으로 상처입은 친구들에 대한 미안함과 후회, 자기혐오, 이런 나라도 친구들에게 잠시나마 사랑받는다는 것을 느낀다는 것에 대한 행복, 이 세상에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대한 안도감. 이 밖에도 내가 형용할 수 없는 감정들이 뒤섞여서 마음에 울렁거림을 자아냈던 것 같습니다. 이런 벅차오르는 마음을 진정시킬 수가 없어서 한참을 그렇게 서럽게 울다가 지금 이 마음을 어디엔가 남기고 싶어서 모두가 볼 수 있는 네이트판에다가 제 서투른 글 솜씨로 옮깁니다...ㅎㅎ
 제가 관종이여서 그런지, 그냥 제 지금의 마음을 다른 사람에게 말해주고 싶었어요. 제가 쓴 글이 허접해서 잘 안 느껴지실 수도 있지만 전 누구에게도 사랑받을 수 없었다고 생각하고, 노력을 해야 비슷무리한 걸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늘 작품 속에 나오는 연인들이나 친구들을 볼 때면 너무 부러워했었는데, 오늘 이 글에 담을 수 없을 정도의 전화다 생일 카드 속 친구들의 진심을 봐서, 내가 사랑할 수 없는 내가 다른 이들에게 사랑받는다는 것이, 행복하네요. 솔직히 행복을 넘었는데, 지금 이 감정을 뭐라 말할 수 없을 것 같아요. 
 부모님이랑 형제에게도 못 받아본 진심어린 사랑을 약 20년이 지나고서야 알게 되었어요. 이때까지 내 인생은 가치없고 언제든 죽어도 그만인 인생인줄 알았는데, 몇 년동안의 상담을 받더라도 바뀌지 않던 나의 가치관을 친구 몇 명이 바꿔준 것 같아요. 내일은 좀 더, 제가 겪어온 날보다 행복할 것 같아요.
 아주 만약에, 제 서투른 글을 보고 이해하신 분들이 있다면 겉치레라도 그럴싸한 말을 주변 사람들에게 해줬음 해요. 세상엔 저 같은 사람도 있으니까, 그런 한 마디로 살아갈 힘을 얻는 사람도 있을테니까, 당장 내일 죽을 계획을 멈출 사람도 있을 테니까.
담담하게 쓰려다가 아까의 감정이 다시 북받쳐서 눈물콧물로 글을 급하게 마무리 짓네요. 자기를 너무 미워하지 마요. 나를 미워하는 주변에 나를 좋아하는 사람도 보이지가 않더라고요. 어쩌면 제가 지금보다 더 우울했으면 어떤 좋은 말도 저에게 안 와닿았을 거에요. 다 가식으로 부정적으로 생각했을 거에요.
혹시라도 제 글을 다 본 사람이 있다면, 제 복잡하고 울렁거리는 마음을 들어주셔서 감사해요. 행복하세요.